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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은 해피아가, 금융은 모피아가 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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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은 해피아가, 금융은 모피아가 망쳐...
  • 김소연 기자
  • 승인 2014.04.28 11: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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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방치할 경우 '세월호'보다 더 큰 재앙 올 수 있어...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해피아’가 꼽히고 있다. 금융도 모피아가 판을 치고 있어 ‘카드사정보유출’과 같은 대형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해양수산부 공무원들과 유관 단체장 자리에 있는 전직 관료들이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며, 선박 안전은 뒷전시 했다는 지적이다.
 
‘해피아’는 해수부, 해수부 산하단체, 해운업계가 함께 만든다. 해수부 산하 공공 기관 14곳 중 11곳에서 해수부 출신이 기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산하 기관 또는 유관 단체에 해운업계를 통제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을 부여했다.
 
해운회사 모임인 한국해운조합이 여객선사나 해운회사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하고 사단법인인 한국선급이 선박의 안전 검사를 맡고 있는 게 대표적 사례다. 이러다보니 해운업계는 해수부 출신 관료들을 영입해 ‘해피아’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한국해운조합은 세월호가 출항하기 전, 차량과 화물 적재량을 허위로 기재한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그대로 출항시켰다. 한국선급은 세월호에 대한 안전 검사에서 구명정 46개 중 44개가 정상이라고 진단했지만 세월호의 구명정은 단 한 개만 펴졌다.
 
금융·증권 분야에서는 ‘모피아’(옛 재무부(MOF)+마피아)의 퇴임 이후를 위한 일자리가 상당수다. 기재부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출신은 퇴직 이후 당연한 듯 각종 금융업권 협회에 재취업하고 있다.
 
연봉이 높은 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화재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등 금융계 사업자단체는 모피아가 주요 보직을 싹쓸이하고 있다.
 
은행협회 회장직은 9대 유지창·10대 신동규·11대 박병원 등 3차례 연속 모피아의 몫이다. 재정경제부 차관 출신의 박병원 은행연합회 회장도 이명박 정부 낙하산 출신 가운데 한 명이다.
 
금융투자협회에도 기재부, 금감원, 금융위 출신 인사가 상당수다. 여신금융협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신임 부회장에 소위 '금피아'로 통하는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낙점됐다. 이로써 금융 유관협회 부회장 자리 대부분이 금감원 출신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게 됐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2일 이기연 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신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1986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뒤 금감원에서 법무실장, 소비자서비스국장, 총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저축은행중앙회도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열고 공석이었던 중앙회 부회장에 정이영 전 금감원 조사연구실장을 선출했다. 금감원 신용감독국장 출신인 김성화 전 부회장은 카드사의 상근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보험협회도 마찬가지다. 제32대 생명보험협회 김규복 회장은 전형적인 모피아 출신이다. 재무부 자금시장과장,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과장, 재경부 경제협력국장,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퇴직 이후  금융정보분석원장, 신용보증기금이사장 등을 거쳐 생보협회장으로 3번이나 운좋게 산하단체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손해보험협회 역시 모피아 출신이다. 지금은 퇴직 했지만, 문재우 전 회장은 재무부,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문 전회장도 재무부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등에서 금융정책과, 증권과, 투자진흥과를 거쳤고 금융감독위원회 기획행정실장, 증선위 상임위원, 금감원 감사 등을 지냈다. 현재는 장상용 전 금감원 감사실 국장이 회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신임 손해보험협회장에도 역시 모피아인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62)이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해수부 '해피아' 사건으로 '모피아'를 금융위 산하 기관에 앉히는 것은 현정권의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인사로 풀이 된다.
 
김 전 차관은 행정고시 23회로 옛 재정경제부 재산소비세제국장 등을 거쳐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을 지냈다. 2011년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공직생활을 마친 뒤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있어, 공직, 정부, 로펌, 단체등의 회전문 인사의 전형을 밟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세월호 사태가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니라, 해피아의 폐혜가 쌓여 나타난 것과 마찬가지로, 카드사정보유출 사태가 금융권에서 모피아의 폐혜로 경종을 울려 줬고, 그대로 둔다면 금융권에 ’세월호‘보다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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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2014-05-02 20:19:00
이러니 문제지...쯧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