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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과연 13억 인구를 품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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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과연 13억 인구를 품은 것인가?
  • 소비라이프 편집부
  • 승인 2014.11.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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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폭 한미 FTA보다 낮아도 농수산업계 상당한 타격 전망

[소비라이프 / 편집부] 한중간에 장장 30개월에 걸친 협상이 끝나고 드디어 한중 FTA가 10일 타결됐다.

한중 FTA에서 양국이 20년 내에 관세철폐를 하기로 한 범위는 품목 수 기준으로 중국 91%, 한국이 92%다. 자동차와 쌀 등 주요 민감품목이 빠져,  개방폭이 100%에 육박하는 한미 FTA나 한·EU FTA에 비해 개방의 정도가 훨씬 낮다.

그러나,  대외경제연구원은 FTA 효과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5년 뒤 1.25%, 10년 뒤 최대 3.04%가 증가하여 FTA체결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했다.

단일국가로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해 GDP가 9조2,403억달러로 미국(16조8,000억달러)에 이어 세계 2위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교역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수출입을 합쳐 2005년 당시 1,000억달러 수준이었지만 8년 뒤인 지난해에는 갑절을 넘는 2,288억달러에 달했다.

FTA 체결로 우리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는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수입 관세율이 평균 9.7%로 미국(3.5%)이나 EU(5.6%)보다 높다. 이번 한중 FTA는 이런 수입 관세를 품목별로 철폐하거나 단계별로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투자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액은 902억달러로 이 중 한국에 대한 투자가 4억8,000만달러(0.53%)에 불과했다. 중국은 FTA를 통해 부품소재 및 의료·바이오, 문화 콘텐츠, 패션·화장품, 식품 등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력과 한류 효과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무역업계의 평가다.

한미 FTA나 한·EU FTA보다 개방 수위는 낮지만 절감되는 관세는 압도적으로 많다. 한중 FTA 발효 이후 중국에 수출할 때 절감할 수 있는 관세가 연간 최대 54억4,000만달러로 예상됐다. 이는 한미 FTA(9억3,000만달러)의 5.8배, 한·EU FTA(13억8,000만달러)의 3.9배에 이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중 FTA 발효 즉시 연간 대중 수출액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가 철폐되고 대중 수출액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의 관세는 10년 후에 모두 없어진다"고 말했다.

국내 업종 가운데는 철강(냉연·열연·도금강판), 석유화학(프로필렌·에틸렌)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을 비롯해 패션(의류·액세서리), 건강·웰빙제품, 생활가전(냉장고·에어컨·밥솥)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 제품도 특혜관세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중 FTA에서 쌀은 완전 제외했으며 고추와 마늘·양파 등 국내 주요 양념채소류와 쇠고기·돼지고기·사과·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이 양허 대상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농수산물 자유화율은 품목 수 기준 70%, 수입액 기준 40%로 FTA 역대 최저수준으로 합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농수산 업계는 이번 한중FTA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의 농수산물 수입액은 2008년 28억2,200만달러에서 지난해 47억1,400만달러로 5년 새 67.0%나 증가했다. 관세장벽이 있어도 지리적 이점 등으로 중국산은 한국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개방의 수위를 낮췄다고 해도 잠식 속도는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FTA 수혜 품목으로 여겨지는 공산품 역시 중국산 물량이 국내시장을 무섭게 파고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특히 섬유·의류와 생활용품 등 중소기업들의 내수 시장의존도가 높은 품목의 경우 당장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중국 기업들의 기술혁신 속도를 감안하면 전자제품 등 우리가 기술적 우위를 점한 품목에서도 중국산 제품의 공세가 점차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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