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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과 함께' 보험사의 꽃, 상품개발에 대해 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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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과 함께' 보험사의 꽃, 상품개발에 대해 알아보다
  • 신명진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5.12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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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상품개발 현직에서 일하신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품개발의 생생한 이야기
직접 개발한 '차차차 교통안전보험', 한국기네스북 기록에도 올라

[소비라이프/신명진 소비자기자] 상품개발은 보험사의 꽃이다. 보험사의 대표보험상품에 따라 기업의 실적이 좌지우지되고 이미지가 바뀐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회장은 교보생명에서 16년간 상품개발을 했다. 16년간 ‘최초’란 타이틀의 보험상품을 무수히 개발했다. 조연행 회장이 개발한 ‘차차차 교통안전보험’은 3개월간 100만 건 판매실적으로 최단기간 최다판매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한국 기네스북에 실리기도 했다. 상품개발역사에 한 획을 그은 조연행 회장을 직접 만나봤다.

상품개발은 수리적인 업무가 많기 때문에 수학·통계학 전공의 직원이 주로 상품개발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조연행 회장은 자신이 경영학과였기 때문에 오히려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상품을 잘 개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을 물어봤을 땐, 역시 ‘차차차 교통안전보험’이라고 답변했다. 이 상품이 폭발적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당시만 해도 교통상해보험이 없었기 때문에 생명보험업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교통상해보험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또한 연령과 관계없이 단일보험료를 적용하고 평균 1~2만 원의 저렴한 보험료로 고액보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혁신적이었다. 

'차차차 교통안전보험'의 최단기간 최다판매로 받은 한국 기네스북 메달
'차차차 교통안전보험'의 최단기간 최다판매로 받은 한국 기네스북 메달

인기를 끄는 상품을 꾸준히 개발하실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선 ‘소비자의 니즈’를 강조했다. 상품개발을 할 수 있는 자리를 굉장한 기회라고 여기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대에 따라, 경제 상황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계속 바뀌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기 위해선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현장에서 계속해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상품개발자는 일상생활 곳곳에서도 보험서비스가 필요한 부분을 찾으려는 생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상품개발에 어려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조연행 회장이 근무했을 당시에는 상품개발에 핵심인 각종 통계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것을 인가받기가 쉽지 않았다. 군인 보험이나 치매 보험 등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어도 관련 통계가 부족해 각종 손해율 등을 산출할 수 없어 아이디어가 버려지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보험상품을 출시할 수 있던 원동력은 소비자가 자신의 상품으로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직접 쓴 책인 ‘연금의 배신’에서 보험 약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 있는데, 보험 약관이 왜 중요하고 무엇을 주의 깊게 봐야 하는지 물어봤다. 답은 간단했다. 보험 약관은 보험상품 그 자체라며, 약관을 보지 않는다는 것은 아파트나 차를 고를 때 설명만 듣고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담보내용과 면책사항에 대해선 완벽히 숙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약관을 잘 살피지 못하면 계약자는 제자리암 위주로 보장을 받고 싶은데, 일반 암 보장이 훨씬 큰 보험상품을 드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 약관을 다 읽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자신이 담보 받고자 하는 사항과 상품의 담보내용이 일치하는지, 또 면책사항에 자신의 경우가 포함되진 않을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상품개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에선 생각하는 힘을 강조했다. 상품개발자는 자는 시간 빼고는 어떤 상품을 내놓아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항상 고민과 연구를 거듭해야만 그 가운데서 좋은 아이디어를 한두 개라도 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내 아이디어가 소비자들에게 안정을 가져다주고,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므로 상품개발업무는 영광스러운 자리임을 강조하며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라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다.

보험상품이 잘 팔리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는 상품이 갑자기 나오는 것이 아니다. 각종 통계와 끊임없는 연구가 있어야 비로소 상품이 출시될 수 있다. 그 과정에서도 시장조사, 손해율 예측, 예상치 못한 변수와 규제 등 넘어야 할 난관은 계속 이어진다. 우리가 쉽게 접하고 구매하는 보험상품의 뒷면엔 이런 상품개발자들의 끝없는 노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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