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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해외입양 - 최재형 국회의원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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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해외입양 - 최재형 국회의원 컨퍼런스
  • 김현식 기자(소비라이프 발행인)
  • 승인 2023.06.07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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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이주인가, 아동수출인가
뿌리찾기 표준적 절차 마련되고 있어

510일은 입양인의 날이다. 입양인이란 키워드를 보면 평균적 한국인에게는 고아 수출국 1로 외면하고 싶은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 중의 한 가지로 연상한다.

 

팩트체크를 하면 한국은 이제 해외입양국 1위가 아니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해외입양아 1,2위는 중국과 러시아다. 반면에 출생아 대비 해외입양아 수는 우리보다 경제력(GDP)가 낮은 헝가리(1.67)와 우크라이나(1.03)와 비슷한 3위 수준의 0.99명으로 여전히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 해외입양아 문제에는 두 가지 핵심 주제가 있다. 첫째는 한국사회가 선진국이 되었는데 왜 아직도 아동수출로 비난받는 해외입양비율이 여전히 높은가 하는 문제이다. 둘째는 해외입양아의 뿌리찾기를 수용하고 입양인의 가족찾기를 권익보호로 제대로 절차를 만들고 있는지 여부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치인  - 최재형 국회의원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치인 - 최재형 국회의원

최재형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전국입양가족연대가 주관한 해외입양아 문제 컨퍼런스가 510일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한국사회의 해외입양-왜곡된 인식너머의 진실이란 주제로 열렸다. 5가정의 달기념으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 최 의원은 입양 역사에서 어두운 측면만 강조하는 언론보도가 많아서 입양을 부정적으로 보는 인식이 커져 입양아동이 피해를 당해 왔다. 이번 국회 컨퍼런스가 계기가 되어 우리 사회의 입양인식을 개선하는 시급한 과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입양홍보회 스티브 모리슨 설립자가 해외입양에 대한 보편적 인식과 해외입양인 당사자의 인식을 발표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노충래 교수가 한국의 입양 : 과거로부터의 교훈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한국사회의 해외입양-왜곡된 인식 너머의 진실 - 컨퍼런스 포스터
한국사회의 해외입양-왜곡된 인식 너머의 진실
/ 국회의원회관 컨퍼런스 포스터

 

스티븐 모리슨 설립자는 미우주항공연구소(NASA)수석연구원 출신으로 성공한 입양인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는 발표에서 미국 입양 후 시민권을 받지 못해 추방 당한 억울한 입양인의 사례를 설문조사와 함께 문제점을 설명했다. 미국인 양부모는 미국 입양기관으로부터 한국아동을 입양한 후 시민권 취득절차를 안내 받는다. 그러나 일부 양부모들은 지침서 절차를 소홀히 여겨 입양아동이 시민권을 받지 못해 학교입학도 거절 당하고, 심할 때는 파양후 새 양부모에게 입양되지만 아동학대까지 당하는 사례도 빈번하다고 강조했다. 10명의 입양인이 시민권이 없어서 20225월에 한국으로 추방되기도 했다.

 

2000년 아동시민권법(CCA)이 통과되어 18세 이하 모든 입양인이 자동으로 시민권 취득이 가능해졌지만, 18세 이상 입양인 중 일부가 법적 기준에서 벗어나 추방 당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스티브 모리슨은 미국 정부의 잘못이 70%라고 본다입양이 합법적으로 되어 합법적 절차로 미국에 이민되었고, 미국시민가정에서 성장했는데도 추방한다는 것은 분노할 일이라며 비판했다. 모리슨은 사회통신망(SNS)설문조사를 통해 조사한 바로는 조사대상 해외입양인 990명 중 866(88%)가 자신의 입양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학대(6.5%) 성폭행 피해(2.8%)에도 불구하고 대책없는 해외입양 반대에는 비판적 입장이라고 말했다.

