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15:17 (화)
[금융의 질풍노도] 파월과 건들락
상태바
[금융의 질풍노도] 파월과 건들락
  • 이강희 칼럼니스트
  • 승인 2023.03.29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USA에 있는 은행 중 16번째라고 알려진 실리콘밸리은행(이하 SVB)이 위기라고 언론에 알려진 이후 금융시장에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시그니처은행(SB)은 물론 크레디트 스위스(이하 CS)를 지나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까지 금융권의 유동성위험에 대한 파장이나 잡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올 2023년 내에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파원 연준의장의 발언과 달리 채권투자의 전문가로 알려진 건들락은 Fed가 연내에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것을 넘어 금리인하까지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며 투자자들의 방향성에 혼란을 주고 있다. 

 한 명은 세계 제1의 경제강국인 G1의 경제수장을 맡고 있는 연준의 의장이고 다른 한 명은 투자업계에서 갈고 닦은 실력으로 이미 세상에 이름을 널리 알린 입지전적인 인물이기에 누구의 말이 맞을지를 두고 세간의 이목까지 집중되고 있다. 그만큼 세계금융시장의 상황을 생각보다 험난한 질풍노도의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 역사의 순간이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상황을 이겨내야 할까? USA의 과도하게 높아진 고용율은 금융시장의 불안을 부추겼다. 예전 같았으면 고용율이 높은 것이 재화의 거래 빈도를 높여 소비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시장경제에 좋은 영향을 주었겠지만 이미 과도하게 풀린 돈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상황에서 유동성을 줄여야 하는 상황을 맞은 Fed는 높은 고용율이 부담스러웠다. 은행에서 시장에 풀린 돈을 흡수해도 근로자에게 급여로 지급되는 기업의 지출이 증가하다 보니 시장에서 회전되는 유동성의 총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너무나 좋았던 USA의 고용시장은 재선을 앞둔 정치인 바이든에게는 유리했지만 금융인 파월에게는 절대적인 위기로 다가왔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이 3월 말에 열리는 지난 연준 회의에서 빅스텝(0.5%p)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항상 그렇듯 예상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계속된 금리인상이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내면서 3월 초에 발생한 SVB의 파산위험은 금리인상에 대한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계기를 만들었다. 언론에서는 3월의 연준회의에서 금리인상이 멈추거나 0.25%p의 금리인상으로 폭이 감소할 것이라 예측하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결국 SVB와 관련된 은행에 대한 부도나 파산 리스크가 계속 조명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런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초기에 대통령 바이든과 재무장관 옐런까지 나서며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어가려고 노력했지만 속도 조절에 대한 의견은 지속적으로 나왔다. 결국 Fed는 0.25%p의 금리 인상을 했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행동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과도한 금리인상보다는 속도조절을 한다는 인상을 시장에 남겼다. 나름 줄타기를 잘 한 셈이다. 

 그럼에도 SVB사태는 금리인상의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을 줄이려던 파월과 Fed의 계획을 차질을 빚게 하는 요소였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시장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인 건들락이 던진 한마디는 파월에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건들락의 말처럼 관연 올해 안에 Fed의 금리 인상이 멈추고 금리 인하까지 이어질까? 가능성이 전혀없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1929년에 있었던 경제대공황,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모두 은행에서 시작된 문제들이 초기에 위기관리에 실패하여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바이든 정부에서 여러 대응책을 발표하면서 이런 위기를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금융의 특성상 어디에서 곪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안정을 추구하는 게 금융의 속성이기에 더욱 시장 상황에 촉각을 세워야 하는 분위기다. 세계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 USA이기에 그들의 선택과 방향에 따라 많은 나라의 구성원에게도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 이기기 위한 자존심 대결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혼란 속에서 우리도 그 어느 때보다 금융시장 상황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