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외모도 하나의 스펙이 되는 시대가 됨에 따라 미용성형 관련 병·의원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미용성형 관련 각종 이벤트 및 패키지 상품 등을 통해 과도한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보톡스나 필러 가격이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성형·피부과 등 미용관련 병원의 증가뿐만 아니라 이제는 한의원이나 일반 내과에서도 보톡스·필러 등 '쁘띠성형' 시술을 하고 있다. 서로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해 각종 할인 이벤트나 패키지 상품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또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특별 패키지 할인 행사가 난립하고 있다.
# 지난 17일, 눈가 주름 보톡스에 관심이 있던 황 모씨(34세, 서울시 노원구)는 근처 병원들을 돌아다니며 보톡스 비용 문의를 했다. 평소 눈여겨 봤던 A 병원에서는 보톡스 비용이 7만원이 었다. 황 씨는 "근처 B 병원은 5만 5천원이던데, 여기 너무 비싼거 같다"라고 의문을 제기하니 A 병원 관계자는 "비싸면 6만원까지 할인해 주겠다"며 황 씨를 붙잡았다.
# 지난 23일, 사각턱 보톡스를 문의한 윤 모씨(29세, 서울시 강남구)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C병원을 갔다. 윤 씨는 사각턱 보톡스(9만원)만 받을 생각이었지만 병원에서는 "눈(6만원), 팔자주름(25만원)까지 함께 하면 각각 10%씩 할인해주고 사각턱 보톡스까지 할인해 주겠다"고 했다. 윤 씨는 할인 받을 생각에 결국 사각턱·눈주름 보톡스와 팔자주름 필러 모두 시술 받고 총 36만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며칠 후 다른 병원에서는 동일한 보톡스와 필러를 훨씬 저렴한 비용에 시술한다는 것을 알고 후회했다.
소비자들은 "보톡스·필러 비용이 병원마다 천차만별이고 흥정 할인까지 할 수 있는것 보면 결국 병원에서 '부르는게 값'이 아니냐" 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피부과들의 보톡스 비용(눈주름 보톡스 기준)은 5만원~10만원까지 다양했고, 필러 비용(팔자주름 필러 기준)은 15만원~35만원 정도로 가격이 천차만별 이었다. 또한 부위와 횟수, 인원 등을 늘릴 경우 비용을 할인해 주겠다며 흥정 할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같은 회사의 보톡스·필러 제품, 동일한 용량을 쓰는데도 왜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보톡스·필러가 '비급여' 시술이기 때문이다. 비급여 시술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보톡스·필러 시술시 비용이 형성되는 논리는 대체로 재료비, 인건비, 세금을 포함한 기타비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특히, 의료시술의 경우 전문의의 경력과 지식 등이 포함된 '인건비'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므로 이 부분에서 비용 차이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력과 경력이 있어 브랜드화 되거나 안정된 병원의 경우, 보톡스·필러 비용에 형성된 전문의의 인건비 부분에서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싸게 책정될 수 있다. 반면, 성형외과·피부과 시장에 신규 진입한 병원들이 저렴한 시술 비용으로 소비자를 유치하는 '생존전략'을 펼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처럼 비급여 시술항목의 경우 의료시장 내 자유경제 논리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고 있어 시술 비용 책정에 불만이 있더라도 특별히 제재하지 못한다.
서울시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보톡스·필러 시술은 쉬워 보인다고 마구잡이로 시술할 수 있는 약물이 아니다. 인체의 근육 중에서 약물을 투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부위를 찾아 투여해야 하는 위험하고 중요한 시술이다"라며 "단순히 저렴한 시술 비용만 찾는다면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전문의가 시술할 가능성이 있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보톡스·필러 시술의 경우 정해진 순서와 방법에 따라 정확한 용량을 사용해야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라며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소비자들이 몰리는 병원의 경우 안전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