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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 매도물량 철회 - 제2의 ‘빌 황 사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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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 매도물량 철회 - 제2의 ‘빌 황 사태’ 우려
  • 이강희 칼럼리스트
  • 승인 2023.04.27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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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 차익거래결제에 의한 반대매매설 _위험
2021년 미국 증시 '마진 콜' 당한 빌 황 사태와 유사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코로나로 인한 불황이 절정이었던 20213월에 26일에 USA에는 대규모의 마진콜 디폴트 사태가 벌어졌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장중에 블록딜(주식을 최근의 주가보다 일정한 할인해 기관이나 대형투자자에게 대량으로 넘기는 거래)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의 시가총액이 350억 달러(한화 약40조원)정도가 순간적으로 증발했다. 한국계 거물급 투자자로 알려진 빌 황(한국명: 황성국, 이하 빌)씨가 설립한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이하 아케고스)가 마진콜(선물이나 펀드에 투자한 원금이 일정 수준을 넘긴 손해가 발생하면 추가로 증거금을 납부하도록 요구하는 행위)을 당하는 과정에서 보유지분이 반대매매를 당한 것이다.

당시 첫 마진콜을 요청받은 뒤 이어서 여러 은행의 마진콜이 계속되자 아케고스는 약 200억 달러의 주식을 매물로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대량의 블록딜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손실 규모를 20~50억 달러로 예상했었으나 JP모건이 50~100억 달러로 추정치를 높였다. 이후 뉴욕증시에서는 아케고스와 관련되어 있던 크레디트스위스와 노무라홀딩스의 주가는 물론이고 뉴욕증시의 금융주가 하락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2023년으로 돌아오자. 2년 전 뉴욕에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발생했던 주가 하락상황과 유사한 상황이 2023424일 서울에서 프랑스계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을 통해 발생했다.

코스닥에서 다우데이터, 선광, 하림지주가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했고 코스피에서는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셋방이 가격제한폭까지 빠졌다. 중견기업들인 8개 기업 외에도 범삼성가로 불리며 시총 3조원에 육박하는 CJ까지 SG증권의 매도상위 종목에 이름이 올랐다.

SG증권의 창구에서 시작된 이들 기업의 매도물량 출회는 실적부진에 의한 SG증권의 철수설, 공매도설, 외국기관 투자자의 포트조정설을 비롯한 다양한 해석이 돌고 있다. 그 외에도 차익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 장외 파생상품거래의 하나로 거래를 통해 실제 투자상품을 보유하지 않아도 기초자산의 가격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하는 매매, 이하 CFD)에 의한 반대매매설이 있는데 원인이 이것이라면 위험하다.

CFD는 최대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ETF 등의 거래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롱과 숏, 양방향 거래가 가능하다. 장기보유가 가능하면서 주식가격이 상승했을 때 주식으로 대용이 가능해 새로운 레버리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무엇보다 신용거래보다 낮은 이자로 인해 비용이 저렴하기에 아는 속칭 선수()들은 CFD매매를 한다.

이런 내용이 2년 전에 뉴욕에서 있었던 빌 황의 투자 방법과 유사하다 보니 2의 빌 황 사태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사태가 빚투의 종착점이라고 한다면 신용이 무너지면서 대량의 물량이 출회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다른 증권사를 통해서 주식을 거래하는 투자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칫 제 2SVB사태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SVB가 보유하고 있던 USA의 국채는 금리 인상으로 손실이 났지만 매도하지 않았기에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문제는 뱅크런으로 찾아온 예금자에게 돈을 지급하다 보니 보유하고 있던 USA의 국채를 매도해야 했고 , 낮은 가격에 매도하면서 손실을 확정하자 자산이 감소하면서 또 다른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첫 붕괴의 단초를 잘 막아야 한다. 지금의 대규모 매도물량 출회는 위기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단순한 스탁런이 될 수도 있지만 주가의 하락이 조기에 멈추지 않으면 언급된 기업의 주식을 가진 다른 투자자들이 다른 증권사를 통해 매도물량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주식시장 전체적으로 심리적인 침체를 겪게 될 수도 있다. 금감원이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하고 있기에 원인이 조기 발견되어 시장이 빨리 안정을 찾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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