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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달걀은 허위·과장광고…실은 '닭장 달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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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달걀은 허위·과장광고…실은 '닭장 달걀'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10.02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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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단체, 홈플러스·CJ제일제당 허위·과장광고 공정위 신고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일부 식품기업들이 공장식 환경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을 마치 초원에서 방목된 닭이 낳은 '친환경 달걀'인 것처럼 허위·과장 광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친환경 이미지를 사용해 일반 달걀에 비해 비싼 값으로 달걀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나 폭리를 취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와 녹색당,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등 3개 단체는 1일 오전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와 CJ제일제당 등이 실제로는 배터리 케이지 안에서 닭을 감금 사육하면서 제품 포장에는 닭들이 초원에서 뛰노는 모습을 사용하거나 '방사 유정란' 등의 문구를 쓰는 등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3개 단체에 따르면 현재 판매 중인 홈플러스의 'Green Life 방사 유정란' 포장지에는 초원에서 방목하는 닭과 농장의 사진과 함께 '방사 유정란은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암탉과 수탉이 함께 어울려 낳은 생명을 존중한 안전한 계란'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또한 CJ제일제당의 '더 안심 건강란' 역시 포장지에 초원에 방목 중인 닭과 농장 사진을 배경으로 '맛있는 자연주의 프레시안'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자체 조사 결과 이들 두 제품 모두 초원에서 방목된 닭이 낳은 달걀이 아닌 배터리 케이지에 가둬 사육한 닭이 낳은 달걀이었다"고 밝혔다.

카라 소속의 김현지 활동가는 "실제 사육환경과 다른 달걀 포장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며 "홈플러스와 CJ제일제당은 거짓 광고로 소비자를 속여 달걀을 더 비싸게 받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터리 케이지에서 나온 달걀을 원치 않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위해서라도 일관된 기준의 사육환경 표시제가 도입돼 최소한 케이지, 평사, 방목 사육 정도는 구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케이지는 면적 0.05㎡짜리 철창 구조물에 동물을 가둬 사육하는 방식이다. 철창 구조물은 신문지를 세 번 접은 크기로, 닭 한 마리에 주어지는 공간은 A4 용지 1장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이들 단체는 홈플러스와 CJ제일제당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과장광고 행위로 신고하기로 했다.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 소속의 장서연 변호사는 "이번 공정위 신고는 동물복지와 윤리적 소비의 관점에서 소비자의 진정한 선택권과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들이 축산농장 동물의 사육방식에 대해 실제와 다른 허위·과장 광고로 부당한 이득을 취해온 것에 제동을 걸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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