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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때우게 대충 김밥이나 먹자?’, 김밥의 고급화…이젠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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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때우게 대충 김밥이나 먹자?’, 김밥의 고급화…이젠 요리다!
  • 한슬기 인턴기자
  • 승인 2015.01.26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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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김밥으로 보는 소비트렌드

[소비라이프 / 한슬기 인턴기자] 김밥 한 줄에 1000원하던 시절이 이미 먼 이야기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이제 3천원대에서 5천원대 김밥이 ‘요리’로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 끼 대충 때우기 위한 음식이 아닌 다양한 종류와 식감의 김밥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게다가 기존의 분식점과 다른 깔끔한 카페형 인테리어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 시판 김밥은 첨가물 덩어리로 취급받았다. 합성 첨가물로 가득한 분홍색 햄이며 노란 단무지, 가짜 참기름일지도 모르는 기름이 발려진 김밥을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없었다. 여러 매체에서 떠들어대던 김밥의 실체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던 엄마들이 명동의 모 백화점 식품코너 김밥집에 줄을 서고 있다.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이태원거리, 압구정 등 같은 일명 핫플레이스에도 깔끔한 디자인을 갖춘 프리미엄 김밥집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으니 김밥의 인기가 확실히 뛰고 있긴 한가보다. 

 

▲ [사진제공 = 로봇김밥]

 가격도 더 비싼 김밥이 이렇게 인기있는 이유는 무엇이며 기존 김밥과 무엇이 다른걸까? 큰 차별화는 재료와 구성에 있다. 신선하고 영양가있는 식재료와 차별화된 재료구성으로 소비자들에게 이전에 없던 다양한 맛을 제공한다.

 이촌동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은 '바르다 김선생'은 색소, 사카린, 빙초산, 방부제, MSG가 없는 5無정책으로 건강한 김밥을 내세웠다. 기존의 슬라이스 치즈가 아닌 크림치즈를 넣은 김밥과 사이드메뉴인 갈비만두도 인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이태원에서 시작한 로봇김밥은 백미가 아닌 현미를 이용하며 탄수화물을 줄이고 채소의 비중을 늘려 균형있는 영양을 추구했다. 생와사비참치김밥은 흔한 참치김밥과 다른 와사비의 개운한 맛이 더해져 베스트 메뉴로 꼽히고 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맛집인 리김밥은 얇게 쌓인 밥이 터질듯이 풍부한 재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매콤한견과류김밥이 인기를 끌고있는데 씹는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압구정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고집쟁이 김팔이’, 매장에서 바로 도정한 쌀로 만드는 ‘가마솥 김밥’ 등이 있다. 

 

▲ 저지방&고칼슘 우유(2%) [사진제공 = 매일유업]

이러한 프리미엄 김밥 시장의 등장과 유행을 보니 김밥이라는 기존 시장에 숨겨진 니즈를 잘 파악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겠다. 웰빙을 추구하는 바쁜 현대인에게 건강한 김밥에 대한 니즈가 존재했던 것이다. 니치마케팅의 성공사례인데 니치마케팅이란 틈새를 의미하는 니치(niche)와 마케팅의 합성어로서 빈틈을 공략하는 마케팅전략을 말한다. 매일우유가 '저지방&고칼슘 2%', 저지방&고칼슘 1%', ‘무지방(0%)’, ‘일반우유(4%)’로 나누어 출시한 것과 함께 노스페이스가 10~20대를 겨냥하여 내놓은 ‘화이트라벨’를 예로 들 수 있다. 

 

▲ 레더라 후레쉬초콜릿모음세트 450g (52,000 원) [사진제공 = 레더라]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지만 얇아진 지갑이 소비자들의 소비욕구 자체를 제로로 만들 수는 없다. 이 때 나타나는 불황형 소비형태가 ‘작은 사치’이다. 평균 가격이 낮은 제품범주 안에서 고가의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감당할만한 가격으로 소비욕구를 채우는 것이다. 저성장기를 사는 요즘 세대들의 ‘오늘을 살자’라는 의식이 강한 것도 이런 소비트렌드의 원인이기도 하다.  즉, 다소 저렴한 음식군인 김밥이지만 프리미엄급을 소비함으로써 비교적 적은 지출로 비교적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는 수제초콜릿과 마카롱같은 고급 디저트에서도 나타나는데 개당 3800원~4400원인 고디바 초콜릿, 100g에 10,000원인 레더라 초콜릿의 계속되는 백화점 입점이 이를 보여준다. 또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의 향수의 판매가 지난 해에 비해 17배 상승했다. 이러한 브랜드의 가방은 고가이기에 같은 브랜드 이미지가 투영된 더 저렴한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그 명품을 구입한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작은 활력을 주는 '작은 사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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