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간 한화손보”…초등학생에게 구상권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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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간 한화손보”…초등학생에게 구상권 청구
  • 이소라 기자
  • 승인 2020.03.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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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통해 처음 알려져...국민 청원 등장
비난 쇄도하자 소송 취하...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 사과했지만…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소비라이프/이소라 기자] 한화손해보험(이하 한화손보)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은 초등학생에게 수천만원 규모의 구상권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한화손보는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이 일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2014년 6월 A군(당시 초등학교 1학년)의 아버지가 오토바이 운전을 하다가 자동차가 충돌로 사망했다. 상대방인 자동차 운전자와 동승자는 부상했다. 관할 경찰서는 이 사건을 조사했고 그 결과 오토바이가 최종 가해 차량이라 결론 내렸다.

자동차 운전자 보험회사인 한화손보는 오토바이 운전자 유가족에게 사망보험금으로 9,163만원을 책정했다. 유가족은 오토바이 운전자 배우자와 초등학생 자녀, 즉 A군과 어머니였다. 당시 A군 아버지 사망 보험금은 1억5,000만원으로, A군과 어머니에게 4:6의 비율로 지급이 결정됐지만, 어머니는 사고 나기 전 이미 고향이 베트남으로 돌아가 연락이 끊긴 상황이었다.

한화손보는 A군과 후견인에게 6,000만원을 지급했고, 나머지 9,000만원은 A군 어머니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6년째 보유 중이다.

문제는 보험사가 사고 당시 상대 차량의 동승자 치료비와 합의금으로 지급한 5,333만원의 절반인 2,691만 5,000원을 초등학생인 A군에게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법원은 A군에게 한화손보가 요구한 금액을 갚고, 못 갚을 시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이자를 지급하라는 이행권고 결정을 내렸다.

청원인은 “보험사가 사망보험금을 지급할 때 어머니 몫 60%를 가지고 있으면서, 구상권은 100% 비율로 청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보험사는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어머니가 와야 준다’며 그 돈을 쥐고 고아원에 있는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걸었다”고 비판했다. A군은 현재 고아원에 머물면서 주말에만 조모의 집에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유튜브 ‘한문철TV’의 한문철 변호사가 지난 22일 올린 영상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한 변호사는 “초등학교에 고아인 A군에게 소송을 제기한 점, 보험금은 1:1.5로 분배되고 구상금 전액을 A군에게만 청구한 점, 아버지의 오토바이 사고 과실이 승용차를 상대로 한 과실보다 많이 잡힌 점, 어머니 몫을 주지 않고 소멸시효 때까지 버티면서 A군에게 구상금 청구를 하는 보험사가 너무 비윤리적”이라고 전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한화손보는 25일 강성수 대표이사 명의로 낸 사과문을 통해 “국민과 고객들께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회사는 소송을 취하하였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절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미성년 자녀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라며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초등학생에게 수천만원의 구상권을 청구했고 법조계와 여론이 들끓자 하루 만에 소송을 취하하는 모습을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의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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