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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가 보릿고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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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유통가 보릿고개 끝났다   
  • 이동윤 객원기자
  • 승인 2021.12.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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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와 함께 패션, 여행 매출 껑충

지난달 1일부터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시행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일상으로 복귀가 시작됐다. 하늘길이 열려 해외여행을 갈 수 있게 됐고 이와 함께 면세점에서 쇼핑도 할 수 있게 됐다. 경제 전반에 활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이에 제일 분주해진 곳은 유통 업계다. 특히 소비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다. 


소비 훈풍, 코세페가 문 열다
그 시작을 연 것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국내 최대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타’(이하 코세페)다. 2015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로 시작한 코세페는 당시 메르스 유행으로 경기 침체와 심리적 불황이 이어지자 정부가 주도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롤모델로 만들어졌다. 지난 2016년부터 현재 이름인 코리아세일페스타로 이름이 바뀌었고 정부 주도에서 점차 민간 참여 형태로 변형되며 현재에 이르렀다.

올해 코세페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053개 업체가 참여했다. 정부도 2300억원 규모의 소비 쿠폰을 발급하고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도 해제하면서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섰다. 

기업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업계는 최대 36%에 달하는 각종 혜택을 선보이는 한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식료품, 농축수산물, 가전, 의류 등을 최대 50% 할인 판매했다. 

G마켓, 11번가, 롯데온, 인터파크 등 이커머스 527개사도 최대 70% 할인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거 참여한 점이 눈에 띄는데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 플랫폼이 크게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카드사는 2∼6개월 무이자 할부 및 캐시백 제공 등으로 소비 촉진에 동참했으며 이 밖에도 가전 생활용품, 패션, 자동차, 제조사와 전통시장, 호텔과 리조트 등 서비스 기업까지 대거 참가해 얼어붙은 소비 심리에 불을 붙이기 위해 노력했다. 

블락프라이데이 잭팟 터트린 이커머스
코로나19로 가장 큰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온라인 쇼핑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년 전 대비 16.8% 증가한 15조 7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성장세도 모자라 위드코로나 바람을 타고 이커머스 업체들은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11번가는 지난 달 1일부터 11일간 역대 최대 규모 행사인 ‘십일절 페스티벌’을 진행해 지난 11일 하루에만 2000억원 이상 거래액을 기록했다. 뿐만아니라 이날 오전 9시엔 1시간 만에 판매고 210억원을 기록하며 시간당 최고 거래액을 경신했다.

참여 브랜드는 80개로 지난해보다 약 2배로 늘었으며 행사 기간 동안 매일 11번, 총 121회의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편성 규모를 3배로 늘린 결과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에서 지난달 1일부터 12일까지 ‘빅스마일데이’를 진행했다. 이 행사의 판매량이 2억 3051만개에 이르렀으며 하루 평균 방문자는 평시 대비 12%, 하루 평균 주문 건수는 42% 증가했다.

구매가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무엇일까. 일상 복귀를 준비하면서 뷰티와 의류 제품의 구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에 따르면 베스트셀러 품목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는 ‘이니스프리’와 ‘달바 미스트’ 등이었으며 각각 27억 5000만원, 7억 2000만원 판매고를 기록했다. 의류에서는 ‘게스’ 26억 8000만원, ‘지오다노 겨울의류’가 24억 5000만원 판매됐다.

쿠팡 역시 지난 9일까지 연중 최대 규모 쇼핑 대축제 ‘2021 쿠팡 와우데이 빅세일’을 진행하며 식품부터 패션과 뷰티, 가전 등 전 카테고리에 걸쳐 역대급 할인 혜택을 쏟아냈다.

SSG닷컴은 지난 10월 말 ‘쓱데이’ 행사를 통해 전년 대비 매출 35% 증가한 86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쓱데이 전체 매출 중 SSG닷컴,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굳닷컴, 신세계TV쇼핑 등 온라인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5%에서 올해 40%로 확대됐다.

롯데쇼핑의 롯데온은 지난 10월 ‘롯데온세상’ 행사 첫 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3.1% 신장하면서 론칭 이후 일 매출 최고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롯데온 방문 고객은 104.7%, 구매 고객은 124.9% 증가했다.

특수 기대, 백화점이 나섰다
위드코로나와 함께 연말을 앞두고 외출과 모임이 늘었다는 것은 유통가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현상이다. 특히 팬데믹 속에서 소비가 주춤했던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시설에도 모처럼 사람이 몰리고 있다.

이런 기대감 속에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는 올 겨울 정기세일에 돌입하는 등 보복 소비에 나선 소비자 잡기에 본격 나섰다. 

오는 5일까지 진행되는 겨울 정기세일에서 롯데백화점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맞춰 ‘블랙#위크’를 테마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구매 금액에 따라 7% 또는 10% 상당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재택근무를 끝내고 정상 출근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미뤄왔던 모임이 다시 열리면서 패션 매출이 증가하는 흐름에 맞춰 해외패션·컨템포러리 FW(가을겨울) 시즌 오프가 진행된다. 