 

해외입양의뢰 사유
해외입양의뢰 사유

노충래 교수는 발표에서 한국이 해외입양이 40%대로 높은 비율을 보이는 원인으로는 625전쟁 이후 부계제와 법률혼주의 중심의 혈통주의, 혼외 출생자에게 가해지는 법적 문화적, 정서적 불이익, 미혼모자녀에게 게 입혀지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 전쟁 이후 혼란기에 발생한 고아와 혼혈아의 양적 증가 등을 거론했다. 1970년대 산업화 시기에 인구관리측면에서 해외이주정책의 일환으로 해외입양을 국가 공식,비공식으로 추진했고, 급기야 1980년대 전두환정권 시기에는 7만명의 아동이 해외입양되어 고아수출국 비난을 받았는데 88서울올림픽 개최 시기가 되어서 외화벌이 아동수출을 줄였지만 2007년 해외 입양쿼터제가 도입된 후에야 국내입양으로 전환되었다고 입양역사를 분석했다. 2013년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이 나와 한국도 서명했지만 국회에서 국제입양법이 계류 중이어서 여전히 해외입양 아동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이 이어지고 있어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사례발표에서는 김형모 교수(경기대 사회복지학과)가 좌장을 맡았다. 홀트아동복지회 손윤실 복지사업본부장과 히더 칼라일 해외입양인, 샬럿 루산더 해외입양인, 아동권리보장원 장화정 본부장, 정은주 작가, 보건복지부 김지연 아동복지정책과장이 해외입양 사례발표에 참여했다.

손윤실 홀트아동복지회 복지사업본부장은 입양을 둘러싼 논란 그 실체적 진실 : 입양실무를 중심으로에서 입양기관에게 가해지는 입양을 돈벌이수단으로 사용했다는 비난이 근거 없다고 반박했다. 호적이 살아있는 아동을 고아로 만들어 해외입양을 보냈다는 주장 역시 사실과 다르다면서, 입양인의 뿌리 찾기가 입양특례법 제36조에 따라 현재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입양기관도 참여해 돕고 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해외입양인(미국) 헤더 칼라일(Heather Carlile)‘Blessed to be an adoptee’(입양인이 된 것을 축복한다)에서 자신의 입양과 성장 과정을 설명하면서 행복했으며 자신의 뿌리찾기도 입양기관이었던 동방사회복지회를 통해 원활히 진행되었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해외 입양인(스웨덴) 샬롯 루탄더(Charlotte Luthander)‘A unique perspective - being adopted working professionally with post adoptive services’(특별한 관점-입양인으로서 입양후 서비스 전문가로 일하기)에서 입양인이 경험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지원방법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입양인이 스트레스에 대처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서와 문화, 자기정체성 등 사회문화적 관계십을 이해하고 복합정서를 수용하는 적응과 통합력을 갖도록 돕는 심리상담과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장화정 아동권리보장원 아동보호본부 본부장은 헤이그입양협약 비준에 따른 국제입양 패러다임의 변화와 준비를 통해 입양에 대한 변화 요소와 사례를 소개했다. <그렇게 가족이 된다>의 저자인 정은주 작가는 해외입양을 다루는 한국언론의 자화상을 분석하여 한국사회의 혈연주의와 입양의 관계가 만들어낸 편견과 왜곡성을 분석했다. 부정확한 입양관련 정보를 깔아놓은 프레임기사가 많아서 입양문화의 부정적 측면 만을 강조한 특정언론의 근거 없는 해외입양 보도성향을 비판했다.

 

김지연 보건복지부 아동복지정책과 과장은 종합의견 발표에서 입양 체계 개편과 국제 입양법 제정, 헤이그협약 비준 추진 상황을 소개했다. 해외입양인의 뿌리찾기에 대한 표준적인 절차가 점차 정리되어 곧 법적 기준이 세워지면 정체성 찾기에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첫 만남은 달라도 함께 걸어가는 우리가족'.  올해 18번째를 맞이한 입양의 날 주제다입양업무를 국가가 맡도록 하는 여야 합의 법안이 오는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될 전망이다. '헤이그국제아동입양협약'이  규정하는 입양국가관리가 마침내 실현되는 셈이다. 해외입양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국내 입양, 가정 위탁, 후견인제도 등이 대안이다. 장애와 질환을 가진 아이들의 원만한 입양과 치료는 중요한 과제다. 아동수출국 오명을 벗어나려면  이들 문제에 답을 찾아야 한다. 시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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