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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60대까지...생애주기에 따라 문화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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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부터 60대까지...생애주기에 따라 문화활동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5.01.3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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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열광족, 육아맘, 프랜디와 컬처맘, 블루싱글녀, 액티브 시니어 등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서울에 사는 성인남녀들은 어떤 문화생활을 하며 어떻게 삶을 즐기고 있을까? 20대부터 60대까지 결혼, 출산, 양육, 은퇴 등 삶의 주기에 따라 달라지는 문화향유실태를 파악하여 문화활동과 삶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객관적인 조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서울문화재단은 문화예술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서울시민 성인 남녀 2,905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일(화)부터 26일(금)까지 25일간 실시한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문화재단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만큼 ‘예술관람’과 ‘창작적 취미활동’ 등 여가활동이 일반인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문화생활 고관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조사 참여자들의 문화에 대한 욕구, 참여도와 참여방식, 문화생활의 애로사항 등을 바탕으로 연령대/결혼/자녀유무에 따라 ▲20대 <문화 열광족> ▲30대 <화려한 싱글녀>, <육아맘> ▲40대 <프렌디>, <컬쳐맘>, <블루 싱글녀> ▲50대 <낭만족> ▲60대 <액티브 시니어> 등 8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 20대 ‘문화 열광족’... 활발한 문화활동에 비해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아

20대 '문화 열광족'은 문화예술 관심도(93점)와 문화예술 중요도(77.1점)는 가장 높은 반면, 삶의 만족도는 가장 낮아(70.1점/전체평균 71.3점) 20대의 불안하고 고단한 삶을 문화로 위로받는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거주지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에서 49.3점(전체평균 51.4점)으로 8개 특성그룹 중 가장 낮았지만, ‘서울의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는 63.1점(전체평균 60.4점)으로 가장 높아 주거지와 상관없이 문화적으로 ‘힙(hip, 세련되고 현대적이라는 영어식 은어)한’ 곳을 찾아 서울 전역을 찾아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 연극관람은 한 달에 한 번, 전시회는 두 달에 한 번 꼴로 참여하며, 문화활동비용은 연간 694,281원으로, 세대 중 가장 많이 지불한다. 여가활동의 동반자는 주로 친구(53.9%)거나 혼자서 즐기는 경우(35.5%)가 많았다.

◆ 30대 ‘화려한 싱글’과 ‘육아맘’... 출산과 육아로 문화생활이 크게 변화

30대 미혼여성의 경우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도(93.3점)와 중요도(78.1점), 비용지출금액 항목에서 8개 그룹 중 가장 높아 '화려한 싱글녀'의 특성을 보였다.

20대에 비해 경제적 여력이 개선된 30대 미혼여성의 경우 연간 821,262원(전체평균 559,632원)을 지불한다. 상대적으로 비싼 연극과 전시회 관람도 많아져 고가의 티켓 구매도 서슴지 않는 열혈 문화애호층이다. 문화예술관람횟수는 연간평균 44.0회로, 20대(40.3회)에 비해 높음에도 불구하고 삶의 만족도(69.2점)와 서울의 문화환경 만족도(58.0점)는 가장 낮았다.

결혼과 출산으로 자녀 양육에 집중하게 되는 30대 '육아맘'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 관람횟수, 삶에서 차지하는 문화예술의 중요성이 모두 급격하게 감소한다.

'화려한 싱글녀'에 비해 30대 <육아맘>의 문화예술관심도는 93.3점에서 87.1점으로, 관람횟수는 44.0회에서 24.4회로 줄었으며, 문화예술의 중요도는 78.1점에서 57점으로, 문화예술지불금액은 821,262원에서 364,625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문화생활의 애로사항으로 '아기를 맡길 데가 없다'는 응답도 9.6%로 나타났다. '육아맘'은 문화예술에 대한 참여가 낮아도 삶의 만족도(77.2점)는 가장 높아 문화예술보다는 양육 등 다른 요인이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다.

