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이수지 청소년기자] 메타버스 즉 가상공간 내에서의 활동이 증가한 지금 새로운 직업들이 대두되고 있다. 메타버스 공간 내에서 현실 세계와 동일한 경제활동을 하게 되면서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가상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의.식.주를 구매하고 있다. 수요자가 있으면 공급자가 있듯이 이러한 의.식.주를 제공하는 이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 것일까?
‘제페토' 네이버 제트(Z)가 운영하는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로, 국내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타버스 제페토는 가입자가 약 2억 명, 국내 유저 중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에 달한다. 이곳은 블랙핑크가 팬사인회를 열고 여러 셀럽과 브랜드들이 이 공간을 활용하여 홍보 하기도 한다. 특히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파라다이스이다. 비즈 네크리스, 크롭트 티, 조거 팬츠 등 트렌드 아이템부터 구찌, 크리스티앙 루부탱, 랄프 로렌 등 명품 브랜드 실물 상품을 가상화한 아이템도 있다. 이 제페토를 활용한 주 수익원은 아바타의 의상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다. 의상 판매량이 많은 판매자는 천만 원 단위로 번다고도 알려져 있다. 이렇게 제페토 내에서 가상 의류 디자이너를 포함해 가상 세계 속 아이템 제작자를 제페토 크리에이터라고 한다.
제페토 스튜디오 사이트에 접속해 아이템 파일을 올리고, 검토 과정을 거쳐 승인 받으면 누구나 아이템을 등록하고 판매할 수 있다. 제페토의 모든 아이템은 가상 화폐인 코인과 젬으로 구입할 수 있다. 코인은 출석 체크, 각종 미션 등으로 받을 수 있고, 젬은 유저가 현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획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사용자들은 현실 세계도 아닌 오직 가상 세계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이 아이템들을 왜 구매하는 것일까?
지난 2021. 2월 가상공간 제페토 내에 명품 브랜드인 '구찌'의 가방이 출시 되었다. 현실에서는 200만 원에 달해 선뜻 구매할 수 없었던 제품이지만 메타버스 안에서는 몇천 원이면 똑같은 디자인의 가방을 구매할 수 있다. 제페토는 당시 '2021년 S/S 신상품' & '도라에몽 x 구찌 컬렉션' 등 총 60여 종의 아이템을 선보였다. 각 아이템의 가격은 3~4,000원 수준.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값보다 더 싼 값이다. 인기는 매우 폭발적이었다. 출시 열흘 만에 구찌 아이템을 활용한 2차 콘텐츠가 무려 40만 개 이상 새로 생성되었다. 구찌의 패션 아이템들이 40만 건 이상 판매된 것이다.
이 밖에도 아이돌의 무대 의상, 유명 인사들의 화려한 의상 같은 현실에서는 원하지만 가질 수 없었던 제품을 가상 세계 속에서 얻을 수 있다는 메리트 덕분에 쉽사리 '겟(Get)’ '할 수 없었던 패션 아이템들이 메타 버스 안에서는 저렴하게 제공돼 MZ세대들에게 일종의 ‘대리 만족' 욕구를 충족시켜주어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의 주요 유저들이 10~20대와 같은 MZ 세대들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어 더욱 만족도가 높다. 특히 이들은 자신이 아이템을 구매하기도 판매하기도 하면서 새로운 경제활동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