UPDATED. 2024-04-23 15: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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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질수록 피부트러블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마른 공기도 원인이지만 급격한 일교차는 스트레스와 피로에 쌓인 컨디션 회복을 더욱 방해하기 때문이다.한방에선 피부를 통해 내부 장기상황을 알 수 있다. 피부가 윤기 있고 탄력이 있다면 건강하지만 주름이 깊고, 거칠고, 가려움, 피부염이 잦다면 혈액흐름이 원활치 않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것이다. 내부열기와 불순물 배출이 원활치 않은 징조다. 이런 상태는 가볍게는 가려움으로부터 시작해 심하게는 통증을 느끼기까지 한다. 피부 통해 장기건강 알수 있어우리가 너무도 흔히 볼 수 있는 아토피는 가려움이 심하고 피부상처가 회복되는데 오래 걸리는 특징이 있다. 요즘 들어 부쩍 증가세인 성인여드름은 스트레스, 운동부족, 과로, 음주, 흡연 등으로 기운소통이 잘 안 돼 생긴다. 혈액공급에 방해를 받고 노폐물의 배출장애가 생겨 해당부위의 열독이 빠져나가지 못해 생겨난 염증이다. 한방에선 혈조(血燥), 혈열(血熱)이라 해서 청혈(淸血), 양혈(凉血), 해독(解毒), 소염(消炎)과 골혈(滑血·피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 시켜서 정상적 피부기능을 되찾도록 하기 위해 여러 처방들을 쓴다. 그 중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처방이 자운고(紫雲膏)다. 전통적 방법으로 만드는 자운고엔 호마유(胡麻油·참기름), 당귀(當歸), 자초(紫草), 돈지(豚脂·돼지비계) 황납(黃蠟)이 들어간다. 습진, 건선, 무좀, 티눈, 굳은살, 화상, 아토피, 욕창, 농가진, 여드름, 수포, 사마귀, 땀띠, 백선, 벌레 물린 데 등 다양하게 쓰인다. 참깨, 당귀는 점막과 피부를 윤기 있게 하고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며 혈열에 따른 열독증상, 피부증상을 낫게 한다. 자초는 청열 해독소염제로 효과가 뛰어나 색이 짙은 염증성 화농성 피부질환이나 부스럼, 수두, 홍역 등의 발진, 단독(丹毒) 패혈증 옹저(癰疽·아토피를 포함한 악성피부염) 등의 급성질환과 화농성질환에 먹거나 바르는 약으로 쓰인다.돈지(豚脂)는 동의보감에 돈방고(豚肪膏)로 소개되면서 ‘피부를 좋아지게 하는데 손에 바르면 손이 트지 않는다. 여러 가지 악창과 옹저를 치료하며 벌레를 죽인다. 이것을 졸인 것은 여러 가지 고약을 만드는 데 쓴다’고 돼 있다. 돼지는 가축들 중 물의 찬 기운과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런 기운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선 음력 섣달 해일(亥日)에 잡은 것을 쓴다고 돼 있다. 화상에 꿀 쓰면 치유 빨라져황납은 벌통에 압력이나 열을 가해 꿀을 딴 뒤 남는 성분으로 연고형태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가장 많이 쓰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동의보감의 여러 처방들 중 황납이 들어가는 처방은 점막건조증상 혹은 열독에 따른 출혈증상인 경우가 많았다. 꿀은 한방에서 윤조(潤燥), 지통(止痛)작용이 있다. 끓여서 쓸 땐 보중시키고 생으로 쓸 땐 해독시키는 효능이 있다. 얼마 전 화상치료에 꿀을 썼더니 환부의 건조를 막고 치유재생기간을 평균 4일 앞당긴다는 연구보고서를 본 적 있다. 청열, 활혈, 해독, 소염을 하는 각 약물기능이 어우러진 ‘자운고’는 이름처럼 은은하게 감도는 옅은 자주 빛을 띄어 기혈순환이 조화를 이룬 상태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은 오묘한 느낌의 연고다. 

소비라이프Q | 소비라이프뉴스 | 2008-11-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