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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예뻐지자?…'셀프 성형기구' 부작용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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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예뻐지자?…'셀프 성형기구' 부작용 주의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7.31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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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커풀 안경·코뽕 등 부작용 우려…성장기인 청소년들 각별한 주의 필요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최근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이른바 '셀프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쌍커풀 테이프', '코뽕', '얼굴윤곽 밴드' 등 셀프 성형기구는 인터넷으로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값도 저렴하기 때문에 구매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셀프성형 기구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 지난 6월, 박 양(15세, 인천 중구)는 콧날를 세운다는 '코뽕'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박 양은 인터넷에 코뽕 후기들을 보며 자신도 날카롭고 예쁜 콧날이 된다는 기대에 부풀어 매일 코뽕을 착용했다. 하지만 2주 후, 박 양은 콧속이 헐어 통증이 생기고 코피가 나는 부작용이 생겼다.

# 지난 2일, 최 양(17세, 서울시 양천구)는 V라인을 만들어준다는 '얼굴윤곽 밴드'를 구입했다. 평소 사각턱이 컴플렉스였던 최 양은 매일 저녁 1시간 씩 얼굴윤곽 밴드를 착용했다. 열흘 후 양쪽 턱과 볼에 약간의 통증을 동반한 당기는 느낌이 들었지만 최 양은 얼굴윤곽 밴드의 효과가 나타나는 줄 알고 좋아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더 흐르자 하품할때마다 턱에서 '딱딱' 소리가 났고 양쪽 턱의 통증은 점점 더 심해졌다.  

셀프 성형기구는 초기에 쌍커풀액, 쌍커풀 테이프로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쌍커풀 안경, 콧대를 높이는 집게, 콧구멍 안에 기구를 넣어 콧날을 세우는 코뽕, 얼굴을 압박해 갸름한 얼굴선을 만들어주는 얼굴윤곽 밴드 등 다양해졌다.  

셀프 성형기구들은 대부분 3000~100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대이며, 시중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인터넷에 '셀프 성형'이라고만 검색해도 블로그·인터넷 카페 등 셀프기구 거래와 후기들도 많이 보인다. 셀프성형기구의 상담 요청과 사용 후기를 보면 주로 구매 계층은 10대 청소년과 20대 여성들이다.

▲ 인터넷에 '코뽕'을 검색하면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인터넷 검색화면 캡처 후 편집)
하지만 셀프 성형기구들의 효과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사용 뒤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유행하는 '쌍커풀 안경'은 안경처럼 생긴 도구에 플라스틱 와이어로 눈두덩이를 눌러 쌍커풀을 만드는 기구다. '매일 5분만 끼고 있어도 쌍커풀이 생긴다', '부작용이 없다' 등의 허위·과장광고로 청소년들을 유혹하고 있으나 한참 성장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장기간 착용하면 부작용을 나타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소재의 E안과 의사는 "쌍커풀 안경을 오래 써도 영구적인 쌍커풀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눈두덩이를 인위적으로 누르는 힘 때문에 안구를 자극하고 눈커풀의 탄력을 떨어뜨려 이완증을 유발하며, 각막을 스칠 경우 상피조직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코뽕

또한 예쁜 코를 만들 수 있다는 '콧대 집게', '코뽕' 등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콧대 집게는 코 연골을 집게로 집어 올리는 도구며,  코뽕은 콧속에 C자 모양의 기구를 넣어 코끝을 올리는 기구다. 이 기구도 '수술 없이 자연스럽고 예쁜 코를 만들 수 있다', '아기젖병 소재로 만들어서 인체에 무해하다' 등의 광고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소재의 H이비인후과 의사는 "청소년은 코뼈가 성장 중이기 때문에 콧대 집게로 계속 압박을 가하면 코뼈와 연골이 미세하게 틀어질 수 있으며, 기형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며 "코에는 점막과 혈관이 많은데, 코뽕과 같은 이물질을 지속적으로 넣으면 염증이 생기고 혈관이 충혈돼 비염이나 콧구멍 피부 늘어짐 등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갸름한 얼굴선을 만들어주는 '얼굴윤곽 밴드'도 부작용 위험이 있다. 서울시 종로구 소재의 K 치과 의사는 "청소년은 턱관절이 다 완성되기 전인 시기이므로 지속적인 압박 등의 충격을 가하면 턱관절 장애 및 얼굴모양 비대칭 생길 수 있다"며 "턱관절장애가 생기면 입을 못 벌리고 극심한 통증까지 유발하며, 통증이 목이나 어깨 등으로 번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의 주의경고뿐 아니라 인터넷에 '셀프 성형 부작용'을 검색하면 수많은 부작용 사례들과 사진·동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쉽게 구할 수 있는 저렴한 셀프 성형기구들은 품질보증서가 없는 경우가 많으며, 사용 시 부작용에 대한 설명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명서에는 단지 '부작용 발생 시 사용을 중단하라' 는 말뿐이다.

하지만 셀프 성형기구들을 단속할 법적 근거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셀프 성형기구는 미용기구인데 마치 의학적 효과가 있는것 처럼 광고한 점이 검증되면 단속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셀프 성형기구 자체를 단속할 근거는 따로 마련돼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성형외과 및 안과·이비인후과 등의 의사들은 셀프 성형기구에 대해 "의학적 효과가 분명히 밝혀진 바가 없으며, 공인된 의료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성 여부도 불확실하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인증받은 제품이라도 의사의 권고에 따라 사용시간·주의사항 등을 정확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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