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중고자동차 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중고차 구입 시 제공되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내용이 부실하고 점검내용과 실제 차량의 상태도 달라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사례 1. 연식·모델이 다른 경우
이 모씨(남,50대)는 지난해 10월 코란도 중고차를 2,500만원에 구입하였고, 당시 2014년식 투리모 풀옵션 차량으로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구입 후 차량을 확인해보니 2013년식이고 풀옵션도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판매사업자에게 배상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했다.
# 사례 2. 성능·상태 불량
한 모씨(남, 30대)는 지난해 11월 2004년식 싼타페 중고차를 798만원에 구입하였으나 가속이 되지 않는 하자가 나타나 점검을 의뢰한 결과, 미션 고장으로 수리비 65만 원의 견적이 나왔다. 판매사업자에게 배상을 요구하였으나 판매자는 거절했다.
최근 2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소비자피해는 총 843건이고, 2014년은 459건이 접수되어 전년 대비 1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내용을 보면, 중고차 성능점검 내용과 실제 차량의 상태가 다른 경우가 651건(77.2%)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세부적으로 ‘성능․상태 불량’이 333건(39.5%)으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사고정보 고지 미흡’ 180건(21.4%), ‘주행거리 상이’ 68건(8.1%), ‘연식․모델(등급) 상이’ 39건(4.6%), ‘침수차량 미고지’가 31건(3.7%)이었다.
이밖에 이전등록 후 남은 금액을 반환하지 않는 ‘제세공과금 미정산’이 48건(5.7%), ‘계약금 환급지연·거절 28건(3.3%), ’약속 불이행‘ 27건(3.2%), ’명의이전 지연‘ 13건(1.5%) 등의 순이었다.
‘성능․상태 불량’ 피해(333건) 중에는 ‘오일누유’(91건)가 가장 많았고, ‘진동·소음’(65건), ‘시동 꺼짐’(37건), ‘냉각수 누수’(29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고정보 고지 미흡(180건)은 사고차량을 ‘무사고로 고지’한 경우가 125건, ‘사고부위 축소 고지’도 55건으로 확인됐다.
◆ ‘오토맥스’, ‘엠파크타워’, ‘오토프라자’ 매매단지 순으로 피해다발
한편 최근 2년간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소비자 피해가 20건 이상 접수된 매매단지는 ‘오토맥스’가 158건(18.8%,경기 부천)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엠파크타워’ 55건(6.4%, 인천 서구), ‘오토프라자’ 41건(4.9%, 경기 부천), ‘엠파크랜드’ 37건(4.4%, 인천 서구), ‘주안자동차매매단지’ 33건(3.9%, 인천 남구), ‘내동 부천자동차매매단지’ 28건(3.3%, 경기 부천), ‘제물포매매단지’ 20건(2.4%, 인천 남구) 순이었다.
각 매매단지별로 소비자피해가 많이 접수된 사업자를 보면, 경기도 부천시 소재 오토맥스 매매단지내 ‘오토랜드’가 17건, ‘으뜸자동차’ 16건, ‘에이스상사’ 15건, ‘디씨카’ 12건, 인천광역시 남구 소재 주안자동차 매매단지 내 ‘카레라모터스’ 12건, 경기도 부천시 오토프라자 매매단지내 ‘그린상사’ 11건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소비자피해 총 843건 중 수리보수·환급·배상 등 ‘합의’가 이루어진 사례는 303건(35.9%)에 불과했다. 판매사업자에게 보상을 요구해도 보증수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거나 성능점검기관에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고, 소비자 또한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해 배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중고자동차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중고차 매매 계약 시 반드시 관인계약서를 작성하고 ▴자동차등록원부 열람을 통해 차량의 소유관계, 용도, 가압류 여부를 확인하며 ▴차량의 직접 시운전을 통해 외관과 내부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사고 또는 침수이력을 확인하며 ▴시세보다 지나치게 저렴한 차량은 허위매물이거나 사고 또는 침수차인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하고 ▴자동차 딜러가 약속한 특약사항은 반드시 계약서에 기재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