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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피아’와 학교 간 갈등,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생 몫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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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비피아’와 학교 간 갈등,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생 몫으로
  • 김대원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3.29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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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를 둘러싼 양측 간 갈등심화…학교 측 사용 보이콧으로 논문 구독서비스 힘들어져
▲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업체 '디비피아' 홈페이지

[소비라이프 / 김대원 소비자기자] 최근 논문 서비스 구독료를 둘러싸고 제주도에 위치한 B대학과 디비피아 간의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많은 대학생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디비피아(DBpia)’는 226만 편의 논문을 보유한 국내 최대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 업체이다. 현재 각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이 논문을 작성한 후 비용을 지불해서 학회에 논문을 게재하면, 해당 논문들은 학술 DB업체를 통해 구독료를 지불하고 볼 수 있게 되어있다.

학술논문업체는 학회에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전자전송권'을 양도받아 온라인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적으로 논문을 다운받을 경우 편당 가격은 6,000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학교를 비롯한 공공기관은 업체와 따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여 사용자들에게 학술자료를 거의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디비피아의 구독료 인상요구에 반발하여 제주도 B대학의 도서관 측에서 디비피아의 구독을 보이콧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B대학과 디비피아 간의 계약기간은 올해 1월 31일 부로 종료되는 상태여서, 학교와 디비피아 간의 재계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디비피아 측에서 구독료 인상을 요구했고, 학교 측은 과도한 인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재계약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B대학 도서관 관계자는 “대학의 구조조정 작업과 등록금 동결 등 대학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자자료 구독의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디비피아 측은 9%의 구독료 인상을 고수했고, 향후에도 구독료 인상률 타협은 없을 것임을 통보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디비피아 측의 일방적 구독료 인상이 서비스 보이콧이라는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반면, 디비피아 측도 거세게 반발하며 학교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디비피아 측은 “기존 계약서에 따르면 B대학교의 2019년 인상금액은 217만 원이고, 작년 구독금액 대비 이용량은 논문당 425원 수준”이라며 “학교 측 주장에 따른 과도한 인상이라는 것은 217만원인데, 이는 B대학 학생 한 해의 평균 등록금인 378만원 보다 적은 금액”이라고 반론하며 자신들의 요구조건이 절대로 과도한 조건이 아님을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한편, 학교와 디비피아 간의 갈등이 지속되자 그 피해는 해당 학교의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개별적으로 논문을 다운받게 될 경우 편당 6~7천원이 소요되지만, 논문을 쓰는 학기에는 20~30편의 논문을 봐야 한다”고 말하면서 “학문연구가 걸린 사안인 만큼 논문구독서비스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사실상 현재 학교와 업체 간의 갈등이 하루 속히 해결되어야 함을 피력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강한 사람끼리 싸우는 과정에서 애꿎은 약한 사람만 피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다. 현재 B대학과 디비피아 간의 싸움에서 학생들만 공연히 피해를 보는 상황과 맞아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학교와 업체 측 모두 각자의 재정상태에 따른 이해관계가 있겠지만, 결국 논문을 구독하는 본래의 목적에는 '학문연구'라는 큰 타이틀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루 속히 학교의 학생들이 보다 원활한 학문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학교와 업체 모두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타협안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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