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팁 문화는 아직 한국에 시기상조
[소비라이프 / 김가희 소비자기자] 팁(tip, 봉사료)은 소비자들이 감사의 의미로 서비스 제공자에게 지급하는 추가적인 금액을 의미한다. 팁 문화는 미국 등의 서구 국가에서 특히 발달한 것으로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문화다. 최근 한국에서도 소비자에게 팁을 요구하는 서비스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팁 문화 도입에 논란이 생기고 있다.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는 2023년 7월 19일부터 서비스를 이용한 승객이 기사에게 팁을 지급할 수 있는 '감사 팁'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 이용자가 서비스 제공자에게 만족했다면 팁 지급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능이다.
카카오T의 감사 팁 기능 (사진=연합뉴스)
아직 정식으로 적용된 기능이 아니며 승객이 팁 지급 여부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기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소비자가 다수 존재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71.7%가 택시 호출 플랫폼 팁 기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남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주문을 받는 직원이 고객에게 팁 지급을 요구한 사실을 비판한 글이 게시되어 있다. 한 식당에서는 서빙 직원의 서비스에 만족했다면 테이블당 5,000원 이상의 팁을 부탁한다는 팻말이 상 위에 배치되어 있어 논란이 일었다.
서구의 팁 문화가 국내에 정착하는 데에는 갑론을박이 있다. 최근 물가상승, 경기불황, 키오스크 도입 등으로 국내 소비자는 팁 지급을 더욱 부정적으로 여기게 된다. 팁 지급이 의무인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에게 압박과 부담을 준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팁 문화의 섣부른 도입은 사회적 갈등과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팁을 주는 소비자가 부담을 갖지 않고 당연히 줄 수 있는 서비스 댓가로 여길 때 일반화될수 있다.팁 문화 도입에 대한 신중한 고려와 결정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