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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당근, 번개 어떤 거 써?  실 경험자의 중고마켓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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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당근, 번개 어떤 거 써?  실 경험자의 중고마켓 비교
  • 장예헌 객원기자
  • 승인 2022.05.19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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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값 주고 사긴 아까워서, 단종된 상품을 사고 싶어서, 안 쓰는 물건을 처분하고 싶어서... 등등 사람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찾는 주된 이유다. 몇몇 이용자들은 환경보호의 일환으로 중고거래를 선택하기도 한다. 수중에 없어도 생활에 지장은 없지만 갖고 싶은 상품을 중고거래로 구매하면 환경오염에 대한 부담은 덜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다.  


얼마전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올 7월부터 ‘중고나라’와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상품을 판매한 사람이 세븐일레븐 매장에 상품을 맡겨두면 구매자가 편한 시간에 상품을 찾는 방식이다. 비대면 중고거래 서비스는 시간을 정해서 만나야 하는 불편함과 낯선 이와의 직거래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어느새 생활앱으로 자리잡은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의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동네 및 근거리 내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거래하는 ‘당근마켓’, 전국구로 거래가 가능한 ‘중고나라’, ‘번개장터’ 크게는 이렇게 구분활 수 있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각 플랫폼만의 특징이 있다. 절대적인 기준이라기보단 중고거래를 애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개인적인 경험을 복기해 정리해봤다. 중고거래 입문자들에게 괜찮은 가이드라인이 되길 바란다. 

다양성
당근마켓 동네 위주로 상품을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다양성은 떨어진다. 특히 패션/뷰티 제품의 검색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이다. 동네가 어디냐에 따라 건질 만한 제품이 있는지 없는지가 갈리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쓰기엔 양이 많고 방치하기엔 아까운 대용량 제품을 사고팔기 좋다. 대나무칫솔 50개를 10개씩 소분해 저렴한 가격으로 당근마켓에 내놓았고, 3일 만에 거래가 완료됐다. 1000원에 내놓은 이사용 박스도 인근 주민이 직접 와서 일괄 거래했다. 식품의 경우 오래되면 썩거나 변질될 우려가 있어 무료나눔을 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생활용품도 당근마켓에 많다. 근거리 거래를 선호하는 주부들이 당근마켓에 상품을 많이 올려놓기 때문이다. 텀블러 세척 솔처럼 규모가 큰 생활용품 매장에도 잘 팔지 않는 제품도 당근마켓에서는 발견된다. 안 쓰는 냄비나 프라이팬, 밥상의 경우에는 무료나눔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TV, 에어프라이어, 테이블, 책상처럼 몸집이 큰 전자제품이나 가구도 배송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 당근마켓에서 거래를 많이 한다.  

중고나라/번개장터 옷이나 잡화, 자전거, 카메라·아이패드 등 고가의 제품을 거래하기엔 중고나라와 번개장터가 더없이 좋다. 선물 받았는데 내 취향이 아니라거나, 막상 옷을 사보니 어울리지 않는다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아 판매한다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근마켓보다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에서의 판매되는 중고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인 경우가 많은데 그만큼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올려두어야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의 경우 갖고 싶은 멤버의 굿즈를 번개장터에서 찾기도 한다. 실제로 번개장터에서는 추천 브랜드로 패션 브랜드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을 모두 등록해놓았으며 ‘검색’탭의 추천 브랜드로 가장 먼저 뜨는 브랜드 또한 아이돌 그룹이다. 굿즈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활성화 되진 않았지만 중고나라에는 NTF(대체불가능토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자산의 일종)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아직 많은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가상자산이지만 돈을 주고 거래했으니 중고로 거래하는 것도 이상할 것은 없어 보인다. 향후 어떤 NTF들이 중고로 올라올지 궁금해진다.

편리성
당근마켓 카테고리가 세분화 되어있진 않다. 예를 들어 여성용과 남성용으로 가를 수 없는 안경 등의 상품을 올리기 애매하다. 인형의 경우에는 키덜트족들을 위한 상품도 많은데 이를 마땅히 분류할 카테고리가 마땅치 않다. 유아동으로 분류해놓자니 해당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노출되지 않을 것 같아 고민이 된다. 

다만 접근성의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좋은 가격을 받고 파는 것보다 이사나 인테리어 등으로 급하게 물건을 처분하고 싶을 때, 빠르게 제품을 사고 싶을 때 지역커뮤니티의 장점이 발휘된다. 또 동네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라 그런지 당근마켓에는 ‘문고리거래’라는 옵션이 따로 있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거나 구매자를 따로 만나기 번거로운 판매자들이 문고리에 상품을 걸어둘 테니 가져갈 것을 요청한다. 물론 거주지가 노출되는 것이니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직접적인 대면을 피하고 싶거나 갓난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요긴할 것이다. 

중고나라/번개장터 당근마켓보다는 카테고리가 세분화되어 있어 상품 검색이 수월하다. 특히 상품을 등록할 때 관련 있는 카테고리를 먼저 상단에 띄워주며 선택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에 상품 등록도 편하다. 
중고나라에는 사용 및 시연이 필요한 제품의 경우 영상으로도 업로드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안마기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없을 때 영상으로 직접 확인 후 거래가 가능하다.  

사기 방지를 위한 노력
당근마켓 얼마 전 당근페이를 출시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당근페이를 이용하면 계좌번호 없이도 간편송금이 가능해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없다. 수수료를 받는 여타 플랫폼들과 다르게 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또 직접 눈으로 제품을 보고 거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사기피해를 줄일 수 있다. 

번개장터 번개장터의 자체 결제시스템은 플랫폼 이름을 본따 ‘번개페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수수료는 3.5%로 구매자가 부담한다. 카드, 휴대폰, 편의점 결제 등 원하는 결제수단으로 구매하고 무이자 할부와 결제수단마다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상품을 검색할 때 번개페이로 거래가 가능한 상품만을 걸러서 볼 수도 있다.

중고나라 중고나라에도 안전결제 시스템이 있다. 수수료는 계좌이체나 계좌 간편결제로 값을 지불했을 때 1.65%, 무통장입금일 때는 1%다. 다만 무통장입금에 대한 수수료는 최대 275원이다. 2만 7500원이 넘어가는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수수료는 275원이다. 모두 VAT가 포함된 가격이다. 또한 중고나라는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페이지 자체에 사기조회라는 메뉴가 있어 휴대폰번호나 계좌번호 입력을 통해 사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기준 중고거래 플래폼 누적 가입자 수는 당근마켓 2100만, 중고나라 2500만, 번개장터 1700만 등이다. 시장규모도 20조원 이상 규모로 커졌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중고제품에 대한 호감도가 증가해 앞으로도 중고거래 시장은 승승장구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경제와 환경을 위해 필요한 물건을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해보는 건 어떨까.   

장예헌 객원기자  specialik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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