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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동네슈퍼 '나들가게', 애물단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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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동네슈퍼 '나들가게', 애물단지되나
  • 양수진 기자
  • 승인 2014.06.0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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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원하는 동네 슈퍼마켓인 ‘나들가게’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4년간 659억원을 투입했지만, 나들가게 사업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5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은 최근 나들가게 예산을 올해 56억5000만원에서 내년 120억원으로 증액하는 예산요구안을 제출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를 반려했다.

앞서 지난달 중기청은 오는 2017년까지 3년간 1만개의 나들가게를 추가 지원하는 ‘나들가게 육성지원사업’을 야심차게 발표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나들가게의 중장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품구매, 물류, 고객관리 등 창조적 혁신역량을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재부가 중기청의 야심찬 계획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는 기존 나들가게 육성사업의 성과가 미흡한데다 사업내용이 기존 소상공인 협업화사업 등과 중복된다는 지적 때문이다.

중기청의 나들가게 사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중기청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659억원을 투입해 나들가게 1만11개의 개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기준 871개(8.7%)가 폐업하고, 162개(1.6%)가 개점을 취소했다. 또한 지난해까지 4년간 나들가게에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설치를 지원했지만, 이를 활용하는 나들가게는 20%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나들가게의 매출과 고객수는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그동안 중기청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물류, 상품, 안정적 수익을 위한 인프라 구축 보다는 간판이나 POS설치 등 시설 지원에 총 예산의 91%를 투입하는 등 단기 성과에 집착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처럼 나들가게 사업성과가 부진하다보니 기재부는 2012년 357억원, 2013년 83억원, 2014년 56억원으로 매년 나들가게 예산을 줄여왔다.

중기청이 올해 예상증액을 강력히 요청한 것은 ‘경제혁신 3년 계획’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및 전통시장 활력회복’이 포함되면서 그 방안으로 나들가게 성과확산을 나설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해서다.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나들가게의 일부 사업 내용이 소상공인정책자금 가운데 전통시장 및 골목가게 점포환경 개선 자금지원과 중복되고, 중기청이 기존 사업의 내실을 다지는 데 더 집중한다며 예산 증액은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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