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첩보험사, 뒤져버려 생보사, 악써야주는보험사...이상한 보험회사 이름
상태바
첩보험사, 뒤져버려 생보사, 악써야주는보험사...이상한 보험회사 이름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6.04.08 12: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국 본사나 그룹사명 그대로 사용해 이상한 이름 되어 버려...소비자 배려 부족

[ 소비라이프 / 김소연 기자 ] 첩 보험사, 뒤져버려 생명보험, 악써야 보험금 줘..., 이름은 부르기 좋고 듣기 좋고 기억하기 쉬운 것이 좋다. 하지만 요즘의 보험사 이름은 부르기 어렵고 듣기 거북하고 이상한 것이 연상되는 보험사 이름들이 많다. 

DGB생명(사장 오익환)이 그렇다. DGB생명은 대구, 경북 뱅크(Daegu Gyeongbuk Bank)의 영문 첫 글자를 회사명으로 쓰고 있다. DGB금융그룹 산하 회사를 상징하지만, ‘뒤져버려...D 뒤,  G 져, B 버 려’ 의 앞글자 약자처럼 들린다. 발음상으로는 생명을 담보로 하여 '오래살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죽기를 바라는' 생명보험사로 되어, 생보사 상호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다.
 
▲ 디지비(DGB)생명 로고
DGB생명은 2015년1월 우리아비바생명이 DGB금융그룹에 매각되면서 ‘DGB생명’이란 이름을 얻었다. 사실  DGB생명은 이름이 다섯 차례나 바뀐 기구한 운명을 갖고 있다.  1988년 부산생명에서 시작해 럭키생명(2000년), LIG생명(2006년), 우리아비바생명(2008년), DGB생명(2015년)으로 다섯 차례나 바뀌었다.
 
한 소비자는 " DGB 영어 약자도 거북하지만, 생명보험 가입하고 "뒤져버려라"하는 욕 같이 들려 거북하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편하고 좋은 이름이 많을텐데, 굳이 모회사 공급자 이름을 갖다 붙여 생보사로서는 좋지 않은 이름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DGB생명은  발음상  DGB라고 이름을 부르기가 꺼려져, 아예 인기배우 이서진을 동원해 “Do Good Better” 의 약자라고 광고하고 있다. “ Do 하고 싶은 걸 하고, Good 좋은것 만 누리고, Better 더 나은 삶을 살다” 라고 억지춘향 격으로 자의적으로 좋게 해석하여 광고하고 있다.
 
AXA다이랙트자동차보험사(사장 프랑수아 르꽁뜨)도 발음이 좋지 않다. 이름이 약자와 영어 한문이 섞여 있고 길어서 어렵기도 하지만  “악써야만 보험금”을 주는 자동차보험사가 연상된다.  '자동차 사고시 먼저 소리지르고 목소리 큰 사람이 최고 라던데, 차동차 사고를 보상하는 악사(AXA)다이랙트자동차보험사 역시 ‘악써’로 발음되어 한글 발음상으로는 매우 좋지 않다. 우리나라 자동차 보험사의 잘못된 보상 행태를 그대로 떠올리게 되는 "악써야 보험금 주는 보험사"라고 그대로 연상이 된다.
 
악사 역시 프랑스기업으로 유럽 2위 규모의 세계적인 보험회사로서 교보악사라는 이름에서 교보를 떼어내고 악사로만 쓰고 있다.
 
▲ 악사다이랙트자동차보험사
여기에 더하여 드디어는 “첩”(Chubb), 처브보험사가 생길 모양이다. 본처도 아닌 ‘첩’ 보험사가 생기는 것이다.  미국 대형보험사 이름을 그대로 쓰게 되면 발음 그대로 첩이 되어 이상한 이름이 되어 버린다.
 
이들 회사는 오는 7월부터 에이스(ACE)생명과 에이스손해보험이 '처브(Chubb)생명'과 '처브손해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 쳐브보험사. 에이스생명이 처브생명, 에이스손해보험이 처브손해보험으로 오는 7월부터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쳡보험사로 발음되어, '작은마누라, 둘째마누라' 보험사라고 놀림을 받지 않을까 우려되는 회사명이다.
지난해 7월 글로벌 보험사 에이스그룹은 미국 대형 손보사 처브를 283억달러(한화 약 31조7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처브는 총 54개국에 보험 계열사를 둔 다국적 기업으로 재물 보험, 상해보험, 재보험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 소비자는 " 그룹 본사 이름이 아무리 첩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작은마누라, 둘째마누라(세컨드)' 라는 막말인데, 현지말로 무슨 뜻을  나타내는 말인지 그정도는 당연히 고려하고 이름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어이가 없다는 듯이 반문했다. 
 
당시 두 회사는 새로운 사명을 처브로 통합한다고 전했다. 에이스가 처브를 인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보통은 처브가 에이스로 법인명을 변경하지만 이번엔 반대로 에이스가 처브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에서 부르는 이름으로는 잘못 결정한 것 같다.
 
한 보험전문가는 " AIA 나 에이스생보나 손보는 규모가 우리나라 보험사의 한개 지점 규모만하게 작아 친숙하지 않지만, 사명이 자주 바뀌어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도 손보사인지 생명보험사인지 헷갈려하고 있다,
 
본사나 지점도 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민원이 많아도 거의 신경쓰지 않는 듯 소비자외면 행태를 보이더니 이번에 회사명 변경 마져도 공급자 위주로 소비자들이 이해 할수 없는 '첩보험사'로 바꾸었다"라고 말했다.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이의선 교수는 “글로벌 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지인을 고려한 브랜드 네이밍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사례는 한국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사무처장은 " 회사명칭도 소비자입장에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는데, 공급자 위주로 작명을 하다보니 소비자들이 거북해하는 이름이 그대로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소비자중심적인 마인드가  많이 부족한 보험회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