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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전제품 수리비...소비자 불만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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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더 큰 가전제품 수리비...소비자 불만 커
  • 조성문기자
  • 승인 2014.01.03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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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 수리비용에 대한 평가/자료제공=녹색소비자연대


최근 값비싼 가전제품 수리비에 대해 불만을 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제품을 사용하다 망가지면 일반적으로 서비스센터에 요청하게 되는데, 이 때 청구되는 금액이 과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기기부품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고, 가격이 적정한지 여부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와 같은 문제는 반복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지난 달 30일 녹색소비자연대가 최근 3년 이내 가전제품을 수리한 적이 있는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63.9%가 비싸다고 답했으며 저렴하다는 응답률은 2.1%에 그쳤다.

수리비는 5만 원 미만이 42.9%로 가장 많았으며 5만∼10만 원(34.0%), 10만∼50만 원(21.4%), 50만 원 이상(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조사내용에 따르면, 가전제품의 수리는 크게 제조업체의 직영수리점, 개별사업자인 하도급업체, 사설수리업체의 형태로 나누어진다. 하도급업체는 직영점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으며, 하도급업체에서 수리하기 힘든 경우 직영점으로 이관해 처리하는 식이다. 중소기업은 직영점 없이 하도급업체만으로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따라 하도급업체의 분포비율은 90~95%며 직영점은 5~10% 내외다.

사설수리업체의 경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지만, 수리가능 품목이 적다는 단점이 있다.

수리비용은 크게 기술료, 출장비, 부품비 세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출장비는 1만 원으로 동일한 편이어서 부품에서 가격이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부품 비용에서 가장 격차가 심한 품목은 에어컨과 TV였으며, 가장 덜한 품목은 세탁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수리의 경우 제조업체에서 매출액의 일정액을 예산으로 편성하고 있으며, 하도급업체에 수리 건수나 난이도에 따라 수익 배분을 하고 있다. 유상수리에서는 기술료, 출장비는 하도급업체의 수익이 되고 있고, 부품비는 제조업체에서 원가에 일정액을 추가해 부품가로 책정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과거 제조사가 일일이 부품을 조립해서 만들던 것을, 모듈별로 외주업체에서 전체 부품을 공급받는 방향으로 변화하면서 수리비용이 대폭 상승했다는 것이다. 한 예로 LED 백라이트가 고장났는데 패널이 일체형으로 제작돼 단품으로 교체가 아예 불가능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 경우 5~7만 원 내에 수리비가 10배 가까이 청구됐다.

모듈화는 불량률을 줄이고 생산효율을 높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품 수리가 어렵고, 부품 전체를 통째로 바꿔야 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녹색소비자연대측은 수리기사의 직무교육을 강화해 불필요한 수리비가 발생하는 사례를 줄이고, 실증적 검증을 거쳐 리퍼부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수리용 부품의 가격구조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비자 역시 사용설명서를 꼼꼼하게 확인하고, 안전사용기간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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