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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엄마! 우리 지지러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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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엄마! 우리 지지러 갈까?”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08.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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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동네마다 불가마·찜질방이 없는 곳이 없다. 불가마가 맨 처음 생겼을 땐 무슨 병이라도 있거나 나이 든 사람들이 가는 곳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은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오는 하나의 여가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찜질방 마니아들도 있어 시설이 좋은 찜질방을 찾기 위해 장거리여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더운 날에 이열치열, 외국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금은 특이한 우리들만의 문화다.

찜질방이 우리 사회에 처음 등장한 건 1992년 말.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된 것은 1995년부터였다. 욕탕시설과 수면실 정도만 갖춰놨던 기존의 사우나에서 벗어나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신도시 등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가기 시작한 찜질방은 이제 농촌마을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는 여가문화의 한 장르를 이루고 있다.

찜질방은 원래 핀랜드식 사우나가 원적외선을 쏘아 사우나효과를 낸다는 원리에 착안, 일본에서 먼저 시도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온돌문화가 익숙지 않아 찜질방사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오랜 세월 온돌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찜질방문화를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여 선풍적 인기를 끌게 됐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바닥이 뜨거운 온돌에서 살았다. 여자들은 따뜻한 곳에 있어야 한다는 관습적 믿음 때문에 바닥이 뜨거운 찜질방을 더 좋아한다고 볼 수 있다.


젊은이들의 여가 문화코드로도

다른 여가생활보다 특이한 점은 찜질방을 이용하는 나이층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 부모를 따라온 유아에서부터 중·고교생, 40~50대 중년여성,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이 어울릴 수 있는 곳으론 제격이다. 

게다가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또 하나의 여가문화코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다이어트와 미용을 위해 땀을 빼려는 미혼여성들뿐만 아니라 연인들의 데이트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입장료 5천원에 음료수 값 정도면 장시간 편안히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요즘 영화 한편보고 식사하고, 차 마시는 비용을 감안해볼 때 경제적이라 할 수 있다.

시설 면에서도 규모가 크고 다양하다. 찜질방 안을 보면 (업체마다 구성이 달라지겠지만)우선 목욕과 관련해 동굴방, 삼림욕방, 참숯방, 소금방, 황토방, 얼음방 자수정방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찜질방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로 식당, 헬스클럽, 안마, 수면방, 놀이방, 노래방, 영화방, 피시방, 소연회장, 야외폭포 정원, 공연이 이뤄지는 중앙광장 등 복합레저시설도 있다.


물리치료 효과 …대화장소로도

찜질방을 찾는 계층이 다양하듯 그곳을 찾는 이유 또한 여러 가지다. 어르신이나 어머니들이 자주 찾는 건 증상완화와 치유기능 때문이다. 찜질을 통해 몸을 풀고, 땀을 내며, 혈액순환을 도우며, 나쁜 신체적 증상을 줄여 물리치료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또 직장인들이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가 쌓일 때 한바탕 땀을 흘리면 기분이 훨씬 나아진다고 한다.

찜질방은 더러 간단한 숙소기능도 발휘한다. 식사, 샤워시설, 취침이 가능하다. 그래서 호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여행객들의 숙소로 활용되고 시설 좋은 찜질방 체험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드라마에서 보면 부부싸움을 하고 마땅히 갈 곳이 없을 때 찜질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동창회, 친목회, 계모임 등 모임 뒤풀이를 위해 애용되기도 한다.

“동창회에서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났는데 다 같이 몰려가서 편안히 얘기할 수 있는 뒤풀이장소로 적격 아닐까요. 음식도 팔고, 따뜻하고, 누울 수도 있고요. 옷차림도 편안하니까 휴식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디 먼데로 야외로 갔다 오면 오히려 더 피곤하고 힘들잖아요.”(회사원 이순희·31)

이렇듯 사람들은 찜질방을 통해 몸과 맘을 풀고 친분을 꾀하는데 주목적을 둔다. 그렇다면 찜질방이 몸에 좋은 이유는 뭣일까. 전문가들은 온열(溫熱)치료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한방에선 “찜질방은 사우나나 한증막과 마찬가지로 열을 가해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한기(寒氣)와 사기(邪氣)를 몰아내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심장박동을 늘리고 혈관을 확장시키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 그러나 찜질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기 마련이다.


음주땐 피하고 탈수증 주의해야

온탕에 몸을 담그거나 찜질을 하면 체온이 오르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에 따라 노폐물배출을 돕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있을 땐 과도한 신진대사는 오히려 무리를 준다.

한방에서도 이런 순환기계 질병을 ‘열증’으로 보아 고온욕을 삼가도록 한다. 땀을 너무 빼면 피부에 좋지 않다. 보통 고온에서 30분 이내로 찜질을 하거나 10분씩 쉬면서 5분간 찜질을 거듭하도록 한다.

불가마를 제외하면 찜질방은 한증막보다 온도가 낮아 큰 위험은 없다. 하지만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 탈수증에 빠지거나 피부표면이 건조해져 피부트러블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30분마다 물을 한 잔씩 마시고 찜질 뒤엔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수분을 유지해주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음주상태에선 찜질방을 피해야 한다. 술을 깬다는 이유로 갔다가 잠이 깊이 들어 탈수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혈압이 180이상이거나 중증의 심장병환자, 몸에 고열이 있을 땐 이용을 삼가야 한다.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은 안면홍조증이 올 수 있다. 적외선이 안구에 전달돼 단백질 변성을 가져와 백내장을 일으킬 수도 있다.

아울러 찜질방에서도 지켜야할 예의가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떠들지 않아야 하며,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물은 불쾌감을 줄 수 있으므로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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