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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크기 음식'... 유튜브 먹방으로 품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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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크기 음식'... 유튜브 먹방으로 품귀 현상
  • 정유정
  • 승인 2023.06.2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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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소비자를 결합한 '펀슈머'
과다소비 습관 생길 수 있어 주의 필요

[소비라이프/정유정 소비자기자]  평소 유튜브 '먹방' 콘텐츠 시청을 즐긴다는 직장인 이모 씨(27)는 "요즘 먹방 유튜버들이 많이 먹는 '초대형 용량 음식'을 따라 사 먹는 취미가 생겼다"며 "그 음식이 맛있어 보인다기보다는 재밌어 보여서 따라 사 먹는 게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 씨는 "먹방 콘텐츠가 워낙 다양해지고 많아져서 이제는 단순히 음식을 많이 쌓아두고 먹는 방송은 질렸다"며 "초대형 용량 음식은 그 자체로 특이하다 보니, 유튜버들이 먹는 모습을 보면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든다"면서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최근 들어 20~30대 소비 연령층 사이에서 '펀슈머'들이 늘어나고 있다. '펀슈머'란 fun(재미)과 consumer(소비자)를 결합한 합성어로,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뜻한다. '보는 재미가 있다'는 평을 받는 '초대형 먹방용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펀슈머들의 소비 경험은 주로 젊은 층의 사용 빈도가 높은 인스타그램 등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짧은 기간 내에 빠르게 공유되어 업계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펀슈머를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인기 아이템을 '초대형 용량'으로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해 오리온 제과는 4kg짜리 초대형 풍선껌을 제작해 유튜버 및 인플루언서들에게 배송했으며, 해당 제품이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여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기존 라면과 '점보 도시락' 라면의 크기 비교
출처 : GS리테일

지난 5월 31일 편의점 GS25가 기존 팔도 도시락라면을 8배 키워 '대형 컵라면'으로 선보인 '팔도 점보 도시락'도 펀슈머들의 핫 아이템이다. 

 
'팔도 점보 도시락'은 출시된 지 3일 만에 초도 물량 5만여 개가 완판됐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점보 도시락을 사려고 동네 GS25는 다 돌아다녔다", "뻔한 맛이지만 너무 먹어보고 싶은 비주얼이다" 등의 글이 게재되면서 펀슈머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라면의 경우 GS25가 한정판으로 내놓은 제품이어서 현재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웃돈까지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최근까지 각종 먹방 유튜버들의 시식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고, 인스타그램 숏폼(짧은 영상) 릴스 등에서 '점보도시락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더 인기를 얻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존 음식 크기의 10배가 넘는 음식먹방 등이 온라인에서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오직 재미를 위해서 음식을 구매하는 젊은 층 소비자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펀슈머 마케팅이 과열되면서 불필요한 소비 또는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를 통해서 어떠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먹거리 상품은 과식이나 비만,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좋은 상품 개발이라고 보긴 어렵다"라며 "누군가는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친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재미만 추구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되는 상품의 출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호기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는 재미를 위한 먹방 챌린지 등이 유행에 올라타는 충족감을 주지만, 이러한 상품구매 습관이 과소비, 과다지출을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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