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 수입 농수산물 운송 입찰 담합 밝혀져… 공정거래위원회 역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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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수입 농수산물 운송 입찰 담합 밝혀져… 공정거래위원회 역량 부족?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12.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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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합한 12개 회사에 과징금과 시정명령 부과
적격심사제·과징금 부과에도 담합 줄지 않아 소비자 불만 증가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수입농산물 운송 입찰에서 12개 회사의 담합을 적발해 54억4,9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출처 : 공정위
출처 : 공정위

지난 6일 공정위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실시한 수입농산물 운송용역 입찰 60건에서 12개의 회사가 낙찰 예정자와 순번, 입찰 가격, 물량 배분을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고 말했다.

입찰은 각종 일반 또는 냉장 농산물을 항구에서 비축기지로 운송하는 사업자를 선정하기 위해 이뤄지는 것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수입한 농산물을 비축기지에 보관하면서 수급을 조절한다.

공정위에 적발된 12개 운송회사는 ▲CJ대한통운 ▲동방 ▲동부건설 ▲한진 ▲디티씨 ▲롯데글로벌로지스 ▲세방 ▲국보 ▲인터지스 ▲천일 정기화물 자동차 ▲케이씨티시 ▲동원로엑스 로 밝혀졌다.

낙찰 예정자는 입찰 60건 중 50건의 최종 낙찰을 따냈으며 낙찰받은 물량은 처음 합의대로 다른 운송사들에 배분했다. 이들은 2006년부터 2008년까진 낙찰 물량을 균등히 나누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조별로 물량을 배분했다.

2014년에 담합 방지를 위해 가격과 업체의 이행능력까지 평가하는 적격심사제가 도입됐지만, 전혀 효과적이지 않았다. 선정방식이 적격심사제로 변경되자 이들은 다시 모두가 각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가격을 사전에 공유하고, 낙찰받은 물량을 사전에 정해진 차례로 배분했다.

공정위는 담합으로 경쟁입찰의 취지가 무력화됐다고 강조했다. 담합 참여자 중 누가 낙찰받더라도 낙찰 물량이 균등하게 배분돼 경쟁의 의미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한, 공공기관의 재원도 낭비됐다. 입찰담합을 시작하고 낙찰률이 27% 정도 상승했고 낙찰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12개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내리는 한편 부실에 빠진 동부건설을 제외한 11개 기업에 과징금 54억 4,900만원을 부과했다. 또 이 중 법 위반 정도가 심하고 담합을 주도했던 국보, 동방, 동원로엑스, 롯데글로벌로지스, 세방, CJ대한통운, 인터지스 등 9개 사업자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과징금을 사업자별로 살펴보면 동원로엑스·천일정기화물자동차·케이씨티시가 3억 원대, 한진이 4억 원대, 그 외 국보·동방·디티씨·롯데글로벌로지스·세방·씨제이대한통운·인터지스는 5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위는 "공공기관이 실시하는 입찰에서 담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담합 징후가 발견되면 신속한 조사를 통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 “장기간에 걸쳐 유지된 담합을 적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국민 생활의 필수품목인 농산물의 수급이 한층 더 안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10년 넘게 담합해서 번 돈이 얼만데 고작 5억?”, “이러니까 농민들이랑 소비자만 죽어나지”, “공정위는 벌금 먹일 거면 제대로 먹여라”, “의미는 무슨. 저 정도 징계로 회사들이 담합을 멈추겠냐” 등 담합업체와 공정위의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입찰 담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공정위가 적발한 담합 건수는 76건, 지난 5년 동안 적발된 건수는 총 454건이다. 이 가운데 입찰 담합이 3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철강재 하역 및 종합 운송 사업에서도 한진과 동방이 운송용역 입찰 과정에서 담합행위를 시도한 혐의가 적발됐었다. 또한, 올해 5월에는 현대중공업 등이 과거 실시했던 하역·운송 입찰에서 한진·동방·삼일 3개 업체가 담합했음이 드러났다.

그뿐만 아니라 7월에도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포스코가 실시했던 철강제품 운송용역 입찰에서 7개 회사의 담합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다. 7개 회사는 ▲CJ대한통운 ▲삼일 ▲한진 ▲한진 ▲동방 ▲천일 정기화물 자동차 ▲해동이다. 이들은 각각 80억~9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국철도시설공사가 시행한 입찰에서 2개 업체가 사전에 낙찰가격과 입찰가격을 담합한 것이 드러나 공정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2개 업체는 유경제어와 혁신전공사로, 각각 2억 4,800만 원과 1억 4,6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한편 당시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국민의 안전과 밀접한 철도 용품 시장에서의 담합을 적발·제재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똑같이 말했던 것이 드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중요한 점은 회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은 후에도 계속해서 담합을 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진, CJ대한통운, 동방, 국보, 천일 정기화물 자동차 등은 지난 7월에 과징금을 부과받았던 전적이 있다. 이러한 점들을 살펴봤을 때, 담합 재발을 방지하고 예방하기 위해선 새로운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 간 담합이 이뤄지기 쉬운 경매 분야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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