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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蘭을 기르고 蘭은 나를 키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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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蘭을 기르고 蘭은 나를 키우네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8.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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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이 드문 깊은 산골짜기에 홀로 숨어 꽃향기를 풍기는 난(蘭). 예로부터 군자에 비유돼 사시사철 푸르른 잎 새는 한결같이 사랑을 받아왔다.

고아한 기품과 화려함이 넘쳐흐르는 난은 동양란, 서양란으로 나뉜다.

청순한 분위기의 동양란은 고고하고 은은한 꽃과 향기, 잎에 나타나는 무늬 등을 관상대상으로 하는 반면 서양란은 크고 화려한 꽃을 즐긴다.


동양란 ‘은은’, 서양란 ‘화려’

한국난문화협회에 따르면 국내서 난을 키우는 인구는 30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취미가 아니더라도 집이나 사무실에 1~2개 정도의 난 화분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난을 키우는 게 그리 먼 일만은 아닌 듯싶다.

난은 일반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을 준다. 한 촉에 몇 천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 난을 훔친 절도범에 대한 기사나 국립공원구역에서 자생난을 불법채취, 밀반출하려다 적발됐다는 얘기를 들을 때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난 값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관상성, 종자성, 희귀성, 배양성을 들 수 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잎이 넓고 두터울수록, 잎 끝이 둥글고 수형이 멋있을수록, 무늬와 녹과의 대비가 뚜렷하다. 색상이 맑고 선명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비싼 것은 한 촉에 1억 원이 넘는 것도 있고 1만 원대 이하 값싼 종류도 많다. 비싼 것은 그만큼 희귀하므로 좋은 난이긴 하나 값이 난의 아름다움을 평가해주는 잣대는 아니다.

또 난을 기르다 보면 사람마다 취향이 생기므로 굳이 값에 구애받을 필요는 없다.


까칠하다고요?…애정만큼 잘 자라

난은 흔하기도 하지만 분명 만만찮은 화초다. 난분 하나 없는 집도 드물지만 난 한번 죽여보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난은 기르기 힘든 ‘까다로운 화초’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난 애호가들은 “난은 선인장만큼 기르기 쉽다”고 말한다. “난을 죽이는데 3년이 걸린다”는 속담이 있으니 말이다.

결국 난에 대해 조금 더 신경써주고 관심을 갖는다면  누구나 충분히 잘 기를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적막한 도시생활 속에서 조금씩 자라 오르는 푸른 잎들과의 교감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현대생활에서 누릴 수 있는 또 다른 풍류가 아닐까.  정성으로 가꾼 난초에서 꽃망울이 살며시 피어오를 때 우리는 또 다른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주변을 살펴보자. 어디 버려져 소외받고 있는 난분은 없는지. 아니면 경기도 일산 근교나 서울 양재동 화훼단지에 가서 내 마음에 드는 ‘난 친구’를 한 번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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