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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학력·직업 비하 학용품 논란...'대놓고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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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학력·직업 비하 학용품 논란...'대놓고 차별'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2.09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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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단체들 '잘못된 사회인식 조장 우려'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성별·학력·직업 등을 희화화한 디자인전문업체 '반8'의 학용품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등 4개 광주인권단체는 9일 '반8'이 청소년 등 소비자를 상대로 성별·직업·학력(학벌)을 차별하고 노동에 대한 비하를 삼고 있는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며, 인권침해 및 불공정거래를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사진=반8 홈페이지 캡처) 디자인업체 '반8'의 디자인 문구 노트들
디자인업체 '반8'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독특한 문구나 그림이 담긴 의류와 문구류 등을 판매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문구들이 다분히 차별적 표현을 담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 시민단체는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할래?”와 같은 표현이 “성별·학력·직업 등을 차별하는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표현이 학력과 학벌에 의해 더 우월한 사회적·정치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경제적 신분에 의한 차별을 당연시하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는 표현은 남성의 지위에 따라 여성을 선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여성을 객체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장가서 미싱할래?”라는 표현도 노동에 대한 편견과 차별적 의식을 보여준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위 상품들의 주요 소비층이 청소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릴 적부터 노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민단체들은 이러한 상품의 문구가 공부시간과 얼굴·직업의 상관관계를 엮은 거짓·과장 광고라는 주장도 제기했다.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지나치게 부풀려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 지적하며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칠 우려도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2011년 유엔인권이사회는 ‘기업과 인권이행 지침’을 통해 ‘기업은 전문적 기능을 수행하는 사회의 전문적 기관으로서 모든 해당 법률을 준수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는 역할을 가진다’라고 명시했다”면서 “반8 업체의 상품판매 행위는 기업의 인권 존중과 사회적 의무를 다하지 않은 기업에 의한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업체에서 이들 상품 판매로 인한 학벌·학력 차별, 직업차별, 여성차별, 노동차별과 인권 침해를 스스로 시정해야 하는데 문제점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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