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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대학 취업률 1위? 대체 산정 방식이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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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대학 취업률 1위? 대체 산정 방식이 어떻길래?
  • 이득영
  • 승인 2023.07.03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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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산정 간 눈속임식 허점 존재, 교육소비자 주의 요망
취업자 수 기준으로 4그룹 나눈 교육부 기준 수정 필요
대학취업률1위 난립은 졸업생수를 4그룹으로 나눈 교육부 기준 탓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ICRZZAaac (유튜브 센서스튜디오)
대학취업률1위 난립은 졸업생수를 4그룹으로 나눈 교육부 기준 탓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ICRZZAaac (유튜브 센서스튜디오)

[소비라이프/이득영 소비자기자] 입시 문제집의 맨 뒷장, 지하철 및 버스의 광고판, 온라인 배너 등 많은 대학들은 여러 홍보수단을 통해 저마다 ‘취업률 1위’를 자처하며 이를 홍보용 문구로 쓰고 있다. 한두 곳에서만 그렇게 광고를 하는 것이 아니고 최소 몇십 개의 대학들이 마치 의무인 것처럼 ‘취업률 1위’라는 문구를 꼭 표시한다. 한두 곳이 아닌 많은 매체에서 눈속임 편집을 활용하면서까지 각자 1위라고 주장하니 예비대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소비자들은 대학정보를 대하면서 혼란과 의문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각 대학이 각자 취업률 1위를 주장하며 교육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산정방식을 살펴보자. 가장 흔한 방식은 ‘지역’이라는 '수식 필터’를 추가하는 것이다. ‘경남 00시 1위’, ‘광주 1위’ 등 특정 지역에 한정되는 것이지만 이는 우측 하단에 조그맣게 써 잘 안보이도록 하고 큰 글씨로 ‘취업률 1위’라고 표시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 심지어 여기에 ‘졸업생 3000명 이상 대학’ 등 조건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수도권에는 규모가 큰 대학들이 많은 반면 지방에는 졸업생 수가 비교적 소규모다. 그래서 그러한 조건을 추가하면 해당하는 대학의 수는 손에 꼽게 되고 1위를 정할 때 허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외 대학광고에는 여러가지 허점을 이용한 산정방식이 적용된다. 전국에서 몇 개 되지 않는 학과를 기준으로 삼아 ‘취업률 1위’라고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방식 외에 취업률 계산 방법 자체가 아전인수식인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대학을 졸업하는 취업대상자가 교내취업을 하고 학과의 실습비를 지원받는 현장실습을 취업률에 포함시켰다. 취업 준비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기존 졸업자까지 포함하여 계산하는 방식으로 취업률을 높인 뒤 ‘취업률 1위’라는 홍보문구를 써 교육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경우도 있었다. 2012년 말 교육부가 교내취업자는 3%로 제한하는 등 정보 오인을 막는 조치를 취해 현재는 이런 부분이 비교적 완화되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대학들이 ‘취업률 1위’라는 홍보문구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대학을 선택할 때 취업률이 중요한 평가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교육서비스도 엄연히 교육소비자들이 돈을 지불하고 듣는 것이다.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재질은 무엇인지, 내구도는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것처럼 대학의 교육 서비스를 판별할 때 대학의 취업률이 평가 지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대학들이 각자 ‘취업률 1위’를 자처하는 것이다.

물론 대학들도 교육 서비스를 예비대학생들에게 제공하는 입장으로써 당연히 자신들의 강점을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을 선택할 때 예비대학생들은 엄연히 교육소비자로서 어떠한 오해의 소지도 없는 진실한 정보만을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 그렇기에 각 대학들은 학교 홍보 간 과장과 왜곡이 없도록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정보만을 교육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교육부는 취업률 산정에서 허점이 없도록 명확한 기준을 세우거나 표준 가이드라인을 정해 지키도록 감독해야 한다. 대학이 자율적으로 할일이지만 편법과 왜곡된 정보로 교육소비자를 현혹한다면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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