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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속 인문학] SSG.COM의 '쓱'에 숨겨진 인문학적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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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속 인문학] SSG.COM의 '쓱'에 숨겨진 인문학적 노림수
  • 송대길 기자
  • 승인 2016.03.16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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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와 'SSG'의 복잡함을 "쓱"으로 한 방에 해결...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영화로 카피와 영상 밸런스 보완

[소비라이프 / 송대길 기자] 심플하면서 강렬한 색상의 방안에 한 쌍의 남여가 등장한다. 여자는 남자에게 "영어 좀 하죠? 이거 읽어 봐요"라고 말하면서 태블릿PC를 전해 주면서 SSG를 읽게 한다. 이에 남자는 'SSG'를 단순하게 "쓱'이라고 읽는다. 여자는 "잘하네"라고 칭찬한다

이어서 여자는 창문을 닫으면서 "아, 추워"라면서 "코트하나 쓱해야겠어요"라고 말한다. 이에 남자는 "하는 김에 김치도 쓱해요"라고 말한다. 여자는 "맘에 쏙 들어"라고 덧붙인다.  

▲ (사진: SSG.COM의 "쓱'캠페인 광고/유튜브 캡쳐)

신세계그룹이 작년 말 런칭한 SSG닷컴의 광고이다. 이 광고가 강력한 색채와 단순한 메시지로 단숨에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 잡은 데 이어 그 제작 배경이 공개되면서 또 다시 화제에 올랐다.

유통의 미래를 놓고 소셜커머스와 한 판 전쟁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작년 말 쇼핑포털 SSG닷컴을 출범시킨 바 있다. SSG닷컴의  런칭을 알리는 이 광고캠페인은 런칭부터가 기존 광고와 결이 달라 소비자의 시선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신세계측은 신세계(新世界)라는 기업명이 인터넷세대에게는 좀 올드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 것이다.  그 고민의 산물이 바로 SSG.COM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SSG.COM으로 신세계 마케팅 부서의 고민은 해결 되었을 지 모르나 SSG.COM 런칭 광고를 제작해야 하는 광고대행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 졌을 것이다.

▲ (사진: SSG.COM의 "쓱' 캠페인광고/유튜브 캡쳐)

SSG 런칭캠페인을 담당한 광고회사 직원들은 이 고민을 "쓱'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이 '쓱'을 인터넷 포털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일련의 행동으로 까지 확대 해석했다. 문제를 기회로 적극적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게으른 인간의 두뇌가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하기 싫어 한다는 심리학적인 현상을 한방에 해결 한 것이다. 이것이 SSG 런칭 캠페인이 성공한 첫번째 요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쓱'이라는 카피 라인이 너무 가벼워 신세계의 기존 고급 이미지와 상반 되지 않느냐는 내부 의견을  해당 광고회사인 SH애드는 강력한 색채의 비주얼로 보완했다.

SH 애드 담당자들은, 현대인의 고독을 잘 표현한 것으로 유명한 20세기 미국의 대표적인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그림과 이를 영화화한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을 모티브로, 비주얼의 문제를 해결했다고 했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영화의 영상으로 카피와 영상의 균형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 (사진: '셜리에 관한 모든 것'/유튜브 캡쳐)

SSG닷컴의 광고를 통해 '에드워드 호퍼'와 '셜리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쓱' 광고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는 순환고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이른바 스토리가 있는 캠페인이 된 것이다.  이것 '쓱' 광고의 두번 째 성공 요인이라 하겠다.

흔히 영화에서 사용되는 오마쥬(Hommage)가 광고에서도 잘만 활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인 것이다. 흔히 광고에서 영화나 코미디내용을 아이디어만 차용해서 제작하는 경우는 있으나  '쓱'의 경우와 같이 전략적 으로 활용한 경우는 흔지 않다.

이러한 런칭 캠페인의 성공으로 SSG닷컴의 매출은 20%이상 성장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광고도 이제는 마케팅 수단은 물론 한 시대를 반영하는 문화이며 그 시대의 문화로 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는 수단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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