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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전도사 이영철칼럼] 퇴직연금 투자수익 늘리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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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전도사 이영철칼럼] 퇴직연금 투자수익 늘리는 지름길
  • 이영철 칼럼리스트
  • 승인 2023.10.13 13: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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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 7월12일부터 본격 시행
행동경제학의 넛지효과-부드럽게 개입, 신중한 투자 권유

[소비라이프/ 이영철 칼럼리스트]

연금전도사 이영철 칼럼리스트
연금전도사 이영철 칼럼리스트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이하 디폴트옵션’)가 지난 1년간의 시범운영 유예기간을 끝내고 712일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디폴트옵션이라는 용어가 생소하고 피부로 와 닿지 않은 근로자들도 많을 것이다. 법 시행에 따라 모든 사업장(회사)는 근로자들과 협의 동의를 받아 퇴직연금규약을 변경한 후 도입해야 한다. 제도의 취지가 퇴직연금의 효율적인 운용을 돕기 위한 자구책이므로 DC형과 개인형 IRP 가입자면 디폴트옵션제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 이후 도입사업장이 40만개, 가입자수 600만명, 적립금 300조 돌파 등 외형성장은 이루었지만 노후보장 3층연금의 한 축으로써 내실을 다져가고 있는가는 우려와 의문이 있어왔다.

무엇보다 근로자가 운용하는 연금상품의 낮은 수익률과 관심 부족으로 사후관리의 부실이 문제로 대두되었다. 실질적 노후보루 자금인 퇴직연금이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보장상품 위주로 단순적립되거나 또는 여러가지 이유로 오랜기간 방치되는 일이 많았다. 고갈의 위험성이 거론되는 공적연금의 한계로 사적연금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에서 퇴직연금의 효율적 운용 관리방안은 많은 나라의 고민이고 시급한 정책과제이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방안의 하나로 도입된 것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제도이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알맞은 상품 지정

디폴트옵션제도의 핵심내용은 퇴직연금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해 두지 못하도록 사전에 운용상품을 선택하게 하여 자동으로 투자되게 하는 제도이다. 행동경제학의 넛지효과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넛지효과는 강압하지 않고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말한다. 사전에 운용방법에 대해 신중하게 생각하고 본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투자상품을 지정해 두면 매번 번거로운 투자의사결정을 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투자되게 하는 것이다.

근로자는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기간 등을 고려하여 장기투자 관점에서 가장 알맞은 투자상품을 지정하면 된다. 일단 한번 지정하고 나면 별도의 운용지시 변경을 하지 않는 한 계속 자동투자되므로 디폴트옵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 해도 모두에게 만능이 되지는 않는다. 사용자에 따라 좋은 솔루션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안 함만 못한 결과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제대로 이해하고 자기에게 적합한 투자상품 유형을 골라 잘 활용하면 좋은 도구가 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장기수익률 높여 노후소득 강화

무엇보다 디폴트옵션의 도입은 연금자산의 효율적 운용으로 장기수익률을 높여 실질적인 노후소득을 강화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당장 모든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과 동일하게 자기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운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퇴직연금투자에 자신이 없고 효율적인 운용방법을 고민하는 근로자라면 디폴트상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디폴트옵션상품에는 원리금보장상품만으로 구성된 초저위험 포트폴리오상품(이후 ‘PF’)부터 고위험 PF까지 6개 위험등급으로 나누어 제공된다. 디폴트옵션상품을 선택할 때는 본인의 투자성향과 투자기간(근속기간)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장기연금자산의 안정성과 추가수익을 기대하는 균형잡인 투자자라면 저위험 PF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저위험 PF상품은 일정비율의 원리금보장상품과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추구하는 실적배당상품으로 구성되어 있어 은행 예적금수익률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물론 투자상품에 해박하고 투자경험이 충분한 투자자라면 보다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구성된 PF를 선택할 수 있다. 단순히 장기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처음부터 고위험 PF 상품을 지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또한 금융기관마다 제공하는 디폴트옵션 상품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하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선진국 사례에서 디폴트상품이 장기적인 고수익 투자수단으로 인식하여 그냥 무턱대고 따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마다 투자시점과 퇴직시점이 다르고 선택한 디폴트옵션 상품에서 작용하는 복잡한 변수들 때문에 신중하게 고려하여 선택해야 한다. 투자상품에 부담을 느끼고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경우에는 정기예금으로만 구성된 초저위험 PF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디폴트상품 구성이 장기투자전략에 알맞은 TDF펀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높은 주식투자비중으로 자칫하면 투자위험이 클 수 있다. 여러가지 사유로 중도에 환매할 때(교체매매 또는 퇴직 때)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따라서 투자기간과 주식편입 비율을 달리한 TDF 2~3개로 구성된 중위험 PF나 고위험 PF100% 투자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퇴직연금 투자에 안전한 상품

금융기관에 따라 제공하는 디폴트상품 중에는 인프라펀드나 전략적 자산배분펀드, 주기적으로 고정수익(안전마진)이 발생하는 인컴형펀드로 구성된 디폴트상품이 있다. 실적배당상품이지만 퇴직연금 투자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이다.

디폴트옵션제도 시행으로 근로자들이 본인의 퇴직연금에 관심을 갖고 리밸런싱 기회로 또는 체계적으로 연금관리의 전환점으로 삼았으면 좋겠다.

기존의 개별상품 운용방법을 디폴트상품으로 전환하여 운용할 수도 있고 디폴트상품으로 운용하다가 언제든 개별상품 운용방식으로 바꿀 수 있다. 어떻게 운용하든 자신의 퇴직연금 운용에 효율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는 관심을 갖고 탐색하면 아는 만큼 성과로 보상받을 것이다.

 

연금전도사  이영철칼럼리스트

(대신증권연금사업센터 부서장)

youngcheal.lee@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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