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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과연 선을 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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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 과연 선을 넘지 않았는가
  • 이하나
  • 승인 2023.08.04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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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29일부터 악성 리뷰 삭제 조건 강화
리뷰이벤트는 디지털 마케팅의 주축.

 

[소비자라이프/ 이하나 소비자기자] 배달 앱 쿠팡이츠가 29일부터 악성 리뷰 삭제 조건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이번에 쿠팡이츠가 추가한 게시 중단 요청하기 조치 불가 사유는 배달의 민족 리뷰 운영 정책 내용과도 유사하다. 최근 ‘오이냉국수’사건으로 알려진 오이 냉국수를 주문했음에도 오이를 빼달라고 그랬는데 제발 요청사항을 읽어달라’는 1점 리뷰를 떠올리게 한다. 이 사건 뿐만 아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돈쭐’이라든지 ‘1점 테러’등의 용어로 소비자 사이의 ‘리뷰’들로 매출이 좌지우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이 진정 다른 소비자에게 알 권리를 제공할 목적이었는가. 

 이제 디지털 마케팅에서 소비자 리뷰가 판매 척도가 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배달 앱을 보면 ‘리뷰 이벤트’가 모든 가게마다 시행하고 있을 정도로 ‘구매자’의 의견은 중요해졌고 대단해졌다. 어느 음식점 배달에 자필로 손님에게 정성스런 메모를 남기기 시작하자 이제는 점주들을 위한 매출을 올려주는 손글씨 스티커도 팔고 있다. 그만큼 소비자에게 감동을 남기는 건 ‘손님은 왕’이라는 말처럼 당연한 의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가끔은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소통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가를 되묻게 된다. 
 실제로 네이버 포털 사이트에 영수증을 통해 구매이력을 인증하여 실제 구매자가 제품을 투명하게 평가할 수 있게 만들었던 ‘영수증 리뷰’는 연관 검색어로 ‘네이버 영수증 리뷰 삭제’가 있다. 영수증을 인증하기만 하면 되는 제도를 역이용하여 물건을 환불받고도 네이버 영수증 리뷰에서 악의적인 댓글을 남기는 소위 ‘블랙 컨슈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은 이런 리뷰로 울고 웃는다. 누군가에게는 소위 ‘돈쭐’이라는 대상으로 주목을 끌고 누군가에게는 ‘1점 테러’로 낙인찍힌다. 사건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우리는 예견할 수 없다.  ‘돈쭐’이니 ‘1점 테러’라는 결과도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애초에 리뷰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소통 창구이며 다른 소비자와의 소통 창구였다. 그러나 ‘갑질’이니 ‘손놈’이니 단어 하나하나에 매몰하여 ‘선동’당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문화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한때 ‘내돈내산’으로 검색하여 누가 진정한 리뷰를 썼는 가 검색하는 방법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자 ‘내돈내산’이라는 단어를 모든 리뷰 마케팅에 언급하기 시작했다. 신뢰할 수 없는 정보들의 홍수 속에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갈피를 잃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 사회 내부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누군가의 의견에 휘둘리고 있는 일들이 너무 많이 터져나오고 있다. 어떤 이에 대한 정중한 배려보다 한쪽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르고자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배달 앱 리뷰 사건을 더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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