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시판 크릴 오일 제품 49개 ‘부적합’ 판정
상태바
시판 크릴 오일 제품 49개 ‘부적합’ 판정
  • 황보도경 소비자기자
  • 승인 2020.08.05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약처 검사 결과 140개 중 49개 제품이 기준치 초과
수입산 제품 또는 해외 수입 원료 가공한 제품들이 부적합 판정

[소비라이프/황보도경 소비자기자] 혈관 기름때 제거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많은 사람이 복용했던 크릴 오일 제품 수십 개가 식약처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지난 6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중에 판매됐던 크릴 오일 제품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한 결과, 41개 제품 중 부적합 판정을 받은 12개 제품(29%)을 전량 회수 및 폐기했다. 해당 제품에선 항산화제인 에톡시퀸과 추출 용매 등이 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으며, “크릴 오일은 일반식품”으로 “의학적 근거가 없는 허위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이미 올해 4월, 블로그에 글을 게시했다. "크릴 오일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다"라며 "최근 소비자를 기만하고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광고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부적합 제품 적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6일에는 면역력 강화 및 미용·다이어트 표방 식품 총 281건을 검사해 부적합 제품 11개에 대해 판매 중단 및 회수·폐기 조치 했다. 또한 지난 7월 9일, 비말 차단용 마스크 3개 제품에서 물이 새는 현상이 적발돼 전량 폐기처분 조치를 내렸다.

지난 검사 이후 해외 제조사 제품 140개를 추가로 수거해 에톡시퀸과 추출 용매인 헥산, 아세톤, 초산에틸, 아이소프로필알코올, 메틸알코올에 대해 검사했다. 그 결과 140개 중 49개 제품에서 에톡시퀸과 추출 용매가 기준을 초과했음이 밝혀졌다. 

(출처: pixabay)
출처 : pixabay

에톡시퀸의 경우 농약이나 살균제에 쓰이는 성분으로,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된 성분이다. 지방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 성분이지만 지속적 섭취 시 신경계 마비 등 건강에 큰 위험을 끼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퇴출됐으며, 호주에선 에톡시퀸이 검출된 크릴 오일에 대한 대규모 리콜이 진행되기도 했다.

검사 결과, 에톡시퀸은 49개 중 6개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에톡시퀸은 기준치의 최대 15배, 기름 성분 추출 용매인 헥산은 기준치의 최대 88배까지 검출됐다. 아이소프로필알코올의 검출량은 9개 제품에서 최대 131.1mg/kg 로 확인됐다.

기름 추출에 사용할 수 없는 초산에틸과 메틸알코올이 검출된 제품도 있다. 초산에틸은 19개 제품에서 최대 28.8mg/kg 검출됐으며 메틸알코올은 1개 제품에서 1.7mg/kg 검출됐다. 49개 제품 중 2개는 에톡시퀸과 헥산이 동시에 기준치를 초과했고, 49개 중 6개 제품은 기름 추출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정된 용매 2종이 동시에 검출됐다.

식약처에서는 일일 허용 노출량 등을 고려했을 때, 에톡시퀸과 추출 용매의 검출량이 인체에 직접적으로 해를 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식품으로 섭취하기엔 부적합하다고 전했다.

이번에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의 크릴 오일 제품들은 대부분 완제품으로 수입된 외국 브랜드 제품이며, 해외에서 수입하거나 수입한 원료를 2차 가공한 것이다. 대부분의 국내 브랜드들은 식약처 안정성, 적합성 항목을 통과했다.

식약처는 “해외 업체가 기름을 추출할 때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제대로 제거하지 않은 채 국내에 수출했을 것”이라면서 “부적합 제품을 전량 회수 및 폐기하기로 조치했으며,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은 구입처에 반품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앞으로 크릴 오일 제품의 안전 관리를 위해 수입 전 해외제조업체 관리와 통관단계 전수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러나 적합 판정을 받은 크릴 오일 판매 기업도 상황은 좋지 않다. 크릴 오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안 좋아진 가운데, 해당 기업들은 서둘러 홈페이지에 'NO 에톡시퀸' 등의 문구를 삽입하고, 식약처나 식품안전 관리과의 검사 결과를 게시해 불안한 소비자의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여러 매체를 통해 부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 목록과 성분이 공개됐으며 안전한 크릴 오일 제품 구분 방법 또한 보도됐다. 몇몇 언론들은 "크릴오일을 굳이 복용할 필요 없다"라며 크릴 오일의 효능에 대한 근본적인 의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