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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뢰 하락의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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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신뢰 하락의 원인은?
  • 조연행 기자
  • 승인 2014.05.07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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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와 진실성 부족 때문...

요즘처럼 금융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적이 없었다. 소비자들은 믿고 맡길 데가 없다며, 차라리 집에 ‘돈’을 가지고 있는 편이 속 편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의 대형 소비자피해가 많았다.  ‘은행의 근저당 설정비 반환거부, 증권사의 동양CP 불완전판매, 채권이율 담합, 생보사 이율담합, 카드사 정보유출, 저축은행 부실판매 등 세월호 사태에 버금가는 대형 금융소비자피해가 빈발한 것이 원인이기도 하다.
 
신뢰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대와 믿음이 있다는 것과 특정대상에 대한 확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신뢰의 구성요인 능력(ability), 배려(benevolence), 진실(integrity) 3가지이다.(Mayer et al. 1975) 이외에도 전문성, 공신력, 정직성 등 여러 가지를 포함시키기도 한다.
 
금융사의 능력(ability)은 재무상태, 업무능력, 업무시스템, 상품지식 등을 말하고, 배려(benevolence)는 소비자에 대한 예의, 친절, 의견경청, 정보제공, 소비자우선 정책을, 진실성(integrity)은 금융사의 정보신뢰, 약속이행, 과장금지, 인간적 믿음, 왜곡금지, 공헌활동 등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금융기관 선택시 중요시하는 것은 안전성 32.1%, 신뢰성 24.5%, 고객지향성 13.5%, 일류성 12.7%, 친밀성 9.7%, 개성 3.9%, 혁신성 3.6% 등으로 일본능률협회종합연구소 금융기관브랜드 이해조사(2002)에서 밝혀져, 금융기관 선택시 안전성 다음으로 신뢰가 중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신뢰의 3대 구성 요인중 배려(benevolence)와 진실성(integrity)이 무너졌기 때문에 ‘신뢰가 바닥’이 드러난 것이라고 생각된다.
 
금융사들이 배려를 상실한 것은 관치금융의 폐해로 아직도 위인 ‘관’만을 쳐다보지 아래인 ‘소비자’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첫째, 아직도 ‘甲’으로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 50~60년간 행동으로 굳어져 쉽사리 바뀌지 않는 것이 문제다.
 
둘째, 소비자우선주의가 실종됐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금융사들의 지나친 이윤추구와  높은 수수료, 설정비 반환 거부 등 소비자를 외면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셋째, 염치가 없다. 금융위기와 경영부실의 결과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어 줬음에도 경영자들 수십억씩 연봉을 받아가고 보너스 찬치를 일삼았다. 또한, 자신들이 잘못 판매한 것을 소송을 제기했다고 ‘소송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기도 했다.
 
그다음으로는 금융사들이 진실성을 상실 했기 때문에 신뢰가 바닥을 치는 것이다. 진실성 상실의 첫째는 금융사들이 ‘꼼수’를 피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보험사들이 자살을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면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은 보험금지급을 줄여 이익을 키우겠다는 꼼수가 숨어 있는 것이고, 손보사들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고 사고시 보험료할증을 건수기준으로 할증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보험료를 많이 할증시켜 수입을 늘리거나 자비처리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가 숨어 있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속임수'를 다 알기 때문에 금융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정보의 미공개 때문이다. 신용등급평가, 이율, 대출금리, 수수료 체계에 대해 금융사들은 원가라고 숨기고 소비자들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불신이 생긴다.
 
셋째, 과장 영업 때문이다. 영업을 위해 너무 많이 소비자를 속인다. 이익배당금 예시, 변액보험 수익률, 펀드 수익률 등 부풀려 판매한 후 민원이 발생하면 뒤처리를 한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기 마련이다. 보여주기 위주의 사회공헌 활동도 믿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우선 잘하고 나중에 ‘사회공헌’이다. 쇼는 쇼일 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지 않는 것이다.
 
금융사의 신뢰회복은 간단하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와 진실성을 회복하면 된다. 이렇게 하려면 금융사의 ‘소비자중심주의’로의 의식 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다. 꾸준히 금융사들이 부단없이 노력해야만 잃어버린 신뢰를 한걸음 한걸음 찾아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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