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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에 부는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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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질풍노도] 금융에 부는 먹구름
  • 소비라이프뉴스
  • 승인 2023.03.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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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라이프/이강희 칼럼니스트]

 그동안 세상을 이끌어오는데 이바지했던 벤처기업에 투자하던 은행이 파산되었다. 그리고 자산시장의 새로운 영역이라고 알려졌던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은행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자본주의의 근원적인 부분에 대한 문제를 유발할 수가 있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화폐 불임론’을 배척하고 이자라는 개념을 도입되면서 금리가 만들어졌고 돈의 가치는 결국 빌려가는 사람에 대한 신용이라는 무형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신용으로 만들어지는 금리는 1214년 1월 22일에 공채를 발행한 제노바가 연 7%의 금리로 채권을 발행하면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이후 10여 년의 집필 끝에 태어난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이 등장하면서 세계는 자본주의의 물결을 타고 오늘날까지 왔다. 물론 세계사적인 흐름으로 인해 여러 차례의 고비를 겪어왔지만 고비마다 발생한 여러 문제마저도 제도의 보완이나 정책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면서 인류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실리콘 밸리 은행(이하 SVB)’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많은 사람이 관여되어 있는 상업은행이 아닌 벤처기업에 투자를 진행하던 은행의 부실이다 보니 파급력은 제한적일 거라는 의견이 다수지만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인 신용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2008년 이후 보완하려고 노력하던 신용이라는 부분에 새로운 상처가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아메리카에서 시작한 금리 인상이 자국에 있는 4,700여 개(2019년 기준)의 은행에 다양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런 영향은 아메리카의 경기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불안한 상태가 발생하도록 유도되고 있다. 내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바이든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고비를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연방정부는 즉각적으로 SVB에 들어있는 예금에 대한 전액을 정부가 보증하겠다고 발표하여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어디까지 파장이 이어질지는 아직 계량되지 않은 상태다. 위험은 계량되었을 때 어느 정도 파악되기에 통제 가능 여부를 따질 수 있지만 예측되지(계량되지) 않는 위험은 시장에 불안을 가져오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참여자들이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불안이 조성된 환경에서 또 다른 은행의 유동성 문제가 계속 언급된다면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의 심리적인 동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메리카의 은행 중 0.3%만 연이은 유동성 위기에 노출된다면 시장의 불안은 확대될 수밖에 없고 이는 전체금융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나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미 국민연금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약 300억 원에 대한 투자금이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태다. 물론 전체 운용금액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손실은 크지 않겠지만 심리적으로 영향을 주기에는 충분하다. 행정부 수반이 던진 한 마디에 금융시장이 움직이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외부에서 닥친 보이지 않는 위험 요소가 어떤 형태로 작용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에 문제되었을 때에 리먼은 업계에서 미국 4위였다는 이력외에도 업무영역에서 B2B는 물론 B2C까지 연관되어 있었다. 관련된 B2B 기업들도 B2C 업무가 많다 보니 파급력의 끝을 알 수 없었다. 지금은 그나마 업계 16위인 SVB가 주로 B2B 업무가 많고 B2C와 관련된 금융소비자도 정부에서 예금에 대한 보증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위안 삼을 뿐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겠지만 국민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는 있다. 더욱이 중국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인 불안 요소를 맞이하게 된 바이든과 Fed의 파월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도 지켜볼만한 포인트이기에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거 같다. 몰려오고있는 먹구름이 가벼운 소나기로 끝날지 기나긴 장마로 이어질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아무쪼록 먹구름이 우리나라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지나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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