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식품] 봄철 주꾸미? 이제부턴 ‘가을 주꾸미’
상태바
[식품] 봄철 주꾸미? 이제부턴 ‘가을 주꾸미’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22.05.11 16: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알배기 주꾸미 좋아하세요?
고소, 쫄깃한 식감을 가진 주꾸미는 칼로리가 낮고 다량의 불포화 지방산을 함유해 사시사철 인기있는 식품이다. 특히 봄이면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선 주꾸미의 효능과 맛을 소개하느라 분주하다.

봄철 주꾸미가 인기있는 건 산란기 때문이다. 주꾸미의 산란기는 4~5월로 직전인 3월부터가 제철로 알려져 있다. 모든 해산물이 산란기를 앞두고 가장 맛있어진다고 하니 봄철 주꾸미가 가장 고소하고 맛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봄철 주꾸미를 찾게 하는 매력 중 하나는 주꾸미 머리에 들어찬 일명 ‘밥’이라고 부르는 알 때문이다. 톡톡 씹히는 맛이 일품인 주꾸미 알은 단백질이 주성분으로, 본래 투명하지만 열에 익히면 하얗고 보슬보슬해 쌀밥과 비슷한 식감이 난다. 지질과 글리코겐 등 영양 성분이 풍부하고 고소한 맛이 나 봄이 되면 주꾸미를 찾는 소비자도 늘어난다. 

이처럼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한 주꾸미를 저렴한 가격에 즐기면 좋으련만 주꾸미 값은 매해 오르고 있다. 산란기에 어린 새끼까지 잡아들이는 턱에 해마다 주꾸미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주꾸미 산란은 3~5월 사이인데 조업도 3~4월 집중된다. 매년 산란기를 맞아 서해안을 중심으로 열리는 주꾸미 축제도 주꾸미를 경쟁적으로 잡아들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문제 때문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9년부터 주꾸미 금어기를 정해 시행하고 있다. 

주꾸미 금어기는 5월 11일부터 8월 31일까지다. 이 기간에 산란기 주꾸미를 잡으면 최대 30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 금어기를 두고도 논란이 많다. 이미 잡을 만큼 잡은 후에 주꾸미를 보호하겠다는 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한편에선 어민들에게만 금어기를 적용할 게 아니라 낚시꾼들에게도 1인당 잡을 수 있는 무게와 마릿수 등을 제한하자는 국민청원(현재 국민청원은 폐지됨)이 등장하기도 했다.   

금어기 시행 이후 해양수산부는 주꾸미 어획량이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알밴 주꾸미를 찾는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봄철 남획은 여전하고, 10년 새 주꾸미 어획량은 반 토막이 났다.

이런 상황이라면 앞으로도 주꾸미 개체 수는 계속 줄고 언젠가는 웃돈을 주고도 주꾸미를 맛볼 수 없는 날이 올지 모른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알 밴 주꾸미 대신 여름과 가을까지 성장해 살이 오른 ‘가을철’ 주꾸미를 선택하는 건 어떨지. 소비자의 현명함을 보여 줄 때다.   

소비라이프 편집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