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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날치알이 날치알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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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먹는 날치알이 날치알이 아니라고?
  • 이득영
  • 승인 2023.04.2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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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치알 제품에 열빙어알∙청어알이 더 많다.
함량 제대로 표시되어야 한다
자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자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소비라이프/이득영 소비자기자] 식욕을 돋구는 빨간 색에 짭조름한 맛을 자랑하는 날치알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사랑받으며 주먹밥과 비빔밥, 초밥 등에 자주 쓰이는 해산물이다. 날치알은 여러 음식에 사용되기에 마트나 슈퍼에서 ‘날치알’이라고 쓰인 제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날치알이라 적힌 제품, 실제로는 날치알보다 열빙어알과 청어알이 더 많이 들어갔을 수 있다.

마트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날치알 제품 뒷면에 표시사항을 자세히 살펴보면 날치알이 열빙어알, 청어알과 함께 쓰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 물론 순수 날치알만으로 구성된 제품도 있으나 다른 알들과 혼합되어 쓰이는 제품들이 더욱 많다. 

문제는 열빙어알과 청어알이 소량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날치알보다 더욱 많이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날치알이 셋 중 제일 많이 쓰이지만 열빙어알과 청어알의 함량을 합치면 대부분은 날치알보다 더 많이 함유되어 있다. 심지어 어떤 제품의 경우 날치알보다 열빙어알 한 종류가 더 많이 들어가 있기도 하다. 제품 이름은 날치알이지만 실제로는 열빙어알과 청어알이 과하게 함유되어 있어 날치알을 먹는다고 보기 힘든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식약처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대한 법률을 살펴보면 제조 과정에서 들어간 원재료를 제품명의 일부로 사용할 시 그 원재료명과 그것의 함량을 주표시면에 제대로 기재하기만 하면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함량이 제일 높은 주재료가 아닌 부재료를 제품명으로 해도 상관은 없다. 최소 몇 퍼센트 이상이 함유되어야 한다는 조항도 없다. 즉 날치알을 실제 제조 과정에서 넣었고 그 함량만 제대로 표기됐다면 열빙어알과 청어알을 얼마나 넣었든지 간에 제품 이름을 날치알이라 해도 된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열빙어알이라 해도 되고 청어알이라고 해도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제품명에 사용된 원재료만 함량 표시 의무가 있고 나머지 원재료 표시는 업체에 자율적으로 맡긴다. 그래서 열빙어알과 청어알의 함량이 기재된 제품이 있는 반면 날치알의 함량만 표시되어 있고 나머지 알들의 구체적 함량은 적혀 있지 않은 제품들도 있다. 그러한 제품들은 소비자가 함량에 따른 순서로 어떤 알이 몇 번째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 지만 알 수 있을 뿐 구체적 함량은 알 수 없다. 

물론 제품의 이름을 정하는 건 업체의 선택이고 업체는 제품명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품명은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첫번째로 인지하는 소비 정보이며 제품의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기에 제품명은 항상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확한 정보를 주어야 한다. 더불어 제품의 주재료가 되는 원재료와 성질이 비슷한 나머지 재료들의 구체적 함량도 표시되어야 소비자들이 완전한 정보를 얻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업체의 꼼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제품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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