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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임산부 배려석, “항상 비워둬야” 의견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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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임산부 배려석, “항상 비워둬야” 의견 76%
  • 김우정, 서재현, 임태은, 장우연, 천보영 소비자기자
  • 승인 2019.02.19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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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홍보 통해 효과적인 임산부석의 활성화 필요해
▲ 사진 출처 : Pixabay
 
[소비라이프 / 김우정, 서재현, 임태은, 장우연, 천보영 소비자기자] 지난 2013년 도입 초반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던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갈등이 지하철 민원 급증, 남녀 갈등 등의 문제 등으로 확대되면서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임산부석을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은 임산부석이 비워져 있을 경우 “일반인이 앉아 있다가 임산부가 오면 비켜줘도 된다”는 입장과 “임산부가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항상 비워둬야 한다”는 입장의 대립이다. 기자들은 이와 관련하여 임산부 배려석에 관한 시민들의 의견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대한민국 남녀 1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 지하철 임산부석 구분 필요 여부

지하철 내 노약자석과 임산부석의 구분 필요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자 중 대다수인 91.2%가 필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 노약자석의 이용대상에 임산부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아 많은 시민들이 임산부석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해당 문항에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8.8%에 불과하였다.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에는 “임산부도 노약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노약자석에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산부석에 정작 임산부가 아닌 사람들이 앉는 경우가 더 많아 배려석에 대한 의미가 불투명해져서” 등의 의견이 다수였다.

▲ 임산부석이 비어있을 때 바람직한 행동

임산부석이 비어있을 때는 앉으면 안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76.6%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었으며, 앉아도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4%로 비교적 적은 수치였다. 이 같은 대목을 통하여 응답자 대부분이 임산부 배려석은 비어있는 여부와 상관없이 임산부만 앉아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임산부석의 구분은 필요하지만, 임산부석이 비어있을 때 앉아도 된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임산부석이 조금 더 넓어지고, 일반석의 한 칸이 아닌 별도공간으로 분리되었으면 좋겠다”,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진짜 임산부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방법이 도입되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 현재 임산부석에 대한 교육 및 홍보 충분도
▲ 효과적인 임산부석 활성화 방법

‘현재 임산부석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1.3%가 ‘그렇지 않다’ 라고 답하였으며, 이어 ‘보통이다(29.2%)’, ‘그렇다(8.8%)’ 순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이 현재 임산부석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임산부석에 대한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73.0%는 효과적인 임산부석 활성화 방법을 묻는 문항에 ‘TV 공익광고’ 라고 답하였다. 다음으로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배너(32.1%)’, ‘현수막(27.7%)’, ‘기사(21.2%)’, ‘기타(11.7%)’ 순으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볼 때 미디어 매체 홍보나 현수막 등 접근성 좋은 방법들이 효과적인 임산부석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 임산부 배려석 수에 대한 의견

다음은 임산부 배려석 수에 대한 설문결과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현재 임산부 배려석의 개수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하여 물은 결과, 설문에 응한 125명 중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 수가 68%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였고 그 다음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 임산부석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반면, 임산부 배려석 수를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7%에 그쳤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에 대한 질문에 임산부 배려석을 그 자체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으로 인식개선과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임산부석을 기존 좌석 옆에 배치하지 말고 노약자석 쪽에 배치해서 사람들이 '저 좌석은 임산부만 앉을 수 있다'라는 인식을 명확히 갖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임산부가 없으면 앉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지하철 광고(스크린도어)나 정기적인 차내 방송(배려 요청) 등으로 더욱 활발한 홍보와 제도적 차원에서의 도움이 필요하다”, “임산부가 아닌 다른 사람이 쉽게 앉을 수 없도록 따로 임산부 지정석을 마련하는 등 좌석에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등의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실제로 서울 지하철 취재 결과 ‘임산부 지정석’이 아닌 ‘임산부 배려석’이라는 명칭으로 임산부가 아닌데 임산부석에 앉아서 가는 사람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임산부가 아닌데 임산부석에 앉은 권 모 씨(60)는 “수술한 다리 때문에 서 있는 것이 고통스러워서 앉을 수밖에 없다”며 “임산부 배려석을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붐비는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은 임산부를 위해 비워 두어야 하지만, 사람이 별로 없을 때(자리가 많을 때) 굳이 임산부석을 피해 앉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초기 임산부의 경우 구분하기가 어려워 임산부 배지를 꼭 차고 다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산부가 가까이 오면 부저가 울리는 방식의 확대가 필요하다”,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앉는다면 벌금부과 정책을 내세워도 효과적일 것 같다” 등의 흥미로운 의견도 있었다.

종합해보면 응답자의 대부분이 ‘노약자석’과 ‘임산부석’의 구분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고, 임산부석이 비어있을 때 앉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또한, 임산부석에 대한 교육 및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의견이 60% 이상인 것으로 보아 TV 공익광고, 인터넷 포털사이트 배너, 현수막 등을 이용해 효과적인 임산부석의 활성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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