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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몸짓’ 세계가 놀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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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몸짓’ 세계가 놀라다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8.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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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은 ‘축제사관학교’다. 다른 시·도 공무원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바쁜 공무를 틈타 함평군을 찾는 건 문화관광의 성공노하우를 배우기 위해서다. 경기도 화성시, 울산시 남구, 충남도 공주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다녀갔다. 함평군이 전국 지자체의 모델이 된 것은 나비축제가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면서부터다. 나비축제는 함평군의 대표적축제로 10년째 이어오고 있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함평군은 3무(무천연자원, 무산업자원, 무관광자원) 고장으로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재정자립도는 12%. 홀로서기가 힘든 곳이다. 또 군민의 70%가 농업종사자였다. 또 유명산이나 바닷가 등 변변한 관광자원도 없어 한해 관광객이 20여 만 명 수준이었다. 이런 함평군이 나비축제를 열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들의 성공모델이 됐다. 지자체의 성공신화를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함평군은 ‘축제사관학교’

첫 번째 나비축제에 60만 여명이 다녀간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방문객이 늘어 지난 8회땐 171만 여명이 함평군을 찾았다. 9회엔 엿세란 짧은 축제기간에도 102만 여명이 다녀갔다. 게다가 2005년부터 3년 연속 문화관광부 선정 우수축제로 뽑혔다. 올해엔 최우수축제로 뽑히며 국내 최고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


세계 유명 나비·곤충학자들 찾아

함평군은 올해 나비축제 10회째를 맞았다. 이번 축제는 나비와 곤충을 소재로 세계 최초의 친환경엑스포인 ‘2008함평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열었다. 이를 계기로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했다. 외국인관광객 3만 여명을 합쳐 126만 여명이 다녀갔다.

또 프란티섹 세날 국제곤충학회장, 토마스 밀러 캘리포니아주립대학 교수 등 미국, 독일, 호주, 중국, 일본의 나비·곤충관련학자들이 찾아 세계 최대 나비축제로 인정 받았다.

함평군은 이를 통해 엑스포 입장료수입 93억 4000여만 원을 비롯, 135억여 원의 수입을 올렸다. 군 관계자는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야말로 대박을 터트렸다.

함평군은 나비축제 외에도 ▲대한민국 국향대전(▶관련화보 26-27면) ▲꽃무릇 축제 ▲갯벌체험 등 다양한 친환경축제를 열고 있다. 이런 축제로 관광불모지였던 곳이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함평의 성공신화는 여기서 머물지 않는다. 지역특화발전특구위원회에 함평천지한우 산업특구를 신청, 지난 9월 지정받았다. 이로써 나비축제와 함께 지역경제발전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8100억원대 투자 유치

함평군은 군 전역에 고급육 친환경 생산단지를 만들어 과학적·체계적인 사양·유통관리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바코드방식의 식별장치를 RFID(전자식별장치)로 바꿀 예정이다.

또 섬유질분해효소 등 악취제거제를 개발, HACCP(위생관리시스템)인증을 획득해 쾌적한 환경에서 위생적·표준화된 사육관리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함평한우특구엔 올부터 2012년까지 680억 원이 들어간다.

이밖에도 함평군은 2003년부터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35개 업체와 8100억 원대의 투자유치 계약 맺었다.

또 2005년 혁신도시 탈락 뒤 국가산업단지(약칭 산단) 조성의 필요성을 중앙부처에 꾸준히 건의했다.  결과 지난해 7월 국토해양부가 함평군 월야면 일대에 국가산단을 조성키로 했다. 함평군은 이를 통해 17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8만6000여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이석형 함평군수


황무지를 문화도시로 일군 CEO

방송PD 노하우 살려 나비축제 기획

황무지 ‘친환경 생태도시’로 탈바꿈


나비로 훨훨 난 이석형 함평군수가 스타강사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이 군수의 창의행정 노하우를 듣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기업, 대학 등에서 강의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3년여 동안 청와대, 국토해양부, 삼성물산, 에버랜드, 대전시 동구청 등 100여 차례 이상 특강요청에 응했다.

이 군수가 유명강사로 떠오르게 된 것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통해 ‘블루오션’분야를 개척해 고부가가치 창출로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이른바 시대가 요구하는 CEO유형에 가까워서다.

이 군수는 나비축제로 아무것도 없던 함평군을 세계축제도시로 만든 주인공이다. 1998년 민선 2기 함평군수에 취임,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나비축제를 고안했다. 나비축제로 보잘 것 없는 지역특성을 친환경생태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켰다.

함평군은 다른 지역보다 덜 발달해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었다. 이 군수는 깨끗한 환경에만 사는 나비의 특성을 이용, 친환경이미지를 부각시킨 나비축제를 열었다.

“함평은 농업 외엔 다른 산업이 없었습니다. 천연자원도 없고, 공장도 없고, 관광자원도 없는 소위 3무(無)지역이었죠. 지역발전을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 방송국 프로듀서시절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알게 된 나비가 떠올랐습니다. 나비는 깨끗한 환경에서만 사는 특성이 있어요. 함평의 깨끗한 자연환경과 딱 들어맞는 소재였습니다. 함평을 친환경이미지화 시킨 겁니다.”

올 5월엔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로 열렸다. 관광객들 찬사가 이어졌다. 프란티섹 세날 국제곤충학회장은 “함평군은 지구촌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곤충전시행사를 열고 있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곤충생태공원에 걸맞는 특별한 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라고 극찬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온 여행전문기고가 라쏘 크놀로(남·49) 씨는 “기대와 상상을 넘어선다”면서 “상상력이 만들어낸 훌륭한 축제현장이다”고 감탄했다.

한편 이 군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사계절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관광인프라를 확고히 갖추고 수익을 창출해 지역문화관광산업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끌어갈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주제영상 애니메이션, 만화 등 엑스포가 갖고 있는 문화콘텐츠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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