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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홈쇼핑, 설립취지 실종? "대주주 배불리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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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홈쇼핑, 설립취지 실종? "대주주 배불리기 급급"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9.2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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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쇼핑, '팔수록 적자' 자본잠식 우려까지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중소납품업체들을 보호하면서 이들의 제품판매 확대를 위해 출범한 공영 홈쇼핑 '아임쇼핑'의 방송이 대주주 관련 상품으로 편중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공영홈쇼핑을 운영할수록 연평균 100억원의 자본잠식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 대주주 배만 불리는 공영홈쇼핑?…농축수산식품 87%가 대주주 상품

새정치민주연합 송호창 의원이 지난 14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공영홈쇼핑은 농수산식품을 판매하면서 무려 87%의 방송을 주주사인 농협경제지주회사 및 농협중앙회가 벤더(TV홈쇼핑과 납품업체 사이의 중간 유통업체)로 참여한 제품을 편성했다. 또한 한삼인, 목우촌 등 주주사의 상품들을 끼워팔고 있음이 드러났다.

공영홈쇼핑 '아임쇼핑'은 7월 14일 개국이후 총 613번의 농축수산식품을 방송했는데, 이 중 농협경제지주사가 벤더로 참여한 상품을 387번, 수협중앙회가 벤더로 진행한 상품을 161번 판매했다. 공영홈쇼핑이 개국이후 올린 223억원(8월 20일 기준)의 매출액 가운데 농축수산품 매출이 약 90억원을 차지했다.

이뿐만 아니라 공영홈쇼핑이 판매한 한삼인, 목우촌 등의 제조사인 농협홍삼과 농협목우촌은 공영홈쇼핑의 2대주주인 농협경제지주의 계열사로 매출액 또한 매우 높아 영세중소기업으로도 보기 어렵다. 농협홍삼은 전년도 매출액이 526억원, 농협목우촌은 전년도 매출액이 무려 5,078억원이나 되는 우량기업이다.

특히, 농협홍삼이 제조하는 홍삼제품은 개국이후 총 23번 방송됐고 시간상으로는 1,220분을 방송했는데 이는 전체농수산식품 방송 중 최장시간방송에 해당된다. 또한 한삼인과 목우촌은 이미 GS홈쇼핑, CJ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홈앤쇼핑 등 기존 홈쇼핑에서도 모두 성황리에 판매된 적 있는 제품들이다.

송호창 의원은 "한삼인, 목우촌 등의 업체보다 더 판로확대가 시급한 영세업자들이 많음에도 공영홈쇼핑은 대주주 상품 밀어주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홈쇼핑이 판매경로의 부익부 빈익빈 해결에 비여하지 못하면 유지될 명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 공영홈쇼핑 '팔수록 적자'  자본잠식 우려

공영홈쇼핑을 운영할수록 연평균 100억원의 자본잠식이 우려돼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14일 중소기업청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중소기업유통센터 공영홈쇼핑 운영현황'을 검토한 결과 수수료가 영업비용에 비해 지나치게 낮아 자본잠식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의 자본금은 중기유통센터가 400억원, 농협이 360억원, 수협이 40억원 등 총 800억원을 들여 출연했다.

공영홈쇼핑의 평균 판매수수료는 23%로 민간홈쇼핑 평균 수수료율 35%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판매수수료에는 쇼호스트, 모델, 세트제작, 스튜디오진행관리, 방송제작, 신용카드 수수료 등 대부분의 비용이 포함된다.

박완주 의원은 "아임쇼핑의 실제 판매수수료는 27.5%로 영업매출이 늘수록 자본잠식을 앞당길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공영홈쇼핑 예상매출은 올해 280억원에서 2016년 1350억원, 2017년 2230억원, 2018년 273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득은 커녕 연평균 100억원씩 자본잠식이 예상된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어 "중소기업과 농산물을 위해 출범했떤 농수산홈쇼핑(현 NS홈쇼핑), 39홈쇼핑(현 CJ오쇼핑)은 정부가 직접 주주로 참여했지만 실패한 사례가 됐다"며 "공영홈쇼핑은 민간홈쇼핑의 불공정거래 해소역할이 기대되지만 수수료율 등 자본운영에서는 문제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영홈쇼핑이 출범한 지 석달도 안돼 채널명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당초 채널명에 대해 대주주 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며 공영홈쇼핑이 졸속으로 추진됐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20일 업계와 중소기업청, 농협 등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최근 채널명 변경을 위해 용역업체를 선정했으며, 오는 10월 말까지 용역을 맡긴 후 새로운 채널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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