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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 전국에 22만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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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 전국에 22만여 명
  • 차윤우 기자
  • 승인 2015.12.1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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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우유 못 마시는 학생, 경기 85만명, 서울 67만명, 인천 30만명

[소비라이프 / 차윤우 기자] ‘칼슘(우유)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들이 전국적으로 22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저(低)소득 가정의 자녀여서 학교에서 무상으로 우유급식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다니는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채택하지 않아 무상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는 초ㆍ중ㆍ고교생의 숫자다.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이영은 교수(대한영양사협회 부회장)는 15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학생이 다니는 학교의 방침(우유 급식 미실시) 때문에 ‘칼슘의 왕’으로 통하는 우유를 무상으로 제공 받지 못해 칼슘 부족이 우려되는 초ㆍ중ㆍ고생이 22만5574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거꾸로 가는 우유 학교급식, 칼슘 복지 사각지대 넓혔다’을 주제로 한 기자 간담회에서다.

간담회에서 이 교수는 “지난해 국내 초ㆍ중ㆍ고교의 우유 급식률은 53.3%로 3년째 5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의 학교 우유 급식률(92.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은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어린이ㆍ청소년이 우유를 적게 마셔 뼈 성장에 필수적인 칼슘 섭취가 부족하게 되면 한국인의 평균 신장이 일본인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 학교에서 우유를 무상으로 마시고 있는 학생의 수는 약 115만(2013년 기준)명. 학생이 값을 지불하고 학교에서 우유를 마시는 학생(약 220만명)의 절반 정도다. 

학교에서 무상으로 우유를 마시는 학생 중엔 해당 지자체나 교육청에서 우유 값을 지원하는(일반 무상) 66만여 명도 포함돼 있다. 저소득층 가정의 초ㆍ중ㆍ고등학생, 차상위계층 가정의 초등학생,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의한 특수교육 대상 학생 등 약 45만명도 무상으로 우유급식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무상 우유급식 대상자이지만 학교 방침으로 우유 급식을 실시하지 않아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칼슘(우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학생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또 국내 각 급 학교의 우유급식 실시율(2013년, 학생 수 기준)이 특수학교(98.8%)>초등학교(80.3%)>중학교(36.3%)>고등학교(23.4%) 순이고, 17개 광역 시ㆍ도별 학교 우유 급식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초등학생의 경우 인천(11만여명)ㆍ부산(10만여명)ㆍ서울(3만여명) 순으로 학교에서 우유급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서울(29만여명)ㆍ경기(28만여명)ㆍ부산(10만여명)ㆍ인천(8만여명), 고등학생은 경기(41만여명)ㆍ서울(33만여명)ㆍ인천(9만여명)ㆍ경남(8만여명)의 우유 급식률이 낮았다.

을지대 식품영양학과 이해정 교수는 “칼슘 보충과 바른 성장을 위한 우유의 적정 섭취량은 3∼11세 아동의 경우 하루 2잔, 12∼18세 어린이는 하루 3잔”이며 “탄산음료 대신 우유 마시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영은 교수는 기자 간담회에서 학생(1725명)ㆍ학부모(1598명)ㆍ영양교사(1723명) 등 모두 5046명을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 연구결과(우리나라 학교 우유급식 관리현황 및 영양사들의 인식 조사)는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우유 급식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은 긍정이 훨씬 많았다. 초등학생의 77.5%, 중학생의 85.2%, 고등학생의 89%가 우유 급식이 ‘좋다’고 응답했다. 또 초ㆍ중ㆍ고생 절반 이상이 ‘학교 우유 급식이 우유 섭취 증가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초ㆍ중학생에게 학교 우유급식이 좋은 첫 번째 이유는 ‘키가 크는데 도움이 됨’이었으나 고등학생에겐 ‘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최고점을 받았다. 키 크는데 우유가 필수적이라고 여기는 고등학생은 거의 없었다.  

학생들은 학교 우유 급식이 싫은 이유론 ‘맛이 없어서’, ‘특유의 냄새가 싫어서’, ‘흰 우유가 싫어서’ 등을 꼽았다.  

학부모의 경우 학교 우유 급식에 대해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초등학생 학부모는 94.1%, 중학생 학부모는 92.2%, 고등학생 학부모는 88.8%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우유급식 제공에 찬성했다. 

반면 ‘우유가 학교급식에 포함돼야 하는지’에 대한 우유급식 미실시 학교 소속 영양교사들의 의견은 찬성 45%, 반대 55%로, 반대가 약간 우세했다. 우유급식 미실시교의 영양교사들은 우유 급식을 하지 않는 이유로 ‘학부모나 학생이 원하지 않아서’(70%)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은 ‘학교 방침 때문에’(9%), ‘관련 업무가 증가해서’(4%), ‘학생 부담이 늘어서’(3%) 등이었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는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KOFHS)가 주최(주관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후원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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