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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해외직구 늪에 빠진 유통업계 ‘생존전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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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침체·해외직구 늪에 빠진 유통업계 ‘생존전략’은? ⓛ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2.2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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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역직구, 사라진 유통장벽과 다양한 유통 채널 등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지난해는 세월호 사고로 인한 소비 침체와 해외직구 열풍으로 국내 유통업계에게는 유달리 힘들었던 한 해로 뽑힌다. 2014년 국내 유통업계 종사자들이 뽑은 최대 이슈는 세월호 여파로 인한 소비불황, 모바일 쇼핑 시장 확대 등으로 나타났다.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발간하는 유통 전문지 ‘리테일매거진’이 유통·제조업계 임직원을 대상으로 ‘2014년 유통업계 10대 뉴스’를 설문조사 한 결과 ‘내수침체 장기화 및 세월호 여파로 소비 불황 지속’이 1위로 선정됐으며 ‘소셜커머스를 필두로 한 모바일 쇼핑시장 증가(2위)’와 ‘해외직구 1조 원 시대, 거래국가·품목 다양화(3위)’ 순이었다. 

 
지난 2014년 매출 현황을 돌아보면 대부분의 업체들이 3월까지는 상승세를 보였으나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9월까지 급격한 매출 감소로 돌아섰다. 6월과 7월 월드컵 특수도 국가대표팀의 예선탈락으로 기대만큼의 성과를 누리지 못했다. 그나마 이른 한파가 시작된 11월부터 방한용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 호조를 보였으나 6개월간 이어진 마이너스 상황을 넘어서진 못했다.

꽁꽁 언 소비심리에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고 이는 서비스업계 전반에 걸쳐 매출 부진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각종 규제와 원재료 가격 상승까지 더해지면서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와 함께 ‘블랙프라이데이’를 앞세우며 몰아친 해외직구 열풍은 국내 유통업계를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해외직구 대중화로 국내 유통시장 ‘위기’

대한민국 유통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같은 품질, 혹은 좋은 품질의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매력에 너도 나도 해외직구에 매달린다.

블랙프라이데이가 채 오기전인 지난해 10월까지 이미 해외직구 액은 1조3,500억원에 육박했다. 여세를 몰아 블랙프라이데이는 유래없는 흥행에 성공했다. 배송대행 신청건수도 폭주했다.

최근 이베이츠에서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해외직구, 계속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99%가 ‘그렇다’고 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에서 발표한 자료에서도 2011년 이후 해외직구 구매건수가 급격히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듯이 앞으로도 해외직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장기 저성장’의 길목에서 기웃거리고, 국내 기업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질 것으로 보이는 2015년 한국 소비사회는 더욱이 해외직구에 울고 웃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해외직구의 대중화는 곧 ‘국내 유통시장의 위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를 거꾸로 뒤집어 보면 기회가 된다. 온라인 쇼핑 장벽이 낮아졌으니 한류열풍을 타고 역직구가 본격적으로 시장규모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직구와 역직구가 한국 사회를 몸통부터 흔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발 역직구에 대한 기대감 급증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국내 소비자가 있다면, 국내로 넘어오는 해외 소비자들도 있다. 해외 직구가 국내 유통 및 제조업체들의 생존에 위협이라면 역직구는 기회다. 특히 지난해 11월 한·중 FTA 타결로 13억 잠재적 소비자를 가진 중국발 역직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해외직구족 매출 352억 달러

이미 중국 내 해외직구는 국내 못잖게 활발하다. 전자상거래 결제기업 페이팔(paypal)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해외직구족은 1,800만 명으로 규모는 352억 달러로 추산된다.

실제 중국 소비자의 국내 쇼핑몰을 통한 역직구는 한류열풍으로 본격화된 후 꾸준히 증가세다. G마켓에 따르면 G마켓 글로벌샵에서 중국(홍콩, 마카오 포함)의 구매는 2011년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데 이어 2012년에는 72%, 2013년에는 121% 성장했다. 2014년 1~10월은 지난해 동기대비 80%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 10월 보고서를 통해 “경쟁 심화로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물류업계가 성장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1조원 시대를 연 해외직구 시장을 새로운 성장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화장품·유아식품 등에 대한 중국인들의 선호도가 높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중국 중심의 역직구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2015년유통업계 전망

2015년에도 유통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저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규제가 지속되는 것도 유통산업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너도나도 해외직구 열풍에 가세하고 있지만 이런 직구가 아직은 ‘꼬리’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는 사람만 알고, 해본 사람들만 하던 직구가 지난해엔 모두가 한 번쯤은 ‘직구’에 솔깃하기는 했지만 언감생심 엄두를 내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런데 2015년엔? ‘해외직구’가 한국사회를 통째로 흔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직구가 대중화되고,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는 한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라진 유통 장벽, 다양한 유통 채널

유통 장벽이 사라진 온라인 시대에 국내가격 보다 저렴한 해외 온라인 사이트에 소비자들이 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게다가 다양한 할인 정보, 국내 미입고 브랜드에 대한 정보들도 SNS를 통해 순식간에 번지고 있고, 결제시스템도 한 층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이용에 대한 익숙함으로 직구가 연령과 성별을 막론한 또 하나의 ‘유통채널’로 안착해나가는 과정에 있는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가격 메리트를 해외직구는 갖고 있다”며 “내수경제에 영향력이 큰 만큼 그 영향력 측면에서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된다”고 덧붙했다.

소비자 85%, 구매 전 직구가격과 ‘비교’

해외 유명 브랜드 상품은 국내에만 들어오면 비싸진다.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보니 비싼 줄 알면서도 사서 써왔다.

하지만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국내외 유통장벽이 사라지면서 국내서 고가 정책을 써왔던 브랜드들의 까만 속내가 낱낱이 밝혀졌다.

백화점을 가도, 온라인에서 물건을 사도 이제 가격비교 대상은 온라인 최저가가 아닌 ‘직구 가격’이다. 온라인 캐시백 웹사이트 이베이츠(EBATES)가 진행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85%가 ‘국내 온라인 상품을 구매하기 전 동일 상품의 해외직구 가격과 비교한다’ 고 답했다.

결국 직구열풍에 더욱 불을 지핀 것은 ‘국내 업체들의 고가 마케팅’이었던 셈이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해외직구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국내 동일상품보다 싼 가격(67%)’ 때문이었다.

주요 소비 키워드 1위, ‘옴니채널 소비’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유통업계와 관련 단체, 학계 등 유통전문가 90명을 대상으로 2015년 유통산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2015년 주요 소비 키워드로 온·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옴니채널 소비’(65.0%),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한 ‘모바일쇼핑’(62.5%), 해외 직구와 같은 ‘글로벌 소비’(47.5%), 철저한 가격비교를 통한 ‘합리적 소비’(37.5%) 등이 꼽혔다고 밝혔다.

유통업체는 소비형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확대됨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옴니채널’이란 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로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채널을 열어 놓고 일관된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는 물론이고 중견 유통업체, 제조업체 등도 옴니채널 도입에 적극적이다.

기존 PC 중심 온라인쇼핑에서 모바일쇼핑으로 시장이 급변하면서 유통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모바일쇼핑 환경 개선, 전용 전문관을 오픈하는 등 모바일 영역을 넓히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 및 결제 플랫폼 발전과 함께 모바일쇼핑의 성장세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소비침체·해외직구 늪에 빠진 유통업계 ‘생존전략’은? ②' 편 기사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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