◆  40대, 가족을 위한 ‘프렌디’와 ‘컬처맘’ VS. 자신을 위한 ‘블루 싱글녀’

자녀가 있는 40대 남성의 경우 여가활동의 중심이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 나들이로 나타나 '프렌디(Friendy)'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프렌디'도 자녀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 문화예술에서 자신의 삶을 찾기 시작한다.

중학생 자녀를 둔 '프렌디'의 20.8%가 ‘문화예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응답한 데 비해 초등생 자녀를 둔 '프렌디'의 응답비율은 10.4%에 그쳤다. 또한 30대에 비해 동호회와 문화센터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40대 엄마들은 자녀를 위해 문화예술향유에 적극적이지만 정작 본인을 위해서는 소극적인 '컬쳐맘'의 특성을 보인다. '컬쳐맘'은 문화예술관심도(84.7점)와 문화예술관람횟수(20.8회)가 가장 낮았고, 문화예술의 중요도(57.1점)와 문화예술지불금액(337.693원)에서도 낮은 편이다.

이에 반해 1회 평균 연극티켓 지불 금액은 78,536원으로 30대(50,960원)에 비해 증가했는데, 이는 ‘자녀를 위해’ 공연을 관람하는 '컬쳐맘'의 특징을 보여준다. 자녀가 성장하면서 문화 활동에 대한 부담도 커져 “비용이 부담된다”는 응답이 '육아맘'에 비해 10% 증가했으며(69.9%→79.9%), 자녀와 함께 비교적 관람료가 저렴한 영화를 즐기는 현실적인 대안도 보였다.

한편, 자녀가 고등학생이 된 '컬처맘'은 문화생활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서, 중학생 자녀가 있는 '컬쳐맘'의 7.6%가 ‘문화예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반면, 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컬쳐맘'은 24.1%로 증가했다. 

'블루 싱글녀'로 대변되는 40대 미혼 여성은 문화예술관람횟수가 46.8회로 가장 높았고, 문화예술지불금액도 755,992원으로 '화려한 싱글녀'에 이어 여전히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누리는 것으로 나왔다. 여가 활동으로 TV 시청을 1순위로 꼽은 응답은 71.9%로, 사회생활에 피로감을 느끼는 ‘우울한 싱글’의 모습도 보였다.

◆  50~60대 ‘낭만족’과 ‘액티브 시니어’... 문화생활 부활로 삶의 만족도 높아

50대 '낭만족'은 40대에 사라졌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문화예술 경험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71.4점(전체 평균 68.5점)으로 특성그룹 중 가장 높다. 특히 이들의 71.9%가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했다’로 응답했으며, 동호회 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로 나왔다. 

60대에 이르면 연평균 관람횟수가 30대 수준으로 회복해, 삶의 만족도(74.4점)는 세대 중 제일 높다. 문화예술로 행복한 황혼을 보내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로 불리는 60대의 연평균 관람횟수는 38.6회로 40대(30.1회)와 50대(31.6회)를 거치면서 꾸준하게 증가해 30대(37.3회) 수준까지 도달한다. 문화예술지불금액은 283,768원으로 가장 적은 반면, 문화예술 동호회 참여율(66.2%), 창작적 취미활동(44.6%), 거주지 문화환경 만족도( 55.4점)는 가장 높았다.

◆ 세대별 특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맞춤형 문화향유 기획 가능해져

이번 <서울시민 문화향유실태조사>에서 문화생활의 만족도는 양보다 질에 좌우되며, 주거지 문화환경에 대한 만족도가 높을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문화생활 만족도와 삶의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화소비의 형태적 측면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중요도, 관람횟수, 지불금액이 높은 ‘자기만족형’과 문화환경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가족행복형’으로 크게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문화활동의 애로사항으로는 비용문제(72.3%)가 가장 높았으며, ‘자기만족형’은 시간과 정보부족으로, ‘가족행복형’은 교통과 육아를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문화예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고관여자의 각 세대 내 그룹별 문화향유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다”며, “이번 결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계층별로 차별화된 문화전략을 수립하고 문화예술콘텐츠를 질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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