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노유성 기자] 국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이 하락해 콜라보다 저렴해졌다.
21일 유가정보 제공 사이트 ‘오피넷’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사이트 등에 따르면 12월 3번째 주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434.8원을 기록했다. 코카콜라 1.5ℓ 가격은 평균 2648원으로 리터당 1765.3원이다. 휘발유 1ℓ가 같은 양의 콜라보다 330.5원 저렴한 셈이다.
1년 전만 해도 휘발유가 콜라보다 비쌌지만 반 토막 난 국제유가의 영향으로 가격이 역전됐다. 지난해에는 콜라 가격이 12월5일 현재 ℓ당 1662.7원(1.5ℓ 2천494원), 휘발유 가격은 12월2일 현재 ℓ당 1769원으로 휘발유가 콜라보다 106.2원 비쌌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콜라보다 싸졌지만 생수보다는 3.1배나 비쌌다. 참가격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 1위인 삼다수 2ℓ짜리 6개 묶음의 가격은 5583원으로 ℓ당 465.3원이다.
다만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은 국내 생수의 반값이다.
현지시간으로 18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158.9ℓ)당 34.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ℓ당 가격은 0.22달러(약 260원)로 삼다수 가격의 56% 수준이다.
국제시장 원유가격과 국내 휘발유 소매가격의 차이는 석유 정제제품인 휘발유의 가격이 원유보다 비싼데다 운송비 등의 비용이 들고 세금이 많이 붙기 때문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2주차 기준 국내 주유소 판매 휘발유 가격 1447원에서 세금은 877원으로 61%나 차지한다.
휘발유 값 하락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큰 미국의 경우 휘발유가 콜라는 물론 우유보다도 저렴하다.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를 보면 11월 미국의 일반 무연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3.785ℓ)당 2.2 달러로 같은 양의 우유(3.3달러)의 3분의2 정도다.
국제 유가 하락은 중국의 성장 둔화와 공급 과잉 등이 맞물린 데 따른 것이다.
철광석, 석탄, 구리 등의 원자재 가격도 비슷한 이유로 급락하고 있다.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지난 2011년 4월 175.42에서 18일(현지시간) 77.45로 떨어졌다. 특히, 국제 철광석 시세는 최근 톤당 40달러 밑으로 내려가는 등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대표적 달러표시 자산인 금의 가격은 미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던 2011년 온스당 2000 달러까지 치솟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지난주 약 1050 달러로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