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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쿠아리움 소비, 동물권의 관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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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아쿠아리움 소비, 동물권의 관점으로
  • 공서연 소비자기자
  • 승인 2023.01.30 0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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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루가를 중심으로 살펴본 수족관의 동물권 침해
아쿠아리움 소비, 활발한 사회적 논의 필요할 때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아쿠아플라넷 여수' (사진=공서연 소비자기자)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메인수조
(사진=공서연 소비자기자)

[소비라이프/공서연 소비자기자] 가족 또는 연인과 행복한 추억을 쌓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수족관(아쿠아리움)에 방문한다.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구경하고 색다른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이곳 수족관. 국내에서는 삼성동에 위치한 코엑스 아쿠아리움, 롯데 그룹이 운영하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한화 그룹이 운영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이 대표적이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 '루비'(사진= 공서연 소비자기자)
아쿠아플라넷 여수의 벨루가 '루비'
(사진= 공서연 소비자기자)

수족관에서 단연 돋보이는 동물은 바로 흰돌고래, 이른바 '벨루가'다. 희귀 해양포유류인 벨루가는 귀여운 외모에 사람을 잘 따르는 온순한 성격으로 수족관에서 사랑받는 동물이다. 벨루가의 IQ는 약 70~80으로, 인간 7세 아이 수준의 높은 지능을 갖고 있다. 현재 국내 수족관에 남아 있는 벨루가는 총 5마리로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1마리, 전남 여수 아쿠아플라넷에 1마리, 경남 거제 씨월드에 3마리가 있다. 이들은 모두 전시·연구 등의 목적으로 러시아에서 수입됐다.

하지만 이들의 특성을 더 알고나면 수족관은 그저 벨루가를 가두는 감옥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벨루가는 하루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고 수심 최대 1000km를 잠수하는 동물이다. 이들이 전시되고 있는 수조의 평균 길이가 20~30미터, 높이가 6~7미터인 것을 미루어봤을 때, 너무나 가혹한 환경이다. 

앞서 수족관의 많은 돌고래와 벨루가가 잇따라 폐사했다. 거제 씨월드에서는 2015년부터 재작년까지 매년 고래가 1∼3마리씩 모두 11마리 폐사했다. 울산 고래생태체험관에도 큰돌고래 4마리가 지내고 있는데 그곳에서 그간 죽은 고래는 8마리나 된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폐사한 고래는 모두 3마리이고, 제주 퍼시픽랜드(현 퍼시픽리솜 마린스테이지)에서는 거제 씨월드와 같은 숫자인 무려 11마리가 폐사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도 벨루가가 각각 2마리씩 폐사했다. 이는 동물권 이슈에 큰 불을 지폈고, 동물보호단체들의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수족관 소비 그리고 수족관의 돌고래/흰돌고래의 방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알아보고자 68명의 2~30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기간: 1월 26일~1월 28일)

수족관이 동물학대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60명(88.2%)이 '예', 8명(11.8%)이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동물학대에 가담하고 있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는데 그 이유로는 '원래 서식지에 비해 수족관 공간이 비좁아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것이다', '인간의 호기심을 위해 자연에 있어야 할 동물들을 가두고 사육해 이로 금전적 이익을 챙기는 행위는 잘못되었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현재 국내 수족관에 전시 중인 흰돌고래들을 바다로 방류해야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56명(82.3%)이 '방류해야한다'고 답했고, 3명(4.4%)이 '방류할 필요 없다', 9명(13.2%)이 '잘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들을 방류해야한다는 소비자들은 그 이유로 '성공적인 방류 사례가 존재한다', '원래 바다에서 왔으니 바다로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므로 개체 보호를 위해서는 바다에 방류해 관리하는 방식으로 힘써야 한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자료=공서연 소비자기자)

반대 의견의 이유로는 '아쿠아리움의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 개체보존에 더 유익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에 의해 야생성을 잃은 돌고래가 방류한 뒤 자립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후로부터의 포획과 전시가 줄어들어야한다' 라는 주장이 있었다. 

현재 수족관의 고래 대부분이 일본 다이지나 러시아에서 온 것들인데, 무작정 우리나라 바다로 돌려보낸다면 환경이 달라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원래 서식지를 따지지 않더라도 상당한 기간을 수족관에 적응한 고래가 자연에 적응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다. 실제 고래 방류를 진행하려면 각 개체의 특성에 맞는 세부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윤리적 소비자의 관점으로 아쿠아리움 소비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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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2023-09-15 17:37:53
수심 1000km 잠수요?.. 대단하네요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가 11km인데