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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뇌사 그랜드성형외과, "'언론 통제'만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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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뇌사 그랜드성형외과, "'언론 통제'만 급급!
  • 조연행 기자
  • 승인 2014.02.21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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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서 관련기사 모조건 삭제당해...

   
 

지난 13일 <소비라이프>가 운영하는 네이버 블로그의 한 기사가 게시 중단됐다. 다른 언론사의 관련기사도 마찬가지로 삭제됐다. 본지는 스페셜경제가 취재한 내용을 그대로 싣고자 한다.

그 기사의 제목은 ‘성형수술 받던 여고생, 두 달째 뇌사상태‥잠적한 의사’게시 중단 요청자는 ‘그랜드 성형외과’(대표원장 서일범)로 돼 있었다. 이 기사는 이미 인터넷과 지면으로 널리 퍼진 상태인데다 본지의 기사엔 해당 병원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시 중단 조치가 내려진 것은 지나치다는 판단을 내린 <스페셜경제>는 ‘그랜드 성형외과’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의 전말을 짚어봤다.

가족, “법대로 하라며 불성실한 태도, 억울해”
전신마취, 마취과의사 수술참여여부‥핵심쟁점

강원도 삼척시에 있는 삼일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장모(19)양은 지난해 12월 9일 수시모집에 합격한 후 서울 강남 신사동에 있는 ‘그랜드 성형외과’를 찾았다. 쌍꺼풀과 코 수술을 받기 위해서였다.

두 수술은 합쳐서 2시간 30분 정도면 마무리 될 수 있는 간단한 수술이었다. 그런데 수술을 받던 장양은 수술실에 들어간 지 7시간 만인 오후 10시 45분 119구급차에 실려 인근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몸이 갑자기 굳어지는 등 이상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7시간 만에 후송‥<왜>

그때부터 지금까지 장양은 두 달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장양의 부모가 서울 강남경찰서에 그랜드성형외과 의료진 4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하게 된 것.

   
▲ 사진출처=<스페셜경제>블로그 캡처

장양의 부모는 고소장에서 “장양이 지난해 12월9일 이 병원에서 쌍꺼풀과 코 수술을 받다 온몸이 딱딱하게 굳어져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까지 뇌사상태”라며 “보호자 동의 없이 전신마취 수술을 해 장양이 뇌사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장양의 가족들은, 동의한 것은 부분마취뿐이었음에도 수술 중 동의 없이 전신마취를 한 점, 그리고 수술이 시작된 지 7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된 점등을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7시간 만에 응급실로 후송된 것에 대해 가족들은 “수술 중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자체적으로 해결하려다보니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을 놓치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 그랜드병원 관계자는 일부 언론을 통해 “수술과정에는 문제가 없었다. 성형외과 원장이나 마취과 원장도 의아해 했다.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시간이 많이 흘렀다. 현재 정확한 소견이 나오지 않았다”면서 “병원비 등 환자를 위해 최대한 보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사고이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환자를 성모병원으로 옮긴 데에 대해 “대형병원과 달리 환자 보호자를 위한 대기실이 없다. 환자를 호송한 뒤 15분쯤 지나 마취과원장과 함께 성모병원으로 갔다”면서 은폐의혹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고인지 후 부모에게 먼저 알리지 못한 것은 환자 응급처치가 먼저였기 때문”이라며 “환자가 충분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병원비 등을 병원 측이 책임질 것이며 추후 보상 관계도 가족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잦은 의료 사고‥과실 없다는 병원

반면 장양의 가족은 “병원은, 의료사고라는 말조차 들어 본 적 없는 가족들에게 위로는커녕 불성실한 태도로 ‘법대로 하라’고만 했다. 억울한 마음에 다시 한 번 호소한다”면서 “관계기관과 병원 측이 의료과실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에 나설 줄 것을 촉구한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장양의 학교 선후배와 지인 80여명은 지난 11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그랜드성형외과병원 본점 앞에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 참여한 장양의 친구 A양(19)은 “장양은 평소에 공부도 잘 하고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던 친구”라면서 “공주대 응급구조학과에 수시로 합격했다고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현재 A양의 사고는 강남경찰서에서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병원 측은 과실을 인정하기보다는 병원비를 부담하겠다는 입장이다. 더 큰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진의 과실 여부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 사진출처=네이버 블로그 캡처

이에 <스페셜경제>는 사실 확인을 위해 그랜드성형외과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홍보팀과의 연락은 불가능하다. 다들 외근을 나갔기 때문이다”라면서 “메모를 남겨주면 연락을 주겠다”고 답했다.

또 ‘어젠 분명히 홍보팀과 연락이 됐는데 오늘은 왜 안되냐’고 질문하자 “그건 기자님이 생각할 일이 아니다”라고 쏘아 붙이면서 “홍보팀은 다들 외근을 나갔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 후 기자는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원은 똑같은 말만 되풀이 해 결국 여고생 사건에 대한 한마디의 해명도 듣지 못했다.

이와 관련 의료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그랜드성형외과 사건의 쟁점은 전신 마취 시 마취과 의사가 들어갔는지 여부다. 그랜드성형외과 정도의 규모라면 당연히 전문 마취과 의사가 있었을 것”이라며 “만약 마취과 의사가 없었다면 문제가 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 사진출처=온라인 커뮤니티

또한 '그랜드성형외과측이 네이버에 기사중단 조치 요청을 한 것'에 대해 이 관계자는 “30여명의 의료진, 4개의 지점과 9개 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유명병원인 그랜드성형외과가 이번 비극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기보단 자신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기사 유출을 막는데 급급한 행태를 보였다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여고생 성형수술을 집도한 의사는 병원측에서 퇴직 처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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