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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범죄사건, 호신용품 마케팅으로 악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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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범죄사건, 호신용품 마케팅으로 악용된다?
  • 이득영
  • 승인 2023.08.09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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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공포 마케팅, 자제 필요해
공포감 조성보다는 호신용품 기능/사용법 설명에 집중해야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3월 말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 중 한 곳인 강남에서 한 여성이 의문의 남성들에게 납치되고 결국 참혹하게 살해된 뒤 유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리고 뒤이어 ‘부산 돌려치기’ 항소심 이 보도되면서 ‘부산 돌려치기 사건’이 세간에 알려졌다. 이러한 불안한 상황에서 지난 달 신림역에서 한 남성이 대낮에 흉기를 휘둘러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당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달에는 서현역에서 비슷한 참사가 일어나 1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렇게 연이어 발생하는 잔혹한 흉악범죄에 여러 언론사들은 흉악범죄들을 앞다투어 보도하고 있다. 

평소 세계적으로 높은 치안수준을 자랑하던 한국에서 이러한 범죄사건들이 연이어 보도되니 많은 소비자들이 자연스레 불안한 심리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치안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자신의 신변보호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가 지속되다 보니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호신용품 구매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호신용품이 네이버 쇼핑 인기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범죄에 대해 불안해하는 현재 같은 상황 속에서 이러한 현상은 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일부 업체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안타까운 범죄사건들을 악용해 공포감을 조성하고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해 호신용품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네이버 인기 검색어)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쇼핑 인기검색어)

필자가 직접 호신용품을 검색한 후 높은 랭킹에 위치되어 있는 호신용품의 상세설명을 살펴봤다. 실제로 많은 업체에서 자사의 호신용품을 설명하며 언론에 보도된 범죄사건들을 언급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대부분은 언론 기사들을 스크랩한 뒤 “과연 나는 이런 일을 피해갈 수 있을까?, 내 가족들, 내 친구들, 혹은 나 자신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면?” 등 참혹한 흉악범죄가 소비자 및 소비자의 가족, 친구에게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었다. 일부 업체가 범죄사건을 악용해 공포감을 조성한 뒤 소비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고 결국 최종적인 구매를 유도하는 이른바 ‘공포 마케팅’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공포 마케팅’은 의약품, 보험 등 사람의 생명, 안전, 삶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잘 통하는 기법이다. 그리고 호신용품 또한 현재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생명 혹은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수 있기에 소비자들에게 호신용품 ‘공포 마케팅’은 효과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자료 출처: 네이버 쇼핑 캡처

사회 분위기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그에 맞춰 구매행위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우나 금전적 이익을 위해 인위적으로 특정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소비자들이 그에 맞춰 구매를 하게 유도하는 ‘공포 마케팅’은 올바르지 못한 마케팅 기법이다. 물론 매년 발생하는 범죄 건수가 몇 건인지 등 객관적이고 정확한 통계와 수치 등을 설명하며 범죄피해의 심각성을 얘기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나 자신도 범죄의 타겟이 될 수 있다, 과연 나라고 범죄를 피할 수 있을까?, 내 가족과 친구들이 이런 일을 겪는다면?” 등 최근 발생한 범죄사건을 인용하며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공포스러운 문구를 쓰는 것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안타까운 참사를 악용해 ‘공포 마케팅’을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이는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업체들이 ‘공포 마케팅’을 하는 반면 또 다른 일부 업체들은 호신용품의 ‘기능’과 ‘사용법’ 등에 중점을 맞춰 자사의 제품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예컨대 호신용품을 어떠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상황별로 어떠한 사용법이 좋은 것인지 설명하거나 호신용품이 어느 정도의 기능을 가지며 그 위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어 있었다. 이들 업체들은 ‘공포 마케팅’을 지양하며 호신용품의 ‘기능’ 및 ‘사용법’ 설명에 중점을 둬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해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흉흉한 범죄 소식으로 소비자들이 공포스런 분위기 속에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요즘, 더 이상 그런 안타까운 범죄사건들이 보도되는 일이 없길 바라고 또 호신용품 판매업체들이 과도한 ‘공포 마케팅’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기보다는 그 ‘기능’과 ‘사용법’ 설명에 방점을 둬 소비자들이 합리적으로 호신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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