페라가모, 톰브라운, 지방시, 로에베, 오프화이트, 겐조, 골든구스, 코치, 이자벨마랑, 산드로, 마쥬 등 150여개 브랜드가 참여해 FW 상품을 정상가 대비 10~50% 할인 판매하니 눈여겨 본 제품이 있다면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신세계백화점도 정기세일을 열고 최대 60% 할인율로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로 마리끌레르·로가디스·바쏘 등 겨울 패션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한다. 또 진도·동우·윤진 등 모피 브랜드 상품을 최대 60% 할인해 선보인다. 분더샵에서는 여성·남성·슈·케이스스터디 등 신세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편집숍 인기상품을 최대 50% 할인한다. 전 점포에서 겨울 정기세일을 진행하며 특히 이번 세일 기간 동안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현대백화점 통합멤버십 H포인트 1000점을 증정하는 등의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한다. 

현대백화점 역시 위드코로나에 맞춰 패션 행사를 다양하게 기획했다. 무역센터점은 지난달 19일부터 21일까지 ‘겨울맞이 패션 종합전’을 진행해 페세리코,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 유명 브랜드의 겨울 이월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20~60%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판교점도 같은 기간 ‘겨울 골프웨어 대전’을 열고 이월 상품을 최초 판매가 대비 10~60% 할인 판매한다.

연말마케팅도 시동 
백화점은 이른 크리스마스 단장에 나서는 등 연말마케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명동 본점 건물 앞에 대형 트리와 인도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힌 터널을 설치하는 등 건물 내외부를 모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바꿨다. 

신세계백화점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자아내는 외관 디자인과 함께 3분 가량의 스토리가 있는 미디어 파사드를 내년 1월 21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140만개의 LED칩을 사용한 크리스마스 외관 스크린에는 움직이는 리본 위에서의 외줄타기 쇼에 이어 다양한 크리스마스 아이템 등이 소개돼 SNS 등에서 빠르게 이슈화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앞선 지난 10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연출을 선보였다. 10월부터 일찍이 연말마케팅에 시동을 건 것이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에 13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캐빈하우스(통나무집), 나무 120그루로 구성된 ‘H빌리지’를 전시하고 지난달부터는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선물 기획전을 선보이고 있다.

위드코로나 정책 전환에 발맞춰 문화센터 오프라인 강좌도 10~20% 확대 개설하며 겨울학기 회원 모집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가을 학기 대비 강좌 수를 10% 이상 늘리는 등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영아 및 임산부 수업을 포함한 전 강좌 카테고리를 개설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가을학기보다 오프라인 강좌 수를 20% 늘렸다. 일상으로 회복이 가까워진 만큼 고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규모로 연 것이다. 

현대백화점도 오프라인 강좌를 지난 가을학기보다 점포별로 10~20% 확대했다. 겨울학기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해 재테크, 아트테크(예술+재테크), 골프 강좌를 지난해 대비 2배 가량 확대했다.

이러한 위드 코로나와 연말 마케팅에 힘입어 업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국면에 접어들면서 전반적인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소비는 내년 2분기까지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보복소비’에서 ‘보복 여행’으로
위드코로나 시행과 함께 변화를 맞은 것은 홈쇼핑도 마찬가지다. 롯데홈쇼핑, CJ온스타일, NS홈쇼핑 등 국내 주요 홈쇼핑업체들은 수개월 만에 여행상품 판매방송을 재개하며 이른바 ‘보복 여행’ 수요 대응에 나섰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은 롯데홈쇼핑이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10월 17일 3개월 만에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터키, 스페인 등 유럽 패키지 선불권 판매방송을 실시한 결과 전 일정 5성급 특급호텔 및 식사, 관광 구성의 터키 7박 8일 패키지 선불권 상품에 1만 8000건의 예약이 몰렸고, 주문금액은 15억원에 달했다. 

이어 31일 인터파크 유럽 특집전(터키·스페인·두바이·이집트) 패키지 방송을 진행했고, 예약건수는 약 1만 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달 7일에는 괌 두짓타니호텔 3박 숙박권 및 참좋은여행 유럽비즈니스 클래스 상품을 판매했으며 14일에는 참좋은여행 지중해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현대홈쇼핑도 10월 31일 여행사 온라인투어와 손잡고 괌 호텔 3박 숙박권을 판매했다. 이어 지난 달 6일에는 유럽 여행 패키지를 선보였다.

현대홈쇼핑에서 괌 호텔 숙박권을 판매한 날 옆집, CJ온스타일도 교원KRT와 손잡고 스페인·프랑스 등 유럽 여행 패키지 상품을 방송했다. 60분 동안 3600여 개가 팔리며 판매 금액도 130억원을 넘었다.

홈앤쇼핑도 지난 달 6일 ‘터키 7박8일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홈앤쇼핑 역시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해외여행 상품 판매를 재개한 것이다. 이날 방송에는 약 9000건의 주문이 들어왔으며 폭발적인 반응에 이어 지난 19일에는 ‘유럽 BEST 특집전’을 방송했다. 홈앤쇼핑 역시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여행안전권역) 체결 국가 위주로 해외여행 상품 편성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홈쇼핑을 통해 판매되는 여행 상품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상품과 비교해 호텔 위치, 여행자 보험 등 전반적인 구성이 대폭 강화된 상품이다. 이는 2년 가까이 참았던 여행 욕구가 폭발하면서 ‘보복 소비’에서 나아간 본격적인 ‘보복 여행’의 조짐이다. 이에 홈쇼핑업계는 보복 여행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자가 격리 면제 국가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동윤 객원기자 shygi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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