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K-POP 랜덤 '포카'의 늪, 주객전도된 음반과 포토카드?
상태바
K-POP 랜덤 '포카'의 늪, 주객전도된 음반과 포토카드?
  • 박민하 소비자기자
  • 승인 2023.11.07 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토카드 '수집용'으로 과다 구매하는 음반
'랜덤' 제공으로 더 많은 음반 사도록 유도
그룹 아이브의 EP 앨범 ‘I’VE MINE’의 사양 이미지(출처=아이브 공식 팬카페)
그룹 아이브의 EP 앨범 ‘I’VE MINE’의 사양 이미지(출처=아이브 공식 팬카페)

[소비라이프 / 박민하 소비자기자] K-POP 아이돌 그룹 음반의 구성을 살펴보면, 음반 구매 시 증정하는 ‘포토카드(이하 포카)’의 종류가 매우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음반 사양, 판매처, 이벤트 등에 따라 다른 종류를 ‘랜덤’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서 원하는 포토카드를 얻으려면 여러 종류의 앨범을 많이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 3월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반에 포함된 굿즈를 수집하려는 팬심을 이용한 팬덤 마케팅이 국내 음반 판매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POP 음반 50종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 랜덤 포카를 제공하며 세부사양에 따라 총 128개 상품으로 발매되었고, 전체 굿즈 대비 랜덤 굿즈의 비중은 약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K-POP 팬덤활동 소비자의 52.7%가 굿즈 수집을 목적으로 음반을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팬덤마케팅과 관련해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15.2%가 ‘굿즈의 랜덤 지급 방식’을 꼽기도 했다.

랜덤 굿즈를 얻기 위해 음반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동일 음반을 평균 4.1개 구매했는데, 최대 90개까지 구매한 경우도 있었다. 소비자원은 현재 팬덤 시장에서 굿즈는 부가상품이 아니라 상품을 구매하는 주요 목적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룹 아이브의 EP 앨범 ‘I’VE MINE’의 사양 이미지(출처=아이브 공식 팬카페)
그룹 아이브의 EP 앨범 ‘I’VE MINE’의 사양 이미지(출처=아이브 공식 팬카페)

예를 들면 최근 10월 13일 발매된 그룹 아이브의 EP앨범 ‘I’VE MINE’의 음반은 사양에 따라 총 11개로 발매되었고, 종류별로 포토카드는 달랐으며, 랜덤으로 제공되었다. 그리고 스타쉽 스퀘어, 카카오 선물하기 등 판매처별로 제공되는 ‘특전’ 포토카드가 다르기도 했다. 더불어 온오프라인 ‘럭키 드로우 이벤트’와 다양한 판매처를 통한 사인회를 진행하여 동일한 랜덤 방식으로 포토카드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유튜브 Shorts의 '#포카깡' 검색 결과(출처=유튜브)
유튜브 Shorts의 '#포카깡' 검색 결과(출처=유튜브)

모든 포토카드를 얻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음반의 갯수가 많고, 구매하여도 모두 얻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그래서 아이돌 그룹 팬들 사이에서는 포카 교환 및 판매가 이루어지기도 하며, 본인이 구매한 앨범 속 포토카드나 구매 및 교환한 포토카드를 뜯는 모습을 영상 및 사진으로 담아 SNS 등을 통해 ‘포카깡’으로 이름 붙여져 공유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이 소비자인 아이돌 그룹 팬들의 다양한 포토카드를 소유하고자 하는 팬심을 충족할 수도 있지만, 음반 판매량을 늘리려는 판촉수단이어서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앨범 구매를 유도하는 것도 사실이다. 팬들의 소중한 마음에서 비롯한 음반구매임을 고려하여 포토카드와 같은 음반의 구성품을 통한 '팬덤 마케팅'이 더욱 소비자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