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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는 돼지목살…고기도 '저지방'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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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는 돼지목살…고기도 '저지방' 바람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8.13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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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소량·믹스 경향…'반반' 판매 인기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맛보다는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돼지고기 시장에까지 저지방 열풍이 불고있다. 이른바 ‘금겹살’로 불리며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잔 비싼 몸값을 자랑했던 삼겹살이 목살가격에 추월 당한 것이다.

목살 가격이 삼겹살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한농연)이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작성한 돼지고기 가격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목살과 삼겹살의 kg당 평균 도매가격은 각각 1만3,642원과 1만3,610원이다.

10여년 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 지난 2003년 공장출고 도매가격 기준 일반 냉장 삼겸살 1kg의 가격은 7,380원으로, 5,999원인 목살보다 훨씬 비쌌었다. 2010여년부터 두 부위의 가격차가 줄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결국 목살이 삼겹살 가격을 역전한 것이다.

올 들어서도 목살가격 상승세는 지속 중이다. 6월 둘째주까지 목살의 평균도매가격은 1만4,142원인 한편 삼겹살은 1만3,973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가격 상승폭 자체도 목살이 더 크다. 지난해 목살과 삼겹살 가격의 2013년 대비 상승폭은 각각 17%와 13.9%다.

 
◆ 건강 우려 때문에 삼겹살 소비 줄어

한농연은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저지방 부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목살 수요가 늘어 가격도 오른 것으로 분석했다.

삼겹살은 지방 함유량이 많은 만큼 육질이 부드러운 한편 목살의 경우 지방조직 분포는 다소 낮은 대신 살코기 함량이 풍부한 장점이 있다.

또한 목살은 삼겹살보다 조리 과정에서 기름이 덜 나오고 연기도 덜 난다. 따라서 석쇠와 숯불을 애용하는 캠핑족은 삼겹살보다 목살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도 볼 수 있다.

식감이 퍽퍽한 탓에 소비자에 따라 선호도 차이가 났던 저지방 부위인 앞다리살의 몸값도 웰빙 열풍을 타고 많이 올랐다.

반면 삼겹살 소비는 주춤하다. 한농연이 올해 3월 소비자 689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전년보다 돼지고기 삼겹살 소비가 줄었다는 응답(33.6%)이 늘었다는 비율(27.1%)보다 많았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은 46.2%가 건강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 목살 열량·지방 함량, 삼겹살 보다 낮아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가 공개한 돼지고기 부위별 정보에 따르면 목살의 100g당 열량과 지방 함량은 각각 180칼로리, 9.5g으로 삼겹살(열량 331칼로리·지방 28.4g)보다 낮다. 대신 단백질 함량은 목살(20.2g)이 삼겹살(17.2g)보다 조금 높다.

◆ 1인 가구 겨냥한 ‘반반팩’ 출시

한편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반반팩’이 인기다. 반반팩은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1~2인분(200~400g)씩 소포장한 상품이다. 농협은 최근 ‘칼 없는 정육점’의 지난달 총매출이 1억 8,600만원으로 1년 새 5.5배 늘었다고 밝혔다.

‘칼 없는 정육점’은 동네 슈퍼나 편의점 등에서 고기를 팔 수 있는 무인 정육 유통 시스템이다. 고기를 잘라줄 사람도, 특별한 장비도 필요 없다.

1.5㎡ 좁은 공간에 냉장 진열장이나 냉장고 한 대만 들여놓으면 된다.

이 칼 없는 정육점의 최대 히트상품이 바로 반반팩이다. 가격은 일반 정육점보다 다소 비싸다. 소량 공급이어서 포장비와 물류비가 더 들기 때문이다. 삼겹살의 경우 100g당 3,400원 수준으로 정육점보다 200원가량 비싸다.

한만구 농협 칼 없는 정육점 팀장은 “고기는 통상 1근(600g) 단위로 파는데 1~2인 가구는 한 번에 다 먹지 못해 남은 고기를 냉동실에 넣어야 한다”면서 “얼리면 고기맛이 떨어져서 신선한 고기를 먹기 원하는 싱글족과 핵가족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 각기 다른 돼지고기 부위 ‘반반’ 판매 인기

‘삼겹살+목살’ 혹은 ‘삼겹살+항정살’처럼 각기 다른 돼지고기 부위를 반반씩 담은 반반팩도 있다. 축산식품업체 선진의 ‘선진포크 반반팩’이 대표적이다.

칼 없는 정육점에서는 삼계탕, 곰탕, 꼬리곰탕 등 육가공 제품도 판다. 전국에 350여개 칼 없는 정육점이 있다. 농협은 내년에 450개로 늘릴 계획이다.

한편 올 추석에는 1등급 한우를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우 사육 마릿수가 계속 줄어서 추석에 시장에 나올 한우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20% 줄어들 전망이다. 물량이 달리다 보니 8~9월 한우 1등급 평균 도매가격은 kg당 1만 7,000~1만 9,00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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