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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물산과 한판 승부.....연기금은 삼성물산 흑기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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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삼성물산과 한판 승부.....연기금은 삼성물산 흑기사인가?
  • 김태경 기자
  • 승인 2015.06.08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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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17일 삼성물산 주총에서 표대결 예상

[소비라이프 / 김태경 기자] 삼성물산 3대 주주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에 보유 주식을 현물 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는 요구를 담은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다음 달 17일로 예정된 주총을 앞두고 표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연기금이 삼성물산 주식을 매집하고 있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5일 "엘리엇 측에서 어제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할 것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지난 2일까지 삼성물산 지분 4.95%를 보유하고 있던 엘리엇은 지난 3일 2.17%를 추가로 매집해  지분을 7.12%로 늘렸다고 전일 공시한 바 있다. 엘리엇은 또한, 제일모직과의 합병 조건이 삼성물산 주주들에 불리하게 산정됐다며 합병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 삼성물산은 다음 달 17일 예정된 주총에서 엘리엇과 사실상 표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다음 달 17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염두에 두고 삼성그룹과 엘리엇매니지먼트는 각각 우호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를 의결하려면 참석주주의 3분의2, 발행주식의 3분의1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만약, 엘리엇이 3분의1 이상 우호지분을 확보한다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무산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실제로 표 대결이 이루어질 경우 엘리엇매니지먼트는 외국인 투자자들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삼성물산의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은 33.08%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 산술적으로만 보면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외국인 투자지분을 모두 확보하면 합병무산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엘리엇이 삼성물산에 정관 개정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보낸 것은 삼성물산에 대한 경영 참여 신호탄으로, 주가 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통합 삼성물산을 사실상 지주사로 활용하려는 계획이기 때문에 엘리엇의 요구대로 삼성물산이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을 배당으로 내놓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와중에 연기금이 최근 삼성물산 주식을 집중 매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이 향후 엘리엇에 맞서 삼성그룹 측의 흑기사 역할을 할 것인지에 여부에 대해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4일 302억원어치(43만8571주)를 순매수한 데 이어 5일에도 785억원어치(105만6781주)를 순매수했다. 특히 5일 매수 규모는 연기금의 삼성물산 하루 순매수액으로는 통계자료가 존재하는 2006년 11월 이후 최대치다. 연기금이 4∼5일 매수한 149만5352주는 삼성물산 지분의 1%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연기금은 제일모직에 대해서는 349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연기금은 지난달 26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과 합병 발표를 계기로 삼성물산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부터 이달 5일까지 9거래일 동안 2262억원어치(331만5668주)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연기금의 삼성물산 지분은 2.12%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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