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작가 표절 제기… 창작계 내 뿌리 깊은 악행, 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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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작가 표절 제기… 창작계 내 뿌리 깊은 악행, 표절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1.01.19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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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2018 백마문화상 수상작 ‘뿌리’ 본문 전체를 도용
문학·시나리오 등의 표절 관련 법안 부실... 표절해도 법적 처벌 어려워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김민정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한 남성에 의해 무단 도용됐다 밝혀 논란이다. 이를 통해 과거 창작계 내에서 일어난 표절 논란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출처 : unsplash
출처 : unsplash

김 작가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소설 ‘뿌리’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제 소설을 도용한 분이 2020년 무려 다섯 개의 문학 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며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 밝혔다.

'뿌리’를 도용한 남성은 해당 출품작으로 ▲제16회 사계 김장생 문학상 신인상 ▲2020 포천 38 문학상 대학부 최우수상 ▲제7회 경북일보 문학 대전 가작 ▲제2회 글로리시니어 신춘문예 당선 ▲계간지 소설 미학 2021년 신년호 신인상 등 5개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작가는 “도용된 소설에서 이분이 상상력을 발휘한 것은 ‘경북일보 문학 대전’과 ‘포천 38 문학상’에서 기존 제 문장의 ‘병원’을 ‘포천병원’으로 바꿔 칭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이번 일로 제가 쌓아 올린 삶에서의 느낌과 사유를 통째로 타인에게 빼앗겨 버렸다”고 토로했다.

김 작가가 폭로 글을 올린 뒤 온라인상에서는 이 남성이 소설뿐 아니라 칼럼, 게시물 등 다양한 타인의 글과 아이디어를 도용해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는 제보도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이 남성은 지난 2020년 8월 수상 관련 인터뷰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등단 작가가 아닌 대학생이라고 밝혀졌으며, 그는 "제가 유명하지 않은 일반 학생이어서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남성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다닌다고는 들었는데 진실 여부는 잘 모르겠다"라고만 언급했다.

이번 사건이 더 심각한 이유는 ‘뿌리’가 2018년 백마문화상을 받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는 온라인에 본문이 게시된 글이기 때문에 일부 문장만 검색해도 바로 원본을 볼 수 있다. 이는 문학계 내에 표절, 도용을 검토하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마저 부재함을 드러낸다.

김 작가는 “제보가 없었더라면 저는 이 일을 끝까지 몰랐을 것이고, 이 기형적인 행태는 자정과 반성 없이 계속 자행되었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통해 창작계 전반에서 일어나는 표절과 도용에 대한 윤리의식 바로 세우기가 반드시 뒤따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해당 남성은 충북 지역의 자치단체‧대학교가 개최한 공모전 등에서도 표절로 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제천시가 개최했던 ‘향수의 제천역 스토리 7788 공모전’ 입선작품이 한 블로그에 게시된 사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작품은 입상작에 선정돼 제천화폐 상품권 20만 원이 지급됐다. 이에 제천시 관계자는 “수상을 취소하고 지급된 상품권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창작계에서는 표절 논란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최근엔 한 웹 소설 작가 B 씨에게도 저작권 침해 의혹이 제기됐다. 두산백과의 내용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B 작가는 해당 작품뿐만 아니라 최근 연재작에서도 두산백과, 지식백과, 블로그 등의 텍스트를 그대로 활용했다. 이에 B 작가는 개정판 업로드 및 환불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카카오페이지에 업로드된 C 작가의 작품도 다른 작품 속 문장, 표현, 전개 등과 높은 유사성을 띠고 있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카카오페이지는 CP 사에 해당 내용을 전달했고, 작품을 전체적으로 수정하겠다 밝혔다.

지난 2016년 웹 소설 분야 최고 작품상을 받았던 D 작가도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D 작가는 다른 작가의 작품에 활용된 텍스트를 명사와 문단 순서만 바꿔 사용했고, 이에 D 작가는 “표절의 범위 등에 대해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독자들에게 사과했다.

드라마와 영화도 마찬가지다. 과거 웹 소설 '애유기'를 쓴 정은숙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화유기와 애유기의 유사점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드라마 ‘화유기’ 속 주인공, 배경 설정들이 유사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화유기’의 작가인 홍 자매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했다.

영화 '암살'도 표절 시비가 붙었다. '코리안 메모리즈'의 작가는 "코리안 메모리즈 내용 중 여성 암살조 등의 설정이 ‘암살’의 내용과 유사하다"이라고 주장하며 ‘암살’의 감독, 제작사, 배급사를 상대로 100억 원대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걸었다.

법원은 "표절 유사성이 없다"고 판결했으나 '코리안 메모리즈' 작가는 항소 의지를 밝히면서 소송전을 이어가게 됐다. 이에 암살 측은 "영화 개봉에 맞춰 소설을 재출간하고, 관객이 주목받는 시점에 표절 시비를 제기한 것“이라 반박했다.

예능도 예외는 아니다. SBS 일요 예능 '런닝맨'은 과거 네이버웹툰 '머니게임' 포맷을 표절한 것으로 밝혀졌다. 런닝맨 제작진은 “지난 449회에서 양해를 구하지 않고 웹툰 머니게임의 설정 및 스토리 일부를 인용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는 자막을 게시하며 해당 회차의 다시 보기 콘텐츠 내용 일부를 삭제했다.

현재 저작권법 제136조엔 “저작재산권, 그 밖에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를 침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단순한 아이디어의 차용은 표절로 보지 않는다. 게다가 음악의 경우 가락·리듬·화음 등을 비교해 판단하지만, 소설·시나리오 등은 정확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표절 싸움의 경우 법원에 가는 것부터 힘들고, 법원으로 간다 해도 표절을 인정받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은 표절 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통해 해당 작품을 수정·삭제하는 방식으로 푸는 경우가 많다. 한 작가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상 표절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플랫폼 업체들도 표절을 사실상 방관할 수밖에 없다. 정확한 판단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한쪽의 편을 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플랫폼 관계자는 “모니터링과 신고 시스템으로 제보를 받고 있지만 완벽한 차단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에 소비자들은 “표절하고 들키면 삭제하고 잠수타는 거 지겹다”, “표절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계속 소비할 텐데 이건 어떡할 건지”, “우리나라 저작권법이 이 정도밖에 안되니 발전을 못 하지”, “표절해도 필명 바꿔서 나타나면 장땡” 등의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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