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커피 6만원어치 이상 마셔야 다이어리 증정합니다 '호갱님'
상태바
커피 6만원어치 이상 마셔야 다이어리 증정합니다 '호갱님'
  • 강하영 기자
  • 승인 2014.11.19 1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잘못된 소비 심리를 조장하는 상술이라는 비판도 커

[소비라이프 / 강하영 기자] 연말을 앞두고 커피전문점들의 다이어리 마케팅이 치열하다 못해 뜨겁다. 올해 신년 다이어리(플래너)를 발행한 커피 전문점은 스타벅스, 할리스커피, 투썸플레이스, 카페베네, 이디야 등이다. 그러나 다이어리 마케팅이 잘못된 소비 심리를 부추긴다는 소비자의 비판이 제기되었다.  

▲ 사진 = 스타벅스 코리아

다이어리 증정 행사에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벅스'는 올해에도 '2015년 스타벅스 플래너 증정 이벤트'를 시행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11월부터 연말까지 크리스마스 시즌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주문해야 2014년 스타벅스 플래너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서 마셔야 하는 음료 17잔의 가격은 프로모션 음료(저렴한 가격 기준 5,600원) 3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4,100원)를 기준으로 14잔을 마시면 총 74,200원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는 다이어리의 수요가 많아 22,000원에 별도 판매하기도 한다.

스타벅스뿐만 아니라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 방식은 비슷하다.

투썸플레이스는 시즌 스페셜 음료 3잔을 포함해 음료 총 15잔을 구매해야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스페셜 음료(레귤러 사이즈 기준 4,500~5,000원) 3잔과 아메리카노(4,100원) 12잔을 마신 후 행사 카드에 도장을 모으면 총 63,000원 정도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다이어리만 따로 구매하면 16,000원이다.

할리스커피는 시즌 음료 1잔을 포함해 총 5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다이어리를 증정하고 있다. 시즌 음료(저렴한 가격 기준 5,700원)1잔과 아메리카노(4,100원)을 기준으로 4잔을 구매하면 총 22,100원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다이어리 마케팅과 관련해 커피전문점들은 "매출 증대가 목적이 아니라 충성 고객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다이어리를 증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잘못된 소비 심리를 조장하는 상술이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불만도 상당수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스타벅스 플래너를 받은 권 모씨(28세, 서울시 노원구)는 "작년에도 플래너를 받으려고 음료를 몇 잔이나 마셨는지 모른다. 매장에서는 고객 감사 차원에서 다이어리 증정 이벤트를 한다고 하는데 음료 10잔 이상 구매를 필수조건으로 하는 것은 소비자를 호구로 보고 있다는 생각만 든다. 다이어리 받을 때는 좋았는데 생각해보면 그 돈으로 문구점에서 다이어리를 몇 개나 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커피전문점 다이어리를 얻기 위해 온라인 사이트에서 암암리에 쿠폰 거래가 성행하기도 한다. 다이어리 교환 쿠폰을 판매하거나 받은 다이어리를 다른 소비자에게 팔기도 하며, 다이어리를 얻기 위한 스티커도 팔고 있다.

이처럼 커피전문점들이 충성 고객에 대한 감사 의미로 증정하는 다이어리가 지나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호갱'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커피를 즐기는 것이 아닌, 한정판 다이어리를 구매하려고 커피를 구매하는 '주객전도'된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소비자들은 커피전문점들의 다이어리 마케팅에 무작정 휩쓸리기 보다는 이것이 과연 올바른 소비활동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커피전문점 다이어리'에 대한 가치를 따져보고 커피 업체들의 '호갱'이 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소비를 해